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진중권이 당하는 한예종 탄압크리에 대한 글입니다.

이것도 읽어보세요. 조회수 : 546
작성일 : 2009-06-05 08:59:03

참 잘 쓴데다가.... 핵심을 관통하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분노하고 행사할 거라곤 딱 하나뿐인 투표용지 밖에 없는 동안
저들이 얼마나 치밀하고 비열하게 법과 시스템을 이용해서 우리를 말려죽이고 있는지 보여줘요.

네, 이젠 총칼 없이도 얼마든지 더 세련되게 독재를 할 수 있게 진화했습니다.
대부분의 중생들은 선거로 선출된 정당한 권력이 법에 따라 정당하게 행사하는 거라고 옆에서 외쳐주며 두둔하기까지 하죠.

그러는동안 우리의 노무현은, 정연주는, 신경민은, 진중권은 점점 사라집니다.

그들이 원하는대로 씨가 말라버리면, 그땐 아무려나 죽거나 미치거나?



-------------------------- 진보신당게시판 펌글


촛불과 노무현의 죽음으로 국민들의 분노는 높아지고 있지만 가시적인 '정치권' 바깥에서 기득권자들의 '비가시적 혁명'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진행되고 있다. 가시적인 정치권에서는 인적쇄신을 한다, 통치 스타일을 바꾼다, 난리를 치고 있지만 그 그늘에서 정치의 하부구조, 정치의 '진지들'은 소리소문없이 점령당하고 있다.

YTN이 그렇고 KBS가 그렇고, 지금 난리가 난 한국예술종합대학이 그렇다. 러시아와 같은 체제가 아니라 서구국가에서는 기동전이 아니라 진지전을 펼쳐야한다고 설파한 것은 '좌파' 그람시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전략을 가장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은 '우파'들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좌파는 여전히 '한꺼번에 되찾는' '중앙권력'의 장악에만 신경을 쓰며 우리 발밑, 정치의 '하부구조'인 진지들이 점령당하는 것에 제대로 힘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정치의 진지인 문화와 교육, 방송과 여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전세계를 집어삼키는데 가장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은 대학이다. 2차대전 후 케인즈주의에 불만을 품은 몇명되지도 않는 자유주의자들이 만든 볼품없는 지식인 서클이 대학을 장악하였고, 이들이 시카고 대학을 중심으로 하여 급속도로 확장되었다.

이들이 가르치고 훈련한 인간들은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행정엘리트들이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면적인 국가 이데올로기로 등장한 곳은 미국도 영국도 아닌 칠레이다. 아얀데 정권을 붕괴시킨 피노체트의 군사독재정권이 시카고 유학파 - 시카고의 아이들 - 를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자들을 대거 경제관료로 등장시켰기 때문이다.

혁명은 개혁처럼 하고, 개혁은 혁명처럼 하라는 말이 있다. 개혁을 하려거든 먼저 구체제와 단절하고 구체제의 법과 제도를 일거에 정리하지 않고서는 결코 개혁을 이뤄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대중-노무현 10년을 거치면서 우리는 국가보안법, 대체복무제 등 어떤 법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였다. 개혁을 개혁처럼 하려다가 좌초한 것이다.

이에 반해 이명박은 혁명을 개혁처럼 하고 있다. 이들은 '법과 감사'를 내세우며 언론과 대학, 그리고 문화 진지들을 점령하고 있다. 애초에 이들이 목표에 두고 있는 것이 법과 제도의 개혁이 아니라 권력의 탈환이라는 혁명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은 법과 제도의 개혁이라는 우회로를 통하여 숙청과 반대파의 씨를 말려버리는 혁명을 성공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법과 제도의 개혁에서 내세우는 것이 무엇인가. 사실과 법치이다. 노무현(혹은 그의 가족)이 댓가성이 있건 없건 돈을 받은 '도덕적 결함'은 '사실'이 아닌가? 그것이 표적수사이건 뭐건 돈을 받은 사람이 처벌을 받아야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닌가? 한예종의 황지우 총장이 600만원 영수증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것은 '어쨋든' 사실이지 않은가? 진중권 교수가 계약관계야 어떻든지 2학기에 수업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닌가?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사실에 대해 말을 할뿐 사실에 입각해서 일을 처리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이것이 오늘 유인촌이 한 말의 핵심이지 않은가?) 이처럼 그들은 주장/사상에 근거하지 않고 사실에 근거하여 '무미건조'하게 그들이 관료로서의 일을 처리한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그저 '관료'이며 '관료적 일처리'를 하고 있는가? 쥬판파치(혹은 지젝)이 말을 한 것처럼 신으로 착각하는 하위관료보다 더 무서운 것이 스스로를 하위관료로 착각하는 신이다. 하물며 하위관료인 척 하면서 신의 일을 하고 있는 악마인 경우에야! 하위관료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사실을 다룬다면, 신은 그것을 언제/어디서/어떻게/누가 문제삼을 것인가에 대한 사실에 대한 이야기, 즉 진실을 만드는 사람이다. 하위관료가 행정의 문제라면, 신은 권력의 문제이다.

우리는 이 하위관료의 '사실'에 맞서 신(혹은 악마)의 '진실'을 요구하여야 한다. 끊임없이 사실만 상대하는 무미건조한 하위관료인 척 하는 이 신의 정체를 폭로하여야한다. 그러나 이 신의 정체를 폭로하는 방식은 끊임없이 하위관료를 다루듯이 폭로하여야 한다. 여기에 냉소주의, 원래 이명박과 유인촌이 그렇지 뭐라는 냉소주의가 끼어들 틈은 없다.

나는 이미 그들이 하위관료가 아니라 신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어깨를 으쓱 한 번 드는, 바로 그 냉소주의가 끼어들 틈은 없다. 언젠가 '한꺼번에' 되찾을 것이라며 신 그 자체와의 한 판 싸움만을 기다리는 그 냉소주의가 끼어들 틈은 없다. 하위관료인 척 하는 신과 싸우기 위해서는 하위관료가 있는 바로 그 자리, 그 진지로 내려와 무미건조한 듯이, 7급 공무원을 상대하듯이, 그 뒤에 작동하는 권력과 맞서야한다. 저들의 '사실의 도덕'에 맞서는 '도덕의 진실'이 바로 우리가 서야할 자리이다.

진중권 '당원'은 지금 하위관료인 척 하는 이 신이 반동적 혁명에 맞서는 싸움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이 싸움의 응원꾼이기에 그쳐서는 안된다. 이것은 단지 진중권 '당원'를 방어하는 일이 아니라 모든 진지를 허물어뜨리고 점령하려는 개혁처럼 진행되고 있는 현 정권의 반동적 혁명에 맞서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보정당이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로 존립을 해야할 것인가? 당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싸우고 있는 이들과 대표단이든 누구든 당에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것, 그것에서부터 시작하였으면 한다. 그들의 싸움에서 우리의 자리를 찾고, 그 자리에서 우리가 함께 하는 모두의 싸움으로 가져와야 한다.

정말이지, 다음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이미 손을 댄 김미화? 아니 나아가 손석희? 이들 모두를 다 잃고 무엇으로 싸울 것인가?  


http://www.newjinbo.org/board/view.php?id=discussion&url=/board/list.php?id=d...
IP : 125.177.xxx.20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것도 읽어보세요.
    '09.6.5 9:05 AM (125.177.xxx.201)

    아무리 봐도, 문화, 교육, 언론 같은 소프트웨어를 점령하는 전략은 이명박보다는 최시중에게서 나온다고 봅니다.
    더한 자리도 가능한 인간이 방통위를 잡았을 때 정말 수상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문광부와 교육부, 언론 삼각편대가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야만적으로 만들고 있는게 보여요.

    이명박은 우습지만, 한나라 진영은 무서운 놈들이에요.
    이명박을 조롱하고 욕하는 건 쉽지만, 그 뒤의 두터운 기득권세력들의 힘에 영리하게 싸워야 할텐데.......

  • 2. ...
    '09.6.5 9:13 AM (173.3.xxx.35)

    원글님, 글 읽었고, 다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이 선거때라면 투표겠지만,
    우리가(일반인)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 3. 그러게요
    '09.6.5 9:15 AM (122.43.xxx.9)

    ㅠㅠ
    개혁을 혁명같이.....
    하여튼 저것들은 권력을 쥐면 확실하게 밀어붙이는데...

  • 4.
    '09.6.5 9:18 AM (121.151.xxx.149)

    우리도 잘 배웠다가 나중에 하지요
    그럼됩니다
    저들정권이 천년만년 될것도 아니고

  • 5. 두려움
    '09.6.5 9:34 AM (121.129.xxx.50)

    이탈리아나 일본처럼 될까봐 너무 걱정스러워요. 요즘 시국이 저를 정치꾼으로 만드네요.

  • 6. 답답...
    '09.6.5 9:38 AM (202.31.xxx.203)

    사회적 특권도 없고 그저 각잡혀 생계유지하고 있는 저로써는
    표 하나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영향력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회사를 박차고나갈 수도 없는 일이고요...지금 현재 뭘해야하나요..? ㅡ.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5027 전업주부와 아이의 성적.... 10 전업주부 2006/11/21 2,374
325026 뜨개실 1 엄마 2006/11/21 319
325025 요기 계신분.. 대화나 해요~ 2 심심.. 2006/11/21 682
325024 이승철의 소리쳐~ 11 단식원 2006/11/21 1,710
325023 여자 유아 성병 검사는 어캐하나요? 4 미쳐돌아보림.. 2006/11/21 1,606
325022 레몬트리 루펜 왔나여? ( 루펜 사용질문도) jj 2006/11/21 198
325021 (급질)일산에서 신촌까지~ 3 sunny 2006/11/21 383
325020 피아노 레슨비..얼마나 하나요? 7 궁금 2006/11/21 1,185
325019 자동차 보험료 과납 환급?? 2 아세요? 2006/11/21 286
325018 쌀1되로 떡쌀을 만드려면 몇시간 불리고, 몇시간 물을 빼줘야 하나요? 3 떡쌀 2006/11/21 1,905
325017 장터 이용 가르쳐주세요. 2 장터 2006/11/21 260
325016 압력밥솥 탄거 어떻게 해야하나요? 5 어쩌나 2006/11/21 940
325015 성당을 다니고 싶습니다... 9 예비신자 2006/11/21 994
325014 [급] 아이가 변을 못 봐요 7 된똥 2006/11/21 376
325013 하기스쓰는 아기.. 기저귀 때문에 밤에 깨요 7 아기엄마 2006/11/21 492
325012 화장실 변기 물이 새는 것 같아요 2 고민 2006/11/21 460
325011 대추 먹이고 싶어요 3 수험생엄마 2006/11/21 519
325010 15년이 넘은 복도식아파트 꼭대기층 춥나요 6 예나맘 2006/11/21 999
325009 골절후 물리치료 2 골절 2006/11/21 281
325008 쿠쿠압력밥솥 녹쓸었는데... 4 쿠쿠밥솥 2006/11/21 658
325007 트리 어디서 살까요? 2 크리스마스 2006/11/21 356
325006 부동산 관련 사이트 어디가 괜찮은가요? 9 궁금... 2006/11/21 937
325005 가구 리폼하면 비용이 많이 나오나요? 2 이사 2006/11/21 417
325004 세입자 내보내기 조언 주세요.. 9 똥똥맘 2006/11/21 1,237
325003 회사 준비중에 아이가 아프면 ㅜㅜ 3 속상맘 2006/11/21 458
325002 코스트코에 헹겔칼 파나요? 2 사고파 2006/11/21 560
325001 슬림-30 1 다요트 2006/11/21 415
325000 엄마 사드릴껀데, 편안한 신발(컴포트화) 어느 브랜드가 좋은가여??ㅋㅋ 10 girlor.. 2006/11/21 1,170
324999 민성원 공부캠프 보내보신분? 궁굼맘 2006/11/21 417
324998 선배맘님들 탄탄세계명작 싼곳 아시는분 계신가요(내용무) 3 제일싼곳? 2006/11/21 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