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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서울대학교 교수 124명 시국선언 성명서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단지 애도와 추모의 물결만은 아니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착잡하기 이를 길 없는 심경으로 나라의 앞날을 가슴속 깊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서 각계각층의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전직 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러낸 것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으며 또 열어야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 작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소환장이 남발되었고 온라인상의 활발한 의견교환과 여론수렴이 가로막혔으며, 이미 개정이 예고된 집회 관련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또한 훼손되었다. 주요 방송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갈등을 겪는가 하면, 국회에서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미디어 관련 법안들은 원만한 민주적 논의절차를 거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야의 동의로 지난 3월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출범했지만, 여당 측 위원들이 회의 공개나 국민여론 수렴을 반대함으로써 위원회는 표류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언론법 처리 강행 방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런 흐름은 민주주의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혔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전국 법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여론에 따라 일단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탈바꿈하여 되살아나고 있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대북정책이 거둔 성과도 큰 위험에 처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때 집회의 강제 해산과 노동자 대량연행과 구속으로 맞서는 일 또한 구시대적 대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노선의 차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존중과 민주적 원칙의 실천이다. 모든 국민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의 노력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과정 또한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검찰은 국가원수를 지낸 이를 소환조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사건 처리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추가 비리 의혹을 언론에 흘림으로써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견디기 힘든 인격적 모독을 집요하게 가했다. 이는 엄정한 공직자 비리 수사라고 하기 곤란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되돌아보면 지난 1월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무모한 진압으로 빚어진 참사는 올해 벌어질 갖가지 퇴행적 사건을 예고했다.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이 수사기록 중 핵심적인 대목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세입자의 재산권, 주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현 정부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국민적 애도 속에 주어진 국민적 화해의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리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를 우리는 간절히 희망하며, 다음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진심으로 국정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1. 현 정부는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1. 현 정부는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정적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만 엄격한 검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1. 현 정부는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 대해 국민적 화합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제 위기 하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집권층이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대해 진지하고 성의있게 대응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적 화합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큰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을 간곡히 바란다.
2009. 6. 3.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서명자 명단 (2009년 6월 3일)
강우성 강진호 계승혁 고철환 구명철 구인회 권태억 김길중 김도균 김빛내리 김상종 김세균 김영민 김용익 김월회 김유용 김인걸 김장주 김재범 김종욱 김종일 김진수 김춘수 김현균 김혜란 김효명 남동신 류재명 모경환 문중양 민은경 박경숙 박동열 박명규 박배균 박태균 박현섭 박흥식 박희병 방민호 배은경 배철현 백도명 변현태 봉준수 성노현 손영주 송석윤 신광현 신종호 심봉섭 안광석 안삼환 양동휴 양현아 오명석 오석배 오순희 오용록 우희종 유용태 윤순진 윤여창 윤여탁 윤제용 이강재 이건수 이경우 이병민 이성중 이성헌 이애주 이인호 이일하 이창숙 이철범 이현숙 이형목 임호준 임홍배 장덕진 장승일 전종익 전태원 정근식 정용욱 정원규 정향진 조국 조영남 조현설 조형택 조흥식 최갑수 최권행 최무영 최영찬 최윤영 한상진 한숭희 한영혜 한인섭 한정숙 허원기 홍기선 홍성욱 홍승권 홍재성 홍진호 황상익
김명환(인문대) 김민수(미대) 김정욱(환경대학원) 김현진(인문대) 이건우(인문대) 이근(국제대학원) 이동수(환경대학원) 이상훈(사회대) 이용환(농생대) 이준호(자연대) 장진성(인문대) 전경수(사회대) 최병선(사회대) 최진영(사회대) 이상 124명
가나다 순 정리 (동명이인은 마지막에 나열하고 단과대 표시)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56811
1. 듣보잡
'09.6.3 11:39 AM (118.32.xxx.195)4구름이님..감사 합니다. 저희들이 뒤따릅니다..
2. ...
'09.6.3 11:40 AM (125.242.xxx.138)생각하는 지성 행동하는 양심..꼭 보여주시길 바랍니다..응원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3. ...
'09.6.3 11:41 AM (119.141.xxx.29)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56811
4. 고맙습니다
'09.6.3 11:42 AM (203.247.xxx.172)감사합니다...
5. 역시
'09.6.3 11:42 AM (59.28.xxx.9)서울대교수는 시대의 지성입니다. 연대도 시국선언 한다는군요. 고대는 안하겠죠? 고대는 권력을 지향하는 장사꾼의 모임같은 느낌입니다. 총장부터요. 전국적으로 양심있는 이 시대의 지성들이 연이어 선언을 하면 좋겠지만 이미 캠퍼스도 돈과 권력으로 오염되어 별로 기대는 못하겠네요.
6. ▶◀ 웃음조각
'09.6.3 11:42 AM (125.252.xxx.38)제대로 된 지식인과 스승의 모습입니다.
고맙습니다!!7. .
'09.6.3 11:43 AM (59.7.xxx.171)모두들 명박이 막으러 다니느라 바쁘다 바뻐...
구름이님 성함은 아직 저만 모르는건가요.ㅠ.ㅠ.8. ..
'09.6.3 11:43 AM (121.172.xxx.131)화이팅!!!입니다.
9. 임부장와이프
'09.6.3 11:46 AM (218.146.xxx.16)알밥들에게 미끼를 주기 싫어 구름이님 존함을 알려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입은 간질거려 죽겠는데.
정말 존경합니다.
특히 우리 구름이님.
그리고 고맙습니다.10. 눈물이 나네ㅓ요~~
'09.6.3 11:47 AM (116.36.xxx.16)넘 감사합니다!!!어제 피디 수첩에 이어 서울대교수님들이 시국선언을 해 주시고, 연세대에서도 시국선언 준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조중동과 제한된 시각의 언론아닌 언론을 접하다 보니, 생각이 막혀 있더라고요~~종교계에서도 많은 동조가 있기를 바랍니다.
11. 낭만고양이
'09.6.3 11:47 AM (211.200.xxx.54)http://www.life.com/image/first/in-gallery/27352/south-korea-mourns
보수단체 할아버지들 시국성명장 난입해 난동중12. .
'09.6.3 11:47 AM (121.88.xxx.101)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다시 죄스러운 맘이 들었습니다.
가장 필요로 할때는 침묵하던 우리들의 모습때문에요....13. 아
'09.6.3 11:48 AM (125.140.xxx.41)아무튼 구름이님이 저기에 계신다는 거죠?
괜히 든든하네요. 존경합니다.14. 좋습니다
'09.6.3 11:50 AM (210.2.xxx.223)이렇게 시작해서...
이 시대에 지성이 깨어있고, 국민들은 눈 뜨고 지키고 있음을 보여줘야합니다.15. 깜장이 집사
'09.6.3 11:51 AM (110.8.xxx.79)반가운 이름들이 눈에 띄네요. ^^
교수님 안녕하시죠? 영광입니다.16. 82알러유
'09.6.3 11:52 AM (121.152.xxx.40)감사합니다..
17. 진정한 지식인
'09.6.3 11:59 AM (211.245.xxx.183)영문과 출신인데, 명단에 저희 은사님들과 친구, 후배들의 이름이 눈에 많이 띄네요.
저분들은 학문에 있어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을 쓰시고 미국에서 저서가 여러 권 출간된 적이 있는 분들이십니다.
권력과 결탁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을 창출하기 위해 자신의 가치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살아있는 지성이십니다.
당신들이 자랑스럽습니다.18. ...
'09.6.3 11:59 AM (121.139.xxx.10)구름이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19. ..
'09.6.3 12:02 PM (124.5.xxx.57)엄마나..구름이님이 저기 계신다구요
아..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20. 코스모스
'09.6.3 12:03 PM (218.54.xxx.187)구름이님글은 찾아가면서 읽던저로서는 반가울 따름입니다 구름이님성함 저두 몰라요 저안에계신다니 존경스럽구 감합니다
21. 고맙습니다..
'09.6.3 12:04 PM (125.177.xxx.10)고대도 지성인이면 시국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할텐데..안타깝네요..
구름이님과 서울대교수님들 고맙습니다..22. 저도자랑스러워요
'09.6.3 12:05 PM (121.151.xxx.149)저도 구름이님 성함 모르지만 82에서 만난분이 저속에 있다는것이 너무 좋습니다
구름이님 감사합니다23. phua
'09.6.3 12:09 PM (114.201.xxx.132)구름이님 성함이 나오는 곳에 행이 바뀌어서 잠시 어리둥절...
구름이님, 조국교수님... 감사합니다.24. >
'09.6.3 12:10 PM (61.73.xxx.100)아는 분들 이름이 많이 보여서 기쁨니다.교수님들, 같이 공부했던 선배들 등등...
25. 그나마쫌시원
'09.6.3 12:11 PM (68.218.xxx.36)생각하는 지성 행동하는 양심 브라보
26. ..
'09.6.3 12:15 PM (58.148.xxx.82)구름이님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나이 드신 은사님들은 많이 보이시는데
외려 젊은 제 친구들 이름은 안보이는군요;;;
이렇게 시작해서 이 시대에 지성이 깨어있고, 국민들은 눈 뜨고 지키고 있음을 보여줘야합니다. 22227. 조은콩
'09.6.3 12:50 PM (211.178.xxx.232)글쎄요..이런 시국선언에 그들이 눈썹 하나라도 깜짝할런지요.
거기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늘 언제나 이런식이었죠.
그럼에도 이런 시국선언이라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고마워 해야 겠지요만.28. 구름이
'09.6.3 4:35 PM (147.46.xxx.168)지난 열흘 많은 교수님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합니다. 한정숙 교수님의 글처럼
그가 펼친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가 민주주의를 지키고 사회통합을 실현하려는 정치를
펼칠려고 했다는 것을 높이 삽니다.
내 가슴속 깊이 그양반의 모습이 새겨져서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올해는 봉하에 가서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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