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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만년 누대를 흐른 강물에 눈이 내린다
눈보라치는 혹한 아랑곳없다는 듯
강물은 눈을 먹으며
촤르르, 촤르르, 제 몸에 죽비를 친다
분분한 눈발들이 적막에 길들여져
켜켜이 쌓이는 강기슭
가난을 제 부리에 묻은 새 몇 마리가
직선과 곡선의 골격으로 허공을 떠받드는
아카시아 나무에서 졸고
자폭하듯 뛰어내리는 눈발들을 끌어안은 이 강은
어느 산골짝 샛강 여울을 돌아 나와 초경 터트리듯
저리 순결한 신음소리로 앓는 것일까
소리 벽을 치는 물살들로 깨어 있는 강바닥의
크고 작은 돌들이 제 몸의 무늬들을 선명히
마모시키며 둥글게 사는 법을 배워가는 이 강은
아직 강 밖 더러운 세상을 모른다
낙동강, 영산강, 금강, 남한강, 반도의 모천母川들을
한 물살로 수장시켜 죽이려는
운하인지 시궁창인지 그 음모를 모른다
다만 이렇게 깨어 있는 정신으로
늘 새 물길로 흐르면서
주름 깊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자궁 같은
큰 물길에 보태져서 그 젖줄에
삶의 호적을 둔 숱한 생들을 기르고
새파랗게 낯선 꿈을 날마다 흘려보낼 뿐이다
- 허정분, ≪샛강에 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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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하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6월 3일 경향장도리
http://pds12.egloos.com/pmf/200906/03/44/f0000044_4a25b691ed1c0.jpg
6월 3일 한겨레
http://pds13.egloos.com/pmf/200906/03/44/f0000044_4a25b690ea14c.jpg
6월 3일 조선찌라시
http://pds11.egloos.com/pmf/200906/03/44/f0000044_4a25b690ac168.jpg
한겨레의 만평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전에 한번 비슷한 만평이 나왔다가
갑자기 큰 일이 벌어지면서 아마 접어넣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오죽 꼭 해야 할 말이었으면 다시 올라왔겠냐 싶네요.
조선찌라시의 침소봉대는 오늘도 시작이군요. ㅎ
역시 "왜"에 대한 얘기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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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는 유일했던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욕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중요한 걸 잊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욕할 수 있는 것.
이것도 그가 이룬 성과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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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자 경향, 한겨레, 조선찌라시 만평
세우실 조회수 : 284
작성일 : 2009-06-03 08:44:37
IP : 125.131.xxx.17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세우실
'09.6.3 8:44 AM (125.131.xxx.175)6월 3일 경향장도리
http://pds12.egloos.com/pmf/200906/03/44/f0000044_4a25b691ed1c0.jpg
6월 3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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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조선찌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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