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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대통령 조문 후 김대중 대통령님의 말씀

펌쟁이 조회수 : 2,187
작성일 : 2009-05-30 02:10:27
故 노무현 전대통령 조문 후  김대중 대통령님의 말씀

일시: 2009년 5월 28일 오전 11시,
장소 : 서울역 앞 분향소


장례가 원만하고 엄숙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협조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노무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는 두 가지 충격을 주었다.

하나는 용감하고 낙천적이고 굽힐 줄 모르던 분이 서거한 데 대해 뜻밖이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전례 없는 대규모의 조문 군중이 이렇게 매일같이 모여든 사실에 대해서 감동을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왜 이렇게 슬퍼하고 모여들까요? 이것은 물론 우리의 위대한 영웅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슬퍼하는 동시에 나는 국민 각자의 마음에 있는 슬픔을 노무현의 슬픔과 같이 합쳐 서러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 보십시오. 시청 앞에서 분향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 제가 내일 추도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정부가 반대해 못하게 됐다. 국민은 지금 민주주의가 엄청나게 후퇴하고 있고, 서민경제가 전례 없이 빈부격차가 강화돼서 어려움 속에 살고 있다. 남북관계가 초긴장상태에 있어 국민은 속수무책으로 슬픈 것이다.

국민은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의지하던 한 분인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바로 우리의 이런 슬픔과 답답함과 절망을 같이 합쳐서 국민이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이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가 반드시 이 나라 민주주의를 확실히 회복할 것이고, 고통받고 어려움 속에 있는 중소서민들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관계도 김대중-노무현 10년 동안에 그렇게 북한과 화해와 협력시대를 만들어 국민이 안심하고 발 뻗고 잘 시대를 만들었는데 갑자기 이와 같은 초긴장상태에 있는데 이것도 반드시 남북 간의 화해, 협력의 방향으로 해야 할 것이다.


제가 얼마 전에도 얘기했지만 미북간 대화, 6자회담이 아마 가을부터 열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6자회담의 일원인 이상 보조를 맞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남북이 대화하는 시대가 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러분, 우리의 사랑하고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시기 위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전국 도처에서 수백만이 모인 데 대해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정치를 하고, 나라 일을 같이 걱정하고, 북한에 가서 정상회담을 한 관계인 저로서는 상주의 하나라고 생각해서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조문을 마친 후 한명숙 장례위원장,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환담 중 말씀>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 국민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진 마음이 앞으로 민주주의, 좋은 경제, 남북관계 화해 등 노 대통령이 추진하던 3대 정책에 발맞추어 국민이 나갈 것이다. 그냥 단순히 가서 절 한번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위업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자기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해서도, 국민의 한을 풀기 위해서도 그렇다. 그래서 유족들에게 격려 말씀을 많이 해주시기 바란다. 국민이 이렇게 많이 애도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을 국민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유족들에게 위로해주시기 바란다.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본인, 부인, 아들, 딸, 일가 친척, 친지들을 저인망 훑듯이 훑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노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날까지 뚜렷한 증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 소환되고 나서 20여 일 동안 증거도 못 대고 있다.


내가 한편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좀 견뎌야지, 세상이란 것은 흐린 날도 있고 밝은 날도 있는데 견뎌야지, 당신처럼 용감한 사람이 못 견디면 어떻게 하느냐’는 이런 심정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 노대통령이 겪은 치욕과 좌절, 슬픔을 생각하면 나라도 이러한 결단이랄까, 그런 것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에 ‘내 반쪽이 무너진 것 같다’고 했지만 그것은 빈말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나라 민주주의는 노무현과 김대중이 앞장서서 해왔고, 남북관계도 그랬다. 경제도 내가 외환보유고 1400억 불을 노 대통령에게 넘겨줬다. 처음 맡을 때는 37억불이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1200억 불을 보태 다음 정부에 2600억 불을 넘겨줬다. (그것이 없었다면 이명박 정부가) 세계적인 금융위기 앞에서 차입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겠는가?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고 이미 많은 업적을 남겼고, 한마디로 ‘그런 시원한 남자는 처음 봤다. 아주 사랑한다’는 것이 국민의 심정이 아닌가, 그게 국민의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길이길이 빛날 것이다.
IP : 115.21.xxx.11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펌쟁이
    '09.5.30 2:16 AM (115.21.xxx.111)

    김대중 전 대통령님 상심이 꽤 크신가봐요. 오늘도 유족 앞에서 오열을 토하시던데
    부디 건강하시길...ㅠㅠ

  • 2.
    '09.5.30 2:20 AM (114.164.xxx.167)

    추도사 못하신게 못내 아쉽네요.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조문하러 가셔서라도 마이크를 잡으셨을까요...
    오늘 휠체어에서 일어나시는 모습 보면서 정말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부디 건강하세요...

  • 3. 지켜주시길
    '09.5.30 2:20 AM (116.40.xxx.141)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이고 저희의 마음입니다.. 오직 바라는 것은 부디 건강하십시요..
    노무현 대통령 못다한 명까지 합쳐서 오래 사십시요. 이땅의 잃어버린 민주주의 다시 되찾을 날까지 저희 옆에 계셔주십시요...

  • 4. 그런
    '09.5.30 2:21 AM (211.41.xxx.90)

    시원한 남자 아아 또 눈물나요
    맞아요 늘 그래왔는데
    변함없이 거침없이 시원하게 우리속을 그렇게 뚫어주시고
    달래주시던 대통령 또 없을겁니다
    사랑합니다

  • 5. 이렇게
    '09.5.30 2:23 AM (128.253.xxx.111)

    혜안을 가진 말씀을 하실 수 있다는게, 정말 큰 어른 이십니다...

    말씀이 구구절절히 제 맘에 와 닿아요...

    이런 어른을, 왜 저 고향 경상도에서는 못잡아먹어 안달인지...

  • 6. 게다가
    '09.5.30 2:24 AM (128.253.xxx.111)

    이제 나이가 많으신데도, 어떻게 이렇게 총기있고 명민하게 생각하시는지, 감탄해요...

  • 7. ...
    '09.5.30 2:27 AM (218.37.xxx.91)

    근데... 그분도 노통 재임시엔 많이 서운했었네요... 쩝~

  • 8. 정말
    '09.5.30 2:31 AM (121.132.xxx.65)

    쉽고 정확한 언어로 훌륭한 말씀 해주셨네요.
    많이 슬프고 절망스러운데... 공감의 치유효과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그래서 영결식에서 DJ의 손을 잡고 권여사님이 그렇게 우셨나봐요.

  • 9.
    '09.5.30 2:36 AM (125.186.xxx.150)

    노통 재임시는 민주당과 안좋았잖아요. 워낙 노통이 원칙주의자라..그래도 잘한건 인정해주고, 죽음앞에선 다 감싸주고 그래야죠

  • 10. 안전거래
    '09.5.30 4:03 AM (220.76.xxx.51)

    김대중대통령님,
    다 부서진 난파선을 어렵게 수습하셔서 그것도 외환보유고가 1400억불이나 쌓으셨군요.
    그 난파선을 육지로 이끌고 오신 노대통령님은 2600억불,
    어쩌면 우리시대의 영웅 두분을 만나셨기에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토양이 아니었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비어있던 창고에 그득히 쌓아주므로써 놀고 먹어도 10년 거뜬히 살수있을
    살림살이를 부자1%를 위해 환율조작으로 환률올려 줘, 환율오르니까 서민물가 올라.
    거기다가 근로자들 해고시키라 은근히 기업에 손들어줘, 근로자들 임금이나 깍아내려.

    썩어도 썩어도 우리나라가 이렇게 썩을줄 누가 알았나요.
    존경합니다, 김대중대통령님.....

  • 11. 위대한
    '09.5.30 4:14 AM (211.212.xxx.229)

    지도자이십니다. 김대중 대통령...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12. 휠체어에서
    '09.5.30 6:32 AM (118.217.xxx.180)

    몸 가누시기 힘든 것 보고 눈물 났습니다.
    죽거나.......다치거나
    사지에서 돌아온 그 분은
    우리보다 더 치를 떨고 계시겠지요.

  • 13. 머,,,다 떠나서
    '09.5.30 7:17 AM (58.140.xxx.85)

    노통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킹 메이커 였으니까....그걸로 인정.

  • 14. ,,,,,,
    '09.5.30 8:51 AM (124.50.xxx.98)

    고맙습니다...진짜 대인배시네요.

  • 15. 비판적 지지자
    '09.5.30 8:54 AM (121.147.xxx.151)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에 몸을 바치신 일생 존경합니다.

  • 16. 이든이맘
    '09.5.30 2:07 PM (222.110.xxx.48)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님 모습 뵙고 많이 슬펐습니다..

    부디 건강히..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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