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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 조회수 : 691
작성일 : 2009-05-29 16:56:10
해방 이후 현대사] 한나라당의 태생과 실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여기에 스즈끼라는 악질 고등계 형사가 나오는데요, 이 자는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을 잡아다
고문하고 죽입니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에게 불량선인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누명을 씌우기도 합니다.
정말 보면서 주먹이 불끈불끈 쥐어질 정도로 증오스러운 놈입니다.
주인공인 하림 역시 스즈끼에게 가족들을 잃은 희생자 중 한명이었지요.
스즈끼는 하림 역시 엮어 넣으려고 계속 괴롭힙니다.
그러던 중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하림은 군에 끌려갔다가 탈출해 미군 특수부대에 들어가
독립운동을 합니다.
전쟁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고 해방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하림은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하림은 어느날 경찰서에 들렀다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합니다.
경찰서에서 여전히 부하들을 호령하고 있는 스즈끼를 발견한 겁니다.
눈이 돌아간 하림은 뛰어가 스즈끼의 멱살을 잡습니다.
믿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지릅니다.
"스즈끼!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네가 왜 여기에 있어! 해방이 되었어!!! 스즈끼!"
멱살을 잡힌 스즈끼는 부하들을 시켜 하림을 끌어 내라고 합니다.
하림은 무기력하게 경찰들에게 질질 끌려가면서 비명을 지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스즈끼는 침을 뱉듯 말합니다.
"저런, 빨갱이 새끼."
"여명의 눈동자"에서 이 장면은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친일파는 해방이 되어도 처벌받지 않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빨갱이로 몰려 두드려 맞습니다.
해방이 되었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은 겁니다.
문제는 이게 그냥 드라마의 극적 구성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 역사에서 실제로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겁니다.
1945년 8월 15일, 꿈에 그리던 광복.
하지만 미군정을 뒤에 업은 이승만은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친일파를 모두 흡수합니다.
세상이 뒤집히고 처벌이 될까 두려워 덜덜 떨던 조선총독부 출신의 관료들, 경찰들은 살기 위해
이승만에게 가서 붙습니다.
그리고 한국 전쟁이 일어납니다. 친일파들의 살길이 열렸습니다. 그들은 이제 "빨갱이"를 입에
달고 삽니다.
"빨갱이가 처들어온다, 빨갱이가 우리를 죽이려 한다, 우리가 빨갱이로부터 너희를 지켜주겠다."
그렇게 친일파는 식민지 시대의 권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건국의 공로자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승만 독재시대에 승승장구하던 그들은 그러나 다시 한번 위기를 맞습니다.
1960년 4.19혁명이 일어난것이지요. 그들은 두려움에 떱니다.
하지만 불과 1년뒤 박정희에 의해 5.16 군사 구테타가 일어납니다. 친일파들에게 다시 살길이 열렸습니다.
그들은 이제 박정희의 공화당에 투신합니다. 따지고 보면 박정희 자신이 일제시대 친일파입니다.
일본 육사 졸업하며 일왕 앞에서 혈서 쓰고 자랑스러운 황국 신민으로 공인받은 자이니까요.
그리고 박정희의 독재가 시작되었습니다.
박정희는 헌법 개정을 통해 자기가 죽을 때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국회? 그까짓거 필요 없습니다. 해산시켜 버립니다.
밤마다 비서실장을 통해 여대생들 바꿔가며 밤문화를 즐기다가
1979년 10월 26일, 그날도 여대생 옆에 끼고 술마시다 총에 맞아 죽습니다.
친일파에게 다시 위기가 왔습니다. 아, 이놈의 위기는 잊을만 하면 옵니다.
그러나 또 구원투수가 등장합니다.
전두환이 12.12 쿠테타를 일으키며 정권을 장악한 겁니다.
친일파들은 이제 기꺼이 전두환의 품에 안깁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총질을 하고 수 많은 사람들을 죽입니다.
그리고 체육관에 모여 자신들끼리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선출합니다.
박정희의 공화당 인사들은 이제 전두환의 민정당을 구성합니다.
1987년 6월, 또 위기가 옵니다. 온 국민들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겁니다.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통령을 너희들끼리 뽑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뽑겠다고 주장합니다.
노태우에게 대통령직을 선물하려던 전두환은 어쩔 수 없이 이에 굴복합니다.
그래서 드디어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는 역사적 선거가 시작 되었습니다. 친일파들은 긴장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정말 기적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오랫동안 야당,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해왔던 김영삼과 김대중이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싸우다가
후보 단일화를 못해 표를 갈라 먹은 겁니다. 결국 노태우가 36%의 표를 얻어 턱걸이로 대통령이 당선됩니다.
친일파는 또 살아 남았습니다. 아, 미칠 노릇입니다.
그리고 죽어도 대통령 한번 해야겠다고 결심한 김영삼은 마침내 노태우에게 항복합니다.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이 3당 합당을 하여 민자당을 만듭니다.
유일한 민주화 세력이 된 김대중은 고립됩니다.
1992년, 그 다음 대선에서 민주화 운동의 경력을 팔아 넘기고, 양심을 팔아넘기며
친일파, 군사독재 세력과 손을 잡은 김영삼은 마침내 꿈에 그리던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민자당의 이름은 신한국당이라고 바꿉니다. 그리고 나라를 하나하나 말아 먹다가
1997년 IMF 사태를 일으킵니다.
나라가 부도가 났습니다.
수많은 회사들이 망해 넘어가고,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수많은 사람들이 소주병을 불고, 한강에 뛰어내리고, 목을 맸습니다.
신한국당은 슬쩍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고작 당 이름을 바꾼 것만으로, 나라를 부도 상태에 몰아 넣은 그들은 대선에서 약 40%의 득표율을
얻습니다.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간신히 티끌만한 차이로 김대중이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정권교체를 합니다.
친일파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사건입니다.
공황에 빠진 그들은 그러나 5년만 참자고 다짐합니다. 5년 동안 열심히 김대중을 빨갱이라고 욕합니다.
스즈끼가 하림을 빨갱이라고 몰아붙이듯,
이들이 살아남는 길은 무조건 상대방을 빨갱이라 몰아 붙이는 겁니다.
그러나 5년 뒤인 2002년 12월, 선거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노무현에게 또 패합니다. 미칠 것 같습니다.
다시 5년 동안 빨갱이라고 몰아 붙입니다. 경제가 망했다고 외쳐댑니다.
서민경제가 파탄이라고 외쳐댑니다.
마치 IMF를 김대중이 일으킨 것 같은 착각마저 일어날 지경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친일파 명부를 만들고 진상을 조사하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친일파들은 위기감을 느낍니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마구 훼방을 놓습니다.
그 과정에서 뉴라이트가 결성됩니다.
그냥 상대방을 빨갱이로 모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그들은
이제 자신들의 과거 행적을 감추려 들지 않습니다.
아예 맞불을 놓습니다. 식민지 시대가 좋은 시대였다고 우기기 시작합니다.
친일 행위를 정당화 하는 것이죠.
통계 자료를 가져와 식민지 시대가 이렇게 경제 발전이 된 시기였다고 주장합니다.
근대화 시대였다고 주장합니다.
자신들을 친일파라고 부르지 말고 근대화 세력이라고 불러달랍니다.
자신들을 군사독재 세력이라고 부르지 말고 근대화 세력이라고 불러달랍니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친일하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 '독재하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 그리고 이명박을 밀어줍니다.
'비리 있으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 '사기꾼이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이게 먹힙니다.
마침내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었고, 뉴라이트는 새로운 정부의 각료로 곳곳에 포진되었습니다.
이들은 지금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식민지 시대, 독재 시대를 근대화 시대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리겠노라고 자신했던 경제는 완전히 망가졌고,
최상위층 일부를 위한 정책, 철저한 지연과 학연에 의한 인사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일제강점기 친일파-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았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들이 권력을 놓친 시기는
1998년 2월부터 2008년 2월, 딱 지난 10년간 뿐입니다.
그나마도 그 10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국회와 지방자치단체를 꾸준히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릅니다.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는 줄로 압니다.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이 나라에 정의가 살아 있다고 보십니까? [펌]
[방탈죄송]
IP : 59.2.xxx.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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