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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서울광장 다녀왔어요.

휴~ 조회수 : 693
작성일 : 2009-05-29 14:42:10

아침에 아이가 미열과 콧물이 있어서 대중교통으로는 힘들 것 같아 차로 다녀왔더니 너무 빨리 돌아왔네요.

가시는 길 다 보고 싶었는데 주차한 차가 애물단지가 되어 버려서... 어쩔 수 없이 돌아와야 했어요.

10시 반 정도에 유모차 앞세워 시청앞 들어가는 데 왠 할머니 한분이 시청가냐고 그러시대요.

웃으면서 네~ 바로 저기네요라고 답했죠.

그랬더니 애데리고 왜 오냐고 그러시길래 그냥 웃고 지나가려는 데

그 뒷말씀 "지에비,에미가 죽어도 저럴려나?"

순간 화가 나서는 '제 아버지도 돌아가셨거든요!"라고 하고 소리쳤네요.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제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나 지금이나 슬픈 건 같다고 말하려고 했던 것인데

그렇게 내뱉고 나니 내내 찜찜하네요.

계속 가시면서 뭐라뭐라 하시는데 그냥 웃으면서 돌려말할 걸...저기 저 노란 물결이 더 안좋아보이시겠네 ..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시청광장엔 유모차밀고 들어갈 수 없을 지경이라 잠시 그늘에 서있다가

자꾸 사람들이 계속 몰려와서 나중엔 사람 좀 적은 삼성쪽으로 옮겼는데

중간에 현대통령 얼굴비칠 땐 사람들이 마구마구 야유를 퍼붇더군요.

어쩌다보니 제가 찍은 유일한 대통령이 된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에는 박수갈채가 나왔구요.

바람이 어느 정도 불어 노란 풍선들이 계속 하늘을 날아가고 다시 돌아오고

마음을 그 풍선에 담아 파란하늘에 마구마구 날려주었답니다.

아이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조금 어렵지만 다녀온 건데

지금 노제하는 장면을 티비로 보고 있쟈니 내가 왜 차를 가져갔을까 굉장히 후회가 되네요...

그래도 나중에 국사책에 이 장면이 나오면 너도 이 자리에 있었단다,

그 때 이런 일들이 있었다, 얘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 그나마 다행인가봐요.

전 휘리릭 다녀왔고 82분들을 찾아나서기 어려울만큼 사람이 많았으니

다른 분들은 아직 그 자리에서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티비보려는 마음이 급해 두서도 없고 주절주절 늘어만 놓았네요.

  

  
  
IP : 116.36.xxx.9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5.29 2:44 PM (58.233.xxx.143)

    완전 노망난거 아닌지..?
    정말 나이먹을수록 처신을 잘해야한다고 새삼 느낍니다.
    나이만 많다고 다 존경받는거 아니거든요.
    설령 대통령노무현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도 꼭 저렇게 말을 해야하나요?

  • 2. 아이데리고
    '09.5.29 2:44 PM (123.215.xxx.228)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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