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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신문도 자기 반성있어야 한다..

동감백만배 조회수 : 379
작성일 : 2009-05-29 02:59:23
문제는 다시 언론…‘노무현 보도’ 반성해야 --- 출처 : 한겨레신문/이봉수 교수


시민편집인의 눈 /


로마의 공화정이 사라지고 제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두 개의 분수령이 있었다. 외부적으로는 베르킨게토릭스로 대표되는 이민족의 저항이 분쇄된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브루투스로 대표되는 공화파가 괴멸된 것이다.

34만명의 갈리아족 군대를 규합한 베르킨게토릭스는 5만명의 로마군에게 패하자 동족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죽이거나 산 채로 카이사르 진영에 넘기라고 말한다. 로마로 압송된 그는 감옥에서 온갖 모멸을 겪다가 6년이나 지난 뒤 처형된다. 폼페이우스와 내전을 치르기에 바빴던 카이사르의 뒤늦은 개선식에 전리품이 필요했던 탓이다.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옥타비아누스에게 패전한 뒤 독사를 이용해 깨끗하게 죽은 것은 로마의 개선식에 끌려가 받을 모욕을 피하기 위한 그녀 나름의 ‘존엄사’였다. 앞서 안토니우스에게 패전한 브루투스, 클레오파트라와 연합했던 안토니우스도 모두 ‘명예형 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도 ‘명예형 자살’로 마감됐다. 그러나 자살이라고만 하기에는 ‘정치적 타살’이라는 여론이 너무나 비등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을 자살바위로 밀어 올리는 데 작용한 외부의 힘은 무엇일까?


도덕성 흠집내기에 ‘한겨레’도 일조…서거 뒤 태도 바꿔
‘정치보복 냄새 진동했다’면서 권력·보수언론 견제 미흡
진정한 통합을 위해 ‘거꾸로 가는 한국사회’ 바로잡아야

항간에는 이명박 정권과 검찰, 언론을 지목하는 이가 많지만, 필자는 그중에서도 언론이 큰 힘을 썼다고 본다. 언론은 입증되지도 않은 혐의를 검찰의 말만 듣고 받아썼을 뿐 아니라 추측성 기사를 마구 써대면서 검찰 수사를 선도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법무장관까지 “허위보도가 많다”고 했을까?

특히 5년 내내 노 정권에 적대적이었던 보수신문들은 반년에 걸친 먼지떨기식 수사에서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에 흠집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죽은 권력’을 조롱하기 바빴다. 5월13일치 <조선일보> ‘조선만평’은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한테 받았다는 백만달러를 세고 있는 모습을 초상화 속의 노 대통령이 침 흘리며 내려다보는 그림을 그렸다. 4월11일치 <중앙일보>의 한 칼럼은 ‘(박연차가) 돈이 아니라 똥을 뿌리고 다녔다’며 ‘그 똥을 먹고 자신의 얼굴에 처바르고 온몸 전체에 뒤집어쓴 사람들이 지난 시절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고 그 부인이었으며 아들이었다’고 썼다. 또 개인 홈페이지나 인터넷 매체까지 가세해 ‘자살교사’에 가까운 ‘말의 비수’를 던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월초 ‘사실과 다른 기사가 마구 나와서 흉기처럼 사람을 상해하고 다닌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자신의 퇴임 후 운명을 감지한 것 같아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그는 결국 한국 언론의 행태를 조금도 바꾸지 못한 채 자신의 생사를 바꾸고 말았다. 그는 지난 4월12일 홈페이지에 “언론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지만 부질없는 일이었다. ‘망신 주기’ 기사는 계속돼, 뇌물 사건의 본질이 아닌 돈의 용도를 밝히는 데 취재력이 집중됐다. ‘억대 시계 선물’ 건이 흘러나오는 등 전직 대통령 일가는 점점 파렴치범 집단이 되어 갔다.

<한겨레>는 이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시민편집인실이나 독자센터로 걸려오는 독자전화에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에 <한겨레>도 책임이 있다는 울분이 실려 있다. 노 전 대통령 생전에 확실하지도 않은 기사들을 보도해놓고 사죄한다고는 못할망정 남 탓만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25일치 사설처럼 ‘처음부터 정치보복 냄새 진동했던 노무현 사건’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엄중 수사를 촉구하는 사설들은 자제했어야 옳지 않을까? 예를 들어 지난 4월15일에는 ‘밝혀야 할 수백만달러의 대가’라는 사설을 썼다. 두 사설 사이에 40일이 경과했고 그간 저인망식 수사를 하고도 더 확인된 것은 ‘고급시계를 선물로 받았다’는 정도인데, 서거 뒤 태도가 바뀐 것이다.

사실 <한겨레>는 시민편집인실에서도 지난달 이 난을 통해 수사의 정치적 목적을 더 적극적으로 파헤치고 ‘노무현을 버리자’는 보수신문의 의제에 맞설 것을 촉구한 적이 있고, 후반기에 보도 태도도 좀 변했지만, 독자들은 그 이상의 역할을 <한겨레>에 기대했다고 할 수 있다. 25일치 4면 ‘전·현직 특수통 검사들 “수사 방식 문제 있었다”’는 기사도 일찌감치 내보낼 수 있는 것이었다. 같은 날 5면 ‘촛불에 덴 정권 ‘반전 카드’ 세무조사 의혹’ 기사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검찰과 국세청의 의도에 말려드는 식의 보도 또한 적지 않았던 점은 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4월1일치 ‘그림판’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 만평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친 과장이라 할 수 있다. 만평 속 펼침막에 ‘역대 가장 깨끗한 정권’이라고 쓰인 문구가 ‘역대 가장 깨끗할 뻔한 정권’으로 수정돼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기지는 번뜩이지만 왜곡보도에 가깝다. 노 정권은 지금까지 의혹으로 떠오른 돈을 다 합치더라도 가장 깨끗한 정권이 아니었을까? 액수가 적다고 두둔하는 게 아니다. 과거에 재벌과 결탁해 천문학적인 돈을 착복하거나 선거판을 돈으로 매수한 정권들을 도덕적 우위에 놓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더구나 상당액은 ‘투자금’ 논란이 있고, 노무현-박연차의 오랜 친분관계로 미루어 뇌물죄 성립에 의문을 제기하는 법조인들도 있다.

서거 당일 아침 신문의 ‘그림판’도 전날 제작할 때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긴 해도, ‘노+천신일’을 한 테이프로 묶어 ‘신상품 1+1’으로 표현한 것은 지나쳤다. 나중에 ‘알림’을 통해 화백이 직접 ‘검찰 수사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하고 사과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사건 발생 초기 <한겨레> 인터넷판은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거의 모든 신문이 사건 발생을 톱으로 다루고 있을 무렵에도 <한겨레>는 ‘노 전 대통령 자살 기도설…경찰 확인중’이라는 제목의 한 줄 기사가 네번째 비중으로 한가롭게 떠 있었다.

물론 <한겨레>는 보수신문에 견주면 ‘노무현 수사 보도’에서 상당히 균형을 맞췄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진보언론의 맏형인 한겨레에 대해 느꼈을 노 전 대통령의 실망감은 “브루투스 너마저도…”를 외치며 죽어 갔던 카이사르의 그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먼 산을 바라보고 싶어도 카메라가 지키고 있어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 없다”며 한탄했다. 왕조시대 위리안치도 마당에 나갈 수는 있었는데 언론에 의해 방 안에 유폐돼 있다가 우울증을 키웠으리라. 그리고 끝내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죽음의 말’을 남기고 고립무원의 심정으로 기자들이 없는 새벽녘에 부엉이바위에 올라 몸을 던졌으리라.

문제는 다시 언론이다. 보수언론에 더 큰 위력을 부여할 미디어법안도 국회에 올라가 있다. 보수언론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고인의 유언을 누구보다 자주 인용하며 화해와 통합을 얘기한다. 그러나 진정한 화해는 반성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고인이 추구하던 가치들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거꾸로 가는 한국사회의 시곗바늘을 되돌려놓는 일이야말로 사회통합으로 가는 길이다. <한겨레>가 해야 될 역할도 크다.

베르킨게토릭스는 옛 갈리아 땅인 프랑스에서 만화 <아스테릭스>의 로마군을 골탕 먹이는 캐릭터로 부활했다. 먼 훗날 노 전 대통령도 그의 가치를 계승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뜻이 모여 부엉이바위에 ‘큰바위 얼굴’로 부활할지도 모른다. 파란만장한 그의 시대는 사극의 단골 소재가 될 듯하다. 그때 오늘의 기자들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 이봉수 시민편집인,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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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21.143.xxx.14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겨레가
    '09.5.29 3:04 AM (116.127.xxx.108)

    이 사설을 자기 신문에 실었다는것은 이미 자기반성의 태도가 아닐까요?

  • 2. 글쎄요
    '09.5.29 3:10 AM (115.21.xxx.111)

    노통의 추모 물결이 예상보다 열기를 더 해 가니까
    여론을 의식한 일시적인 액션 같은데요.

  • 3. 안전거래
    '09.5.29 4:11 AM (220.76.xxx.51)

    한계례나 경향은 정당한거에 복잡한 수식을 많이넣는다. 핵심을 간단하게
    확실한 어법으로 강한 이미지를 주어라. 조중동처럼....
    그리고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줘라. 부탁이다.
    이번 두신문 욕 많이 먹더라

  • 4. ..
    '09.5.29 9:22 AM (124.169.xxx.197)

    그야 말로 "시민편집인의 눈"일 뿐입니다.
    어림 없습니다.

  • 5. 한겨레
    '09.5.29 2:27 PM (203.232.xxx.3)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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