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둘째 재우고 첫째는 할머니와 외출 보내고
홀홀 단신으로 도청을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추모 분위기가 썰렁.. 한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근조... 라는 현수막을 단 가게도 몇 개 안 되고요.
노란 메세지도 그렇게 많지 않고..
게다가 도청은 지금 철거 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서 검은 휘장을 둘러치고 있거든요.
하지만
그 위에 우리 노대통령 현수막...
그냥 그것만 봐도 눈물이 막 쏟아져요.
이렇게 가실 분이 아닌데 이렇게 보내서는 안 되는데.
가슴치고 영정앞에서 울다가 저녁에도 나와야 겠다 싶어
다시 나갔습니다.
둘째는 할머니가 보시고 큰 애 손잡고 버스타고 밤 9시에 나섰네요.
7시부터 추모제 한다는데 너무 늦었다 싶어 마음은 급하고
그래도 우리 대통령님 얼굴 뵙고 싶어 갔어요.
버스에는.. 뭐랄까 그런 느낌있잖아요.
사람들이 다 같은 생각하고 있다... 그런 느낌.
그 중에 저랑 같이 탄 세 아이의 어머님.
큰 애는 중학생 인 듯 하고 둘째는 초등학생. 막내는 더 어리더라구요.
그렇게 아들 셋 거느리고 버스에서 교육을 계속 하시더군요.
"물은 많이 먹지 말고. 오늘 몇 시에 돌아올지 모르니까 맘 단단히 먹고. 지금 버스에서 자라~"
그냥 그럴 상황이 아닌데 웃음이 머금어 지는 그런 교육이었습니다.
도청전에 금남로 4거리부터 버스가 우회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냥 당연한 듯 그렇게 버스는 돌아가고 사람들은 우르르 내리고
다 함께 교통정리 하는 경찰 아저씨들을 지나
버스가 아닌 사람이 차지한 금남로 광장으로 나아갑니다.
사람들은 계속 모여들고 촛불은 수십 개 씩 지하도 입구에 켜놓았더군요.
하나씩 가져가 신문지 깔고 앉아 촛불놓고 추모제에 참여합니다.
바보 연가가 나오고 대통령님 추모 영상이 나오고..
탈굿이라고 위령제같은 그런 춤사위도 나오고요.
추모 메시지에 간간이 사회자가 나서 "이명박 독재 정권 타도하자 " 이런 구호도 같이 외치고요.
하지만 선동하거나 이런 분위기가 아니고
정말 대통령님 다시 한 번 만나뵙고 머리 숙여 애통해 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자율학습 끝난 고등학생들도 우르르 나오고
직장인부터 뭣보다 아이 안고 걸리고 유모차에 태워 밀고 하는 가족들이 제일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산 교육이지...
4살짜리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잘 봐라. 우리 대통령이다. 잘 기억해. "
가두 행진은 추모제 순서에 없던데 굳이 어디 행진할 것도 없고요.
그저 우리 있는 곳이 다 말해 주니까요.
도청 청사...
금남로 사거리.
왜 그 분을 지키지 못했는가
왜 광주를 사랑한 그 분을 우리가 보듬어 드리고 보호해 드리지 못했는가
왜 뒤늦게야 아까운 사람이 갔다고 소용없는 말이나 되뇌이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제 내일 영결식 준비합니다.
모두들...
내일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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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그는 광주고요... 추모제 다녀왔습니다...
눈물 조회수 : 326
작성일 : 2009-05-29 01:10:53
IP : 116.123.xxx.7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구전남도청
'09.5.29 1:14 AM (121.188.xxx.252)철거 안하면 좋겠네요
물론 제가 외지인이니, 지역분들께 뭐라 할순 없지만...
민주화유산이 하나라도 더 남았으면 합니다
아무튼 님 고맙구요 고생하셨어요2. 저도요
'09.5.29 1:18 AM (121.179.xxx.233)김준태님의 추모시 낭송때부터 울기 시작해서
어떤 여자분 기도하실 때에는 통곡을 하였지요.
나중에는 지쳐서 잠이 오더이다.
모두 촛불들고 '님을 위한 행진곡' 부를 때에는
정말 장관이었답니다.
이럴 땐 광주시민이라는게 행복할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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