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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나도 공모한 것 아닌가' 죄책감"
[인터뷰]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09.05.28 16:20 ㅣ최종 업데이트 09.05.28 20:24 전관석 (sherpa74)
"참여정부 시절 그를 실컷 욕했던 나, 그러나 내 눈에서 흐르는 이 눈물의 정체는 뭔가?"
한 누리꾼이 포털사이트 추모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열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봉하마을과 서울역, 서울역사박물관에 차려진 분향소, 덕수궁 앞 시민분향소를 다녀간 추모객의 수는 200만을 헤아리고 있다. 조문은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밤 늦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지금의 추모열기는 영결식이 끝난 뒤에도 계속될 분위기다.
노무현 정부가 막을 내릴 무렵 그에게 고작 20% 남짓의 지지만을 보냈던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흘리는 눈물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또한 정부가 설치한 서울역과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는 한산한 반면, '시민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는 대한문 앞의 조문 행렬은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 한참이나 이어져 있다. 국민들이 공식 분향소 대신 시민분향소를 찾는 이유는 뭘까.
정신적 공황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리상태, 이 슬픔의 정체에 대해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신드롬'이 불고 있다.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국민들의 현재 심리상태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나?
"국민들은 무척 혼란스럽고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중요한 인물이 사망한 것에 더해 현 '지도자'에 대한 불만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년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내가 해코지 당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생겼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람들이 마음놓고 '씹어대지' 않았나? 씹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다. 지난 1년 동안 사람들은 굉장히 찜찜한 상황으로 있었다. 그러다가 이와 대조적인 성향을 대표하는 인물이 가셨으니 감정이 폭발한 거다."
- 추모객 수가 200만에 육박하고 있다. 초기에 비해 오히려 더욱 뜨거워지는 상황인데?
"그동안 국민들의 마음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국민들은 이걸 정리하고 싶은데... 언론이 이걸 정리해 줘야 하는데... 마치 권력의 앞잡이처럼 굴고 정확히 국민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가'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것이니 더 안타까운 것이다. 마음이 눌려 있는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런 국민의 심리가 소요나 집회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대통령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전혀 알 수가 없다."
- 하지만 국민들은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금의 추모열기, 슬픔에 빠져 있는 심리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돌아가시기 전 상황을 보면 된다. 상황을 국민들은 다 지켜보고 있었다. 국민들은 어느 순간부터 '검찰... 이제 그만 해라'는 심리를 표출하고 있었는데, 정권이 그걸 캐치하지 못한 거다. 그러니 국민들이 더 짜증을 내고 있는 상태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고. 또한 국민들은 현재 잠재적으로 '나도 (노 전 대통령 공격에) 공모한 것 아닌가'라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괴로워하는 이유다. 그 마음을 '조문'이란 형태로 추스르고 있는 것이다."
- 서울역이나 서울역사박물관 등 정부에서 설치한 분향소보다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에 추모객들이 더 많이 모이는 현상도 그렇게 설명할 수 있나?
"권력에 '포괄적 살인죄'를 물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 권력이 분향소를 마련하겠다고 하니 심리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조문을 한다고 그 죄책감이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스스로 '공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적어도 정부가 만든 분향소에 조문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다."
- 이런 심리상태가 오래갈 것 같은가?
"그건 전적으로 MB 정부, 아니 이명박 대통령에게 달렸다. 이후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워낙 사소한 걸 크게 만드는 재주를 보여오지 않았나. 하지만 국민들이 오래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극적인 조치를 취하면 몰라도, 그저 그럴듯한 애도의 뜻만 밝히고 말면 안 될 것이다."
- 시청광장을 막아 나서는 등의 공권력 집행이 지금 국민들의 심리상태에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나?
"그것 자체로 영향은 별로 없겠지만 국민들은 그런 걸 지켜보면서 '켕기는 건 분명히 있구나. 찔리는 게 있구나. 그러니 버스차벽을 동원하는구나. 떳떳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더욱 굳힐 것이다."
출처 : "국민들, '나도 공모한 것 아닌가' 죄책감" - 오마이뉴스
1. pp.
'09.5.28 9:28 PM (211.176.xxx.169)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43015&PAGE_CD=N...
2. 맞아요
'09.5.28 9:32 PM (121.151.xxx.149)그런것같네요
3. ..
'09.5.28 9:38 PM (125.177.xxx.79)제가 비겁하게 외면한거 같아요
나때문인거 같아요
내형제자매가 죽으면 이런마음일까,,
싶어요
나의 청장년시대가 왕창 도려내어져버린,,,
휑 하니 베어져버린,,
앞으로도
살면서
상처로 남을거같아요4. 죄책감
'09.5.28 9:44 PM (211.226.xxx.141)개인적으로 참여정부를 욕한 적은 없지만 끝까지 믿고 지지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바윗덩이처럼 짓누르네요.
전 개인적으로 진보라고 자처했던 인간들이 더 미워요. 솔직히 이라크 파병, 반대는 해도
한미 관계상 현실적으로 피해가기 힘든 일이었다고 보는데 나중엔 진보 쪽에서 더 나서서
씹어댔잖아요. FTA도 그렇고... 그렇게 그나마 미약했던 지지세력마저 분열시켜 놓고,
나중에 쥐새끼 정부 들어서니 찍소리도 못하고 어디 박혀 있는지 뵈지도 않는 인사들.
그 사람들이 더 혐오스러워요.5. 땡땡
'09.5.28 9:51 PM (211.215.xxx.195)글,,,너무잘쓰셨네요
6. .
'09.5.28 9:51 PM (59.7.xxx.171)교수님은 교수님이네요. 제 맘이 딱 그렇거든요.
7. 죄책감님
'09.5.28 9:51 PM (122.34.xxx.16)제가 쓴글인줄 알았어요.
너무나 동감입니다.8. 맞아요
'09.5.28 10:33 PM (221.139.xxx.229)기대에 못 미치는 변화를 보면서
그게 다 노 대통령님 탓이라고만 생각하고 원망했어요.ㅠㅠㅠㅠㅠㅠ
이 가슴 아픔의 정체가 뭔지 계속 생각했어요.9. 동감
'09.5.28 10:49 PM (122.37.xxx.147)제가 작년부터 느껴오던 감정입니다.
지나보니 과거 10년이 자유로웠어요.
그걸 모르고 비난부터 했으니 양심이 엄청 찔렸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