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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봉하다녀왔어요_ 하느님 감사합니다.

여기 대구 조회수 : 980
작성일 : 2009-05-28 19:13:58
가고 싶어 가고 싶어 넘 가고 싶다 맘이 굴뚝인데 의지가 약해 혼자선 못가겠고..

파란피가 흐르는 시어머니가 계셔 뭐라 말도 못하겠고..

조기걸은 것도 이동네 아무도 안걸었는데 유난을 떤다며 아주 못마땅해 하시고 제가 출근하면 걷어버리시고..

가까운곳에 있는 분향소는 좀 안 알려진곳이라 아무도 없고 나혼자 뿐이길래 절 두번하곤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통곡을 해대니 방명록을 지키던 민주당원이신 분이 슬그머니 자리를 비켜주셨네요.

어제 차를 몰고 서문시장에 갔다가 오는 길에 2.28공원 앞을 지나는데 시내 한복판에 있는 그 분향소에  가고 싶다..
근데 일이 있어 못가지 약속에   늦지 않으려고 서두르려는데 전화가 와서 오늘 안와도 된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얼른 주차를 하고 분향하고 자봉하시는 분께 혹시 물었더니 저녁 6시반에

봉하가는 버스를 대절했다네요..

시어머니한테 회사일로   많이 늦다고 각각 거짓말을 하고 신랑이랑 같이 버스에 올랐지요.

많이 걸어야 한다니 싼 운동화도 사고 밤에   춥다고 하니 싼 잠바도 사고요.

집에 갔다올 시간이 안되서요.

두시간 차 타고 근처쯤 갔더니...

정말 눈물나는 장관이더군요.

끝을 알수 없게 줄선  차들 ..

공단 에서 보니 마을로 들어가는 1킬로 정도의 길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500여개의 만장이 날리고

반짝이 전구처럼 예쁜 촛불들...

왕복2차선 도로 한쪽차선은  들어가는 추모객들이 꽉 채우고 있고 반대편 차선은 나오는 추모객들이 채우고 있었어요.

2시간 40분정도 기다려서 100명씩  들어가서 한꺼번에 묵념하는 걸로 진행을 하더군요..

명계남씨랑 안희정씨가 조문객을 맞고 있었어요.

........

정말 눈물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광경이었어요..

그  새까만 사람들 ....흔들리지만 꺼지지 않고 빛나는 촛불들...

길가 가득한 만장들...

아마 죽을때까지 못잊을 겁니다..

.....

다리가 아파 신랑한테 기대기도 하고 그렇게 두손 잡고 줄서 기다리며 생각했어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같이 눈물 흘려주고 같이 분노해주는 동지같은 이 남편이 있어

난 참 행복하다...

그리고 내가 그리 가고 싶어 했더니 그렇게 갈 수있게 일을 도와주신 하느님이 정말 고맙다고요...


그리고 ...

비록 거짓말을 했지만 애들을 봐주신 시어머니께도 감사드립니다..

....

나의 영원한 대통령...ㅠㅠㅠㅠ



-------

사무실 가서 봉하마을 다녀왔다고 하니 다들 놀라며  대단하네~~ 말들을 해주네요.

우리 사무실은 그래도 분위기가 좀 나은편이죠..이 곳에선 말예요.

그리 안 친한 직원이 다가와선 자기가 사실은 주변 사람들하고 얘기하면 말이안 통해서

정말 답답했다고 한숨쉬며 말하네요. 커밍아웃하는 듯한...

얼마나 해먹었으면 자살했겠어..하는 분위기라면서 ㅠㅠ

저도 서문시장갔다가 정말 그지 발싸게처럼 말하는 아저씨 땜에 열받아 돌아가실뻔했거든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하는 말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따박따박 따져서 말해주고 물건 안사고 나왔어요.

증말 왜이렇게 모질데요..어쩜 그리 못됐게 말을 한데요..

ㅠㅠㅠㅠ
IP : 121.182.xxx.13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리버
    '09.5.28 7:20 PM (121.172.xxx.220)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그리고 너무 멋지고 사랑스런 낭군님을 두셨네요.

    어찌도 이리 저희 남편이랑 다른지...

    울 남편한테 이 글 보여 줘야겠어요.

    내일 서울 간다고 하니깐(여긴 인천)

    왜? 사람구경하러가? 이러는것 있죠.

    정말 제가 사람 잘 못 고른것 같아요 ㅠ.ㅠ

    님 남편분이 너무 너무 부러워요

  • 2. 패닉상태
    '09.5.28 7:45 PM (211.211.xxx.195)

    부러워요 님이 너무나 ..
    봉하마을에도 못가고 이렇게 오늘밤이 가고있네요..

  • 3.
    '09.5.28 7:48 PM (203.232.xxx.199)

    어제 혼자 봉하마을 갔다왔어요..
    오늘 남편이 슬쩍...니 어제 갔따왔드나...하네요..그러면서 사상이 다른 남편이라 사느라 고생이 많다..이러고는 운동하러 나가네요...꼬우는것도 아니고..ㅠㅠ
    내가 나이만 동갑이래도 확....

  • 4. ...
    '09.5.28 7:57 PM (125.137.xxx.182)

    수고하셨어요...

  • 5. ....
    '09.5.28 8:05 PM (221.146.xxx.39)

    참 행복한;;; 부부이십니다...
    애쓰셨어요...

    저희 애는 그저 서울역 다녀오고도
    역사에 참여하고 온 감격에 뭉클해하더군요...

  • 6. 부럽...
    '09.5.28 9:22 PM (58.121.xxx.205)

    만장이 뭔지도 몰랐는데...
    만장속을 걸으며 한걸음 한걸음 글귀를 읽는다면 정말 좋겠다 싶네요.

    평생 잊지 못할 기억.

    함께 했다는 감동.

  • 7. 반갑습니다.
    '09.5.28 10:15 PM (115.136.xxx.166)

    반가와요
    저도 어제 그차 타고 봉하마을 다녀 왔어요
    어도 아는 분께 얻어 들어 봉하 가는 차가 있다고 해서 타게 됬어요
    아는 분 한분 없이 뻘쭘하게 다녀 오긴 했지만...
    다녀 오고 난후 한결 마음이 편해 졌어요
    근무 하는 내내 피곤 했지만
    까짓것 하룬데요 머

    우리 대구도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 8. 신랑아 고마워
    '09.5.28 10:45 PM (211.226.xxx.141)

    오늘 영남 출신 시부모에 육사 장교 신랑이랑 사는 친구 만나 얘기 들으니
    노 대통령님 서거에 같이 손 잡고 울 수 있는 신랑이랑 사는 게 어찌나 감사한지요.

  • 9. 원글이
    '09.5.29 2:42 AM (211.223.xxx.209)

    반갑습니다님..
    정말 그랬어요? 혹시 같은 차를 탔나요? 아님? 버스가 2대 였잖아요.
    그냥 스치듯 봤을 수도 있었겠네요.
    노사모이신가요? 아님 당원이신가요?

    저 정말 반성하고 있어요.
    행동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었던거 정말 대통령께 지 못 미예요.
    제가 뭘 할수있을까.. 지금 고민하고 있어요..
    연락이 되면 언제 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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