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527104626§io...
1.
어제 차 안에서 우연히 들었습니다. 한 라디오프로그램 청취자가 보낸 큰스님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미처럼 크게 상심한 사람이 찾아왔을 때 큰스님들이 보이는 모습에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설프게 '좋은 말씀' 하려 하지 않고 그냥 듣는답니다. 슬며시 빈 찻잔에 차를 따라주거나 밥을 준다고 합니다. 목이 마를까봐, 허기가 질까봐 그렇게 한답니다. 그렇게 해서 맘껏 토해내게 한답니다.
큰스님들을 바라볼 필요까지 없습니다. 일상에서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파하는 친구에게 격려 또는 충고의 한 마디를 던지는 게 부질없다는 걸 일반인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들어주는 것,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이 최선의 태도라는 것을 체득하고 있습니다.
큰스님도 알고 일반인도 압니다. 토해내는 이도 알고 듣는 이도 압니다. 가슴에 묻어두면 안 된다고, 토해내게 해야 한다고, 그렇게 해서 가슴에 응어리가 맺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다들 알고 있습니다.
2.
어리석습니다. MB정부는 정말 어리석습니다. 정치가 인생사 이치와 다르지 않다는 걸 깨우치지 못합니다.
틀어막으면 맺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면 추모하는 마음에 미워하는 마음이 포개진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 가슴에 묻히고,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눈 밖에 난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합니다.
틀어막아봤자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향불이 곧 촛불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촛불은 굵고 짧게 타오르지만 향불은 가늘고 길게 타오른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합니다.
3.
압니다. 상처 받기 싫어서 그런다는 걸, 촛불에 데일까봐 겁나서 그런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부질없습니다.
이미 데였습니다. 촛불이 아니라 향불에 이미 화상을 입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후임자의 도리, 정부의 도리는 빨간 불꽃에 검게 그을렸습니다.
인정해야 합니다. 데였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막을 수 있습니다. 화상의 기운이 살갗을 파고드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부풀어 오른 물집이 안으로 스며들어 고름이 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방법이 따로 없습니다. 국민 가슴에 맺히는 응어리를 풀어주는 겁니다. 보내는 자의 마지막 도리를 다 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MB 정부는 추모객을 덕수궁 돌담 밑으로 밀고,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둘러칩니다. 그렇게 한켠으로 내몰면서 사그라지기를 기다립니다.
어리석습니다. MB정부는 정말 어리석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그라지는 게 아니라 맺힙니다. 국민이 덕수궁 돌담 밑으로 내몰리는 게 아니라 MB정부가 서울광장에 갇힙니다.
ⓒ프레시안
/김종배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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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다 향불이 곧 촛불인데...
김종배의 it 조회수 : 303
작성일 : 2009-05-27 17:47:01
IP : 173.54.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종배의 it
'09.5.27 5:47 PM (173.54.xxx.244)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527104626§io...
2. ,,,
'09.5.27 5:51 PM (210.2.xxx.223)그걸 생각하면 쥐새끼겠습니까?
그걸 알면 일을 이지경으로 몰아갔을까요?
스스로 알지 못하므로,
우리가 알게해야 합니다.
그들은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이미 건넌듯 하네요.3. 정말
'09.5.27 6:07 PM (221.138.xxx.62)VIP들 고급차 끌고와서 분향하는 역사박물관 / 차벽에 둘러싸여 답답하게 좁은 곳에서 분향하는 일반 시민... 노무현 대통령님의 영혼은 어디 깃드실까요? 다른게 분열이 아닙디다. 분열이라하며 촛불 막느라 급급한 놈들... 이런게 분열이 아니라면 무엇이 분열이까요?
개새끼들... 죄송합니다 욕 좀 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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