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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분위기는요.....

교사 조회수 : 1,719
작성일 : 2009-05-27 17:12:57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 제 내부에서는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오갔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학교에 출근해서 인터넷 기사들과 동영상들을 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책꽂이 사이로 조심스레 닦아가며 82를 다녔었지요.

다들 조용한 분위기의 교무실인지라...내색도 못하구요.

오늘 드디어 선생님들께서 교감 선생님께 건의하셨습니다.
조선,동아일보 학교에 못들어오게 해달라고~~

그리고 건의 한시간 후에 조선,동아는 앞으로 저희 초,중,고 재단내부 학교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근무하는 곳은 카톨릭계 미션스쿨입니다.
이번 금요일이 성모성월 행사가 있는지라 예전 같으면 축제 분위기이지요.

하지만 서거 소식을 접한 후 월요일 훈화에 교장선생님께서 하신 첫 멘트...

" 주말에 비보가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셨습니다. 그 분이 하나님께서 주셨던.....중략..
  정치적 이념을 떠나 그 분의 영혼이 이제는 편히 쉬실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합시다.."

그리고 전교생과 교직원들은 모두 제 자리에서 잠시 기도와 묵상으로 그 분의 가시는 길에 평안이 깃들기를 빌었지요.(모두가 신자인것은 아닙니다. 신자보다 무교가 더 많지요..)


그리고 금요일은 성모성월 축제일이자 대통령님의 영결식이 있는 날이지요.
몇번의 교무회의로 당부하였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절대 경건할것, 가볍지 않을것,,,,, 신중할것,,,,
그리고 그날 신부님께서 오셔서 저희는 학생들과 모두 함께 추모 미사를 드립니다.

저는 종교적 신념이나 정치적 신념이 있는 교사가 아닙니다.
다만 386세대로 처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마음이 끌려 뽑았던 대통령이였고
그분의 정치행보에 때론 실망도 하며 때론 갸웃거리기도 하고 때론 가슴이 울컥할때도 있었던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국민이였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많이 아픕니다.

타살이던 자살이던 이젠 그분이 없다는게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들에게 공식적으로 무언가를 말할 수 없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한번쯤은 꼭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짧게는 1-2년 후 길게는 3-4년후면 유권자가 될테니 부디 많이 생각하고 많이 배워서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사람을 택하기를 지켜보기를 희망한다고...


저는 저의 직장이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고 때론 마찰이 있을지언정 대화의 창이 열려있는 조직의 분위기가 좋습니다.

82회원님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듣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에서 저는 또 한번의 희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번쯤 제 마음을 일기장에 적듯 써내려가고 싶었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210.218.xxx.4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웃음이지어지네요
    '09.5.27 5:15 PM (121.151.xxx.149)

    그런 따뜻한곳이니 아이들도 마음껏 공부하고 놀수있겠지요

    저희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는데
    서거한날부터 지금까지 거의 사람들이 검정색이나 하얀색옷이라고 하네요
    누가 뭐라고한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이 변했구나
    사람들이 알것은 아는구나했다고하네요

  • 2. ..
    '09.5.27 5:15 PM (58.148.xxx.82)

    전 전직 교사랍니다.
    교사직 그만둔 걸 후회안했었는데
    요 며칠 정말 안타깝습니다.
    우리 아이 학교 선생님들 보니...
    우리 아이들...정말 잘 가르쳐야합니다.
    그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 희망입니다.

  • 3. 성모성월
    '09.5.27 5:16 PM (218.52.xxx.8)

    반갑네요. 혹시 계성 여중 안닌가요.

  • 4. 그런
    '09.5.27 5:16 PM (114.206.xxx.161)

    개념학교가 많이 늘어났음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 5. 29일
    '09.5.27 5:20 PM (211.198.xxx.202)

    이런 글 들을 보면 저두 모르게 안도의 한 숨이 나요..
    좋은 소식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6. 성모성월에
    '09.5.27 5:23 PM (121.147.xxx.151)

    신부님이 추모미사를 한다니 고맙군요.
    사립학교인데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고.
    원글님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박에 느껴지네요^^

  • 7. 왼쪽에서본오른쪽
    '09.5.27 5:28 PM (211.51.xxx.170)

    저도 처음으로 마음이끌려 뽑은 대통령 이셨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픈가 봅니다...

  • 8. airenia
    '09.5.27 5:29 PM (123.214.xxx.251)

    조중동에서.....어쩌면.....그 학교 재단 비리 어쩌고 기획기사 낼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도 남을 놈들 아닌가 생각해 보네요.ㅠ

  • 9. 우리애
    '09.5.27 5:44 PM (121.169.xxx.32)

    학교는 교장이 이명박 스러운 노교장이라 감히 선생님들이
    말도 못꺼내고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한테 잠시 슬픈일이 있다고
    조문글 한줄씩 쓰자해서 썼다네요.
    오늘 학교 아나바다 행사 준비하자고 연락온거 못하겠다고 거절했습니다.

  • 10. 아꼬
    '09.5.27 5:52 PM (125.177.xxx.131)

    장례후의 혼란도 이제는 걱정스러운데 원글님의 학내분위기로 위로를 느낍니다. 좀더 단호하게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동참하는 길목에 첫발을 디딘듯. 너무 즐거운 소식이네요.

  • 11. 님과 같은
    '09.5.27 6:00 PM (58.124.xxx.104)

    교사분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요..앞으로도 쭈욱 잘 부탁드립니다...

  • 12. 어느 학교인지
    '09.5.27 10:51 PM (221.146.xxx.99)

    소재지만 알려주세요^^

  • 13. 혹시
    '09.5.27 11:47 PM (118.35.xxx.128)

    살*시오여고인가요? 성모성월 행사하는 다른 학교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요.. 반가워서요..
    모교에서 성모성월 축제하던 생각이 나네요.

  • 14. 혹시
    '09.5.27 11:49 PM (118.35.xxx.128)

    제 모교는 초등,고등은 있는데 중등도 있는 것으로 봐서는 제 모교는 아닌가봐요. 암튼 이런 학교가 많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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