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노간지 담배' 시작된 봉하쉼터…이제는 '적막감'

눈물나요... 조회수 : 677
작성일 : 2009-05-26 17:30:12
'노간지 담배' 시작된 봉하쉼터…이제는 '적막감'
노컷뉴스 | 입력 2009.05.26 15:48 | 수정 2009.05.26 16:03




[부산CBS 김혜경 기자]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소탈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밀짚모자를 쓰고 음료수를 먹는 모습, 손녀와 자전거를 타고 논두렁을 건너는 모습, 봉하마을을 방문한 여대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

그 중에 점퍼차림으로 구멍가게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은 노 전 대통령에게 '노간지'라는 별명이 붙여지게 된 인상적인 사진 중에 하나다.

'노간지'는 '폼이 난다'는 일본에서 건너온 말과 노 전 대통령의 성을 딴 언어로, 네이버 신조어 사전에 올라와 있을 만큼 누리꾼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

일명 '노간지 담배' 사진은 장소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50m 정도 떨어진'봉하쉼터'로 사저에서 가장 가까운 슈퍼이다.

약 30 제곱미터 규모의 봉하쉼터에는 음료수, 과자, 잔치 국수 등을 판매하는 작은 슈퍼로 주로 마을 주민들과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주인인 백승택(52)씨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자마자 가게문을 걸어 잠갔다.

생전 노 전 대통령이 앉았던 의자에서 하루종일 울기를 꼬박 하루.

지난 일요일부터는 조문객들이 남긴 그릇을 씻고, 자원봉사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면서 24시간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아직 영정사진은 '승택아, 밥 먹었나?'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앞에 상영되는 영상 속에는 아직도 목소리가 쩌렁쩌렁한데... 모든것이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종일 뙤약볕에서 그릇을 날라서인지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백씨는 오랫동안 상념에 잠겨 있다가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다.

"인터넷에 담배피는 사진이 떴다고 사람들이 그래서, 한번 봤는데, 그 모습 그대롭니더, 그분은 진짜 소탈하고, 동네 사람들 만나면 먼저 손을 흔들어 주시면서 '00야~ 잘 있나?' 하고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더"

노 전 대통령은 오다가다 가게에 들러 친환경농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께서는 '봉하마을 만이라도 오리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더. 당장은 손해볼 지 몰라도, 앞으로는 그게 농촌을 살리는 길이라고, 저한테도 농사일 게을리 하지 말라고 일러 주셨습니더"

노 전 대통령은 평소 점퍼에 헐렁한 바지를 입고, 논밭에서 산책하는 것을 즐겼으며, 동네 사람들을 만나면 '귀한 일 하십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하며 먼저 일상적인 인사를 건냈다고 한다.

"가끔 들러서 손녀들 아이스크림도 사주시고...그 사진이 찍혔을 당시에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오랜만에 들르셔서 '요즘 뭐 좋은 담배 있나?'라고 물으셔서, 이것 저것 소개해 드렸습니더. 그중에 하나를 고르셔서 드렸는데, 한 두 모금 태우시다가 그냥 끄셨습니다."

백씨의 깊게 팬 주름에 눈물이 쉼 없이 고였다.

"그분은 그랬습니더. 길거리에 떨어진 쓰레기를 보면 주저없이 바로 줍는 소탈하시고 욕심없는 분이셨습니더. 이곳에서 손녀와 아이스크림을 드시던 그 모습 그대로...그때보다 더 행복하게 편히 잠드셨으면...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이제 노 전 대통령이 앉았던 자리에는 뽀얀 먼지가 쌓였고, 가게 밖에는 전국에서 몰린 조문객들이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며 마르지 않는 눈물을 쏟고 있다.
hkkim@cbs.co.kr

[관련기사]
http://photo.media.daum.net/list/view.html?cateid=100000&newsid=2009052615481...
IP : 203.248.xxx.1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irenia
    '09.5.26 5:36 PM (123.214.xxx.251)

    http://photo.media.daum.net/list/view.html?cateid=100000&newsid=2009052615481...

  • 2. 아까운..
    '09.5.26 5:40 PM (122.34.xxx.11)

    아깝고 또 아까울 따름입니다 ㅜㅠ

  • 3. 어쩜 좋아요.
    '09.5.26 5:42 PM (121.157.xxx.90)

    어쩜 좋아요. 일해야 하는데..
    이런 글 보면.. 말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듯해서..
    자꾸만 눈물만 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3903 미네르바와 이지원 시스템 6 가슴아픈이 2009/05/26 595
463902 우리동네 엄청난 번화가 사거리의 경이로운 모습 35 흑흑 2009/05/26 4,431
463901 인천시의회 국민장 기간 해외출장 '예정대로' 9 세우실 2009/05/26 329
463900 기독교인들 왜그러시는지? 11 부산입니다 2009/05/26 898
463899 쥐박이 뻘짓하는거야 하도 많지만 , 또 한번 한심한.....휴~ 9 답답해라 2009/05/26 601
463898 광명시장 오늘 생일 같겠어요. 15 2009/05/26 903
463897 민주당 "조문 방해하는 자치단체장들" 1 세우실 2009/05/26 354
463896 @@ 노짱님을 배웅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들... @@ [19] 8 phua님글.. 2009/05/26 905
463895 '봉화산이 있는 봉하마을' 입니다. 5 봉하가 맞죠.. 2009/05/26 301
463894 다음 생애엔 2 부탁드립니다.. 2009/05/26 127
463893 봉하마을에 하얀국화를 보내고자합니다 8 불량마누라 2009/05/26 591
463892 '노간지 담배' 시작된 봉하쉼터…이제는 '적막감' 3 눈물나요.... 2009/05/26 677
463891 깐느설정녀..홈피.. 5 사랑하는사람.. 2009/05/26 910
463890 교보문고에 태극기 팔까요? 6 태극기 2009/05/26 219
463889 하하하하하 변명은 하고 싶구나~ 3 하하 2009/05/26 553
463888 봉하마을에 물품 보내기 - 도움이 되실까 하여 적습니다... 11 불량마누라 2009/05/26 966
463887 왜? 쥐박이인지 누가 설명좀 해주세요 20 궁금요 2009/05/26 842
463886 개념있다? vs. 개념없다? 24 정말 궁금해.. 2009/05/26 564
463885 오늘도 동네 한바퀴 돌아보니... 9 근조대한민국.. 2009/05/26 506
463884 정토원 원장 “盧전대통령 죽음은 타살” 미디어다음 6분전 4 미니민이 2009/05/26 1,486
463883 정의구현사제단 추도미사 봉하마을에서도 하신대요. 5 고맙습니다 2009/05/26 799
463882 아래 참 쉽죠잉님 북핵문제 해결 인용글.. 5 안타까워서 2009/05/26 177
463881 노무현 대통령 가족이 돈받은거는 큰 잘못이라구요? 98 카후나 2009/05/26 2,112
463880 신문 구독 권유 전화 적법인가? 1 그냥... 2009/05/26 95
463879 학교책상위에 얹어놓은 핸드폰...글쎄....!! 7 귀신이곡할노.. 2009/05/26 649
463878 강금원 회장을 위한 변명 11 이분이진짜남.. 2009/05/26 951
463877 죽어서도 이용당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19 ........ 2009/05/26 1,217
463876 강서구 5호선 발산역 분향소 2 7번출구 2009/05/26 141
463875 4시간동안 노짱사진 붙이고 다녔어요 15 고양이이발사.. 2009/05/26 644
463874 지금 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27 한마디씩적어.. 2009/05/26 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