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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청문회서 돋보인 노무현 의원 /매도당하뎐 ‘운동권사람’ 실상 보여주고 싶었다
불합리·모순 진술 되몰아쳐 핵심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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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88.11.11 본지 3면 1판 1229자 최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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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안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일해재단 청문회에서 차분하고 진지한 자세와 민중적 시각
그리고 논리적인 신문으로 단연 두각을 드러낸 노무현 의원(민주, 부산 동구,42)은 10일 쇄도하는 격려전화로
“도무지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부산상고를 졸업,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는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서 국가와 권력을 사유물로 인식한 자들이 저지른 부정비리가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의 고통과 어떤 관련을 갖는지 제대로 비쳐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7개월이라는 짧은 판사생활을 끝내고 지난 78년 변호사를 개업한 이래
81년 모진 고문을 통해 용공 조작됐던 세칭 `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으면서 운동권 변호사로 변신하기 시작한
노 의원은 지난해 8월 거제 대우조선의 이석규씨 장례식과 관련, 검찰이 수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되면서 이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단순한 변호사로서의 `직분’을 넘어 학생시위가 있으면 학생들과 함께 돌을 던지고, 몸싸움도 같이했다. 그래서 그는 동료 법조인들로부터 “변호사로의 품격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청문회에 대한 준비는.
=처음부터 5공특위에 소속되긴 했으나 노동문제에 주력하다 보니 5공특위를 등한히 했었다.
국감이 끝난 뒤 당의 전담 전문위원들이 수집·분석한 자료를 얻어 전체 흐름을 숙지하고 내 시각으로 분류·정리하는 정도의 준비밖에 못했다.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제도의 미비, 의원들의 준비부족과 신문기술의 미숙은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제일 큰 문제는 의원들이 청문회를 개인적인 정치활동의 장으로, 정당간의 경쟁의 장소로 생각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청문회의 의의는.
=그동안 선거가 돈과 권력에 좌우되고 기만성으로 인해 의회에 우리 사회의 각 계급계층의 이해가 있는 그대로 반영되지 못해 왔다.
의회의 활동이 국민에게 공개됨으로써 국민의 직접적인 심판을 받게 되고 그간의 정치적 타협 등이 이젠 국민의 주목과 압력 속에서 이뤄지게 된 점이 큰 의의라고 본다.
―어떤 마음으로 청문회에 임했나.
=증인으로 끌려나온 사람들은 거의가 기본적으로 인식이 잘못 돼 있는 사람인 만큼 고함으로 승복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상대가 불합리하고 모순된 진술을 하도록 끌고간 뒤 그걸 집요하게 몰아쳐 상대방을 압도한 뒤 얻고자 하는 핵심적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들이 그토록 매도하던 운동권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의 신문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변호사로서 익힌 논리적 사고나 신문기술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중운동에 참여하면서 얻은 사회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관점을 이 사건에 적용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최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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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청문회서 돋보인 노무현 의원..한겨레 1988.11.11
... 조회수 : 111
작성일 : 2009-05-26 12: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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