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제 분향소에서

비를머금은바람 조회수 : 335
작성일 : 2009-05-26 07:44:09
지방도시 번화가 한가운데 차려진 분향소에 가서
국화꽃을 올리고 향을 피우고 절을 올렸습니다.

온동네 문구점에서 제가 그리도 찾던 검정 근조 리본을
분향소에서 얻을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분향소를 챙기시는 분들께 살짝 부탁드렸어요.
저는 분향을 했지만 울 애들에게 갖다줄 검정리본 좀 얻을수 있을까요.

2개 주시더군요.

......근데요, 제가 애가 셋이예요.
머뭇머뭇 그리 말을 드렸어요.

그러자 분향소의 그 총각,

셋째 아이꺼 리본
남편분꺼 리본
시어머님꺼 리본
시아버님꺼 리본
(벗뜨, 아직 시부모님 안 모심)

합이 왕창 6개를 더 주시더이다.

저는 감사하다고 냉큼 잘 받아왔습니다.ㅎ

받아온 검정리본들을 이웃들에게도 나눠주고.
오늘 딸들에게도 달아볼 것을 권할 예정입니다.

물론 지금 제 가슴에도 그 리본이 달려있고요.
아침 저희 집 식탁에 차려진 작은 쟁반에 쌀을 담은 밥공기에 향을 꽂아 피웠습니다.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이 맞군요.
함께 슬퍼해주고 함께 울어주는 이가 점점 늘어나니
제 눈물이 조금 줄어든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리 가신 그분에 대한 그리움은 전혀 줄어들지가 않네요.





IP : 125.184.xxx.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ma
    '09.5.26 8:04 AM (121.169.xxx.251)

    저와도 슬픔 나눠 주세요. 잊어보려고 잠을 자도, 단것을 먹어도, 아직도 너무 슬프고, 분노가 치밀어서 숨 쉬기가 힘드네요

  • 2. 비를머금은바람
    '09.5.26 8:19 AM (125.184.xxx.8)

    네 슬픔 나누고 싶네요.

    위로는 안 되겠지만
    노통께서 대통령 당선되시고 청와대 들어갈 무렵에 지인에게 그리 말씀하셨다 합니다.
    1년 안에 살아서 나올수 있을까.......하고.
    이미 대통령 출마하실때부터 항상 죽음을 떠올리셨던 분입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무슨 영광의 꽃길인줄 알았지만
    그분은 애초에 사지로 뚜벅뚜벅 걸어가신 것입니다. 이미 다 아시고....

    저도 이 생각만하면 더 억장이 무너지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점점 노통에 대해 알아가고들 계십니다.
    어떤 분은 돌아앉은 부처들을 다시 돌려놓는 형국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슬픔과 그리움은 여전하지만
    알아주는 이가 많아지니, 이전보다는 덜 외롭습니다.
    dma님의 슬픔도 덜어지길 기원합니다.

  • 3.
    '09.5.26 10:51 AM (125.190.xxx.48)

    딸아이...
    엄마가 프린트해서 투명테이프바른 리본을 달고
    유치원엘 갔습니다..
    어제는 오후에 달고 다녔는데..
    아침에..유치원갈때도 달건지 말건지 물어보니..
    안 달겠다고 하더군요..어제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했던가 봐요..
    그러다가..문을 나서면서..
    다시 달겠다며,,
    달고 갔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3513 그냥..공감가는 글이 있어서... 2 mb 꺼져줄.. 2009/05/26 349
463512 남편의 변화 9 ㅠㅠ 2009/05/26 1,117
463511 노 대통령 추모곡 we believe !!! 4 개념 젊은이.. 2009/05/26 393
463510 특검이라도 해야되는것 아닌가? 17 수상해.. 2009/05/26 590
463509 펌]나경원 아줌마, 파리에서 재미있나요? 이슬처럼님 |21:28 | 13 주어 못찾는.. 2009/05/26 1,262
463508 이제라도 노사모가 되렵니다.... 죄송한마음에 7 늦었지만 2009/05/26 315
463507 어제 분향소에서 3 비를머금은바.. 2009/05/26 335
463506 역사가 나를 평가해 줄것이다 대쪽같은 님.. 2009/05/26 151
463505 대형 홈쇼핑 사이트와 대기업들 참 한심합니다. 3 2009/05/26 573
463504 [펌]청와대 홈피에 올라온 진짜 용감한 글 5 조이스 2009/05/26 1,372
463503 언론의 작태... 1 정신차리라... 2009/05/26 166
463502 베란다에 국기 꽂는 자리가 없는데 어쩌죠... 7 ... 2009/05/26 399
463501 82쿡 안에서만 살고 싶을뿐.. 7 무기력 2009/05/26 479
463500 옥중 이광재 추모글 8 일편단심 2009/05/26 559
463499 미주지역 분향소 현황 1 謹弔민주주의.. 2009/05/26 191
463498 @@ 노짱님 뵈러 봉하에 가신다고 한 회원님들께... @@ 4 phua 2009/05/26 813
463497 장난전화............. 1 jack 2009/05/26 191
463496 정말 지독히도...... 6 비를머금은바.. 2009/05/26 462
463495 [기자의 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이 남긴 회한 생각해 봐야.. 2009/05/26 412
463494 82에 동호회 설치를 하면 어떨까 싶어지는... 2 그냥 2009/05/26 293
463493 넷세상은 지금… ‘노간지’ 열풍 ... 4 상록수 2009/05/26 557
463492 [ 펌] 굿바이 노짱 - 산하님 글 1 굿바이 2009/05/26 295
463491 노 전 대통령 영결식 오는 29일 경복궁 앞뜰서 1 눈물 2009/05/26 294
463490 글로벌 시대 미국 - 박격포가 제격이다. 공감 백만배!! 4 알아야산다 2009/05/26 246
463489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동영상입니다. 1 ... 2009/05/26 212
463488 해외에서라도 자봉단 분들께 송금해 드릴수 있는곳 알고 싶습니다 7 하나엄마 2009/05/26 294
463487 경북 구미 시청 분향소가 있습니다 1 눈물 2009/05/26 95
463486 그럴 줄 알았다... 북핵카드 낼 줄 알았다... 6 펌글 2009/05/26 593
463485 이 한장의 사진때문에 8 패닉상태 2009/05/26 1,506
463484 탄핵서명하러 갔는데 서명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서명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나오네요. 5 바보 2009/05/26 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