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시 번화가 한가운데 차려진 분향소에 가서
국화꽃을 올리고 향을 피우고 절을 올렸습니다.
온동네 문구점에서 제가 그리도 찾던 검정 근조 리본을
분향소에서 얻을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분향소를 챙기시는 분들께 살짝 부탁드렸어요.
저는 분향을 했지만 울 애들에게 갖다줄 검정리본 좀 얻을수 있을까요.
2개 주시더군요.
......근데요, 제가 애가 셋이예요.
머뭇머뭇 그리 말을 드렸어요.
그러자 분향소의 그 총각,
셋째 아이꺼 리본
남편분꺼 리본
시어머님꺼 리본
시아버님꺼 리본
(벗뜨, 아직 시부모님 안 모심)
합이 왕창 6개를 더 주시더이다.
저는 감사하다고 냉큼 잘 받아왔습니다.ㅎ
받아온 검정리본들을 이웃들에게도 나눠주고.
오늘 딸들에게도 달아볼 것을 권할 예정입니다.
물론 지금 제 가슴에도 그 리본이 달려있고요.
아침 저희 집 식탁에 차려진 작은 쟁반에 쌀을 담은 밥공기에 향을 꽂아 피웠습니다.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이 맞군요.
함께 슬퍼해주고 함께 울어주는 이가 점점 늘어나니
제 눈물이 조금 줄어든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리 가신 그분에 대한 그리움은 전혀 줄어들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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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분향소에서
비를머금은바람 조회수 : 335
작성일 : 2009-05-26 07:44:09
IP : 125.184.xxx.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dma
'09.5.26 8:04 AM (121.169.xxx.251)저와도 슬픔 나눠 주세요. 잊어보려고 잠을 자도, 단것을 먹어도, 아직도 너무 슬프고, 분노가 치밀어서 숨 쉬기가 힘드네요
2. 비를머금은바람
'09.5.26 8:19 AM (125.184.xxx.8)네 슬픔 나누고 싶네요.
위로는 안 되겠지만
노통께서 대통령 당선되시고 청와대 들어갈 무렵에 지인에게 그리 말씀하셨다 합니다.
1년 안에 살아서 나올수 있을까.......하고.
이미 대통령 출마하실때부터 항상 죽음을 떠올리셨던 분입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무슨 영광의 꽃길인줄 알았지만
그분은 애초에 사지로 뚜벅뚜벅 걸어가신 것입니다. 이미 다 아시고....
저도 이 생각만하면 더 억장이 무너지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점점 노통에 대해 알아가고들 계십니다.
어떤 분은 돌아앉은 부처들을 다시 돌려놓는 형국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슬픔과 그리움은 여전하지만
알아주는 이가 많아지니, 이전보다는 덜 외롭습니다.
dma님의 슬픔도 덜어지길 기원합니다.3. 울
'09.5.26 10:51 AM (125.190.xxx.48)딸아이...
엄마가 프린트해서 투명테이프바른 리본을 달고
유치원엘 갔습니다..
어제는 오후에 달고 다녔는데..
아침에..유치원갈때도 달건지 말건지 물어보니..
안 달겠다고 하더군요..어제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했던가 봐요..
그러다가..문을 나서면서..
다시 달겠다며,,
달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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