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더군요.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항상 제일 먼저 했던 일들이,
풍수지리적으로 따져 선친묘를 옮기거나 초호화판으로 바꾸거나 하는 것이었죠.
박통만 해도 그 사치스러움이 대단했었고, 전두환 같은 치들도 예외 없었고요.
그런데 오늘 뉴스에서 노대통령 선친묘를 보고 놀랐습니다.
일반인들과 아무 차이가 없었으니까.
이런 분을 비리네 뇌물이네 하면서 몰아댔으니...
거기에, 노사모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노빠'도 아니었던 제가 이렇듯 가슴 아픈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그 중 한가지가 '죄책감' 때문입니다.
박연차 게이트네 뭐네 하면서 요란법석 언론에서 노대통령을 물고 늘어지고 잡아뜯을때,
전 그게 잘못 된 짓인지 알면서도, 검찰이나 언론들이 너무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포털이나 신문 게시판에서 노대통령을 욕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반박글 하나 올리지 않았으며,
한마디로 관심도 크게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늘상 있었던 일이니.. 이번도 그러려니.. 저러다 말겠지.. 이런 안이한 생각뿐이었지요..
그런데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보니..
제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저같은 이들의 무관심이 그 분을 벼랑끝까지 내몬 것이 아닌가..
인터넷에 익숙하고 애용하시던 그 분이, 그간 언론들이 장난칠 쳐대는 걸 안보셨을리 없을테고,
그것에 맞장구 쳐, 좋다고 그 분을 욕하고 물어뜯던 네티즌들의 글들을 안보셨을리 만무하지요.
전 그 변화를 느끼고 보고 있었거든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네티즌들이, 뇌물수수사건이 터진 이후로, 명박 정권의 기대대로,
그렇게 노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욕을 하기 시작했었다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이명박같은 치들과 동급으로 놓고 욕 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 분이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늘상 그래 왔으니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그 '늘상' 그래 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을까..
그 분을 그리 만든건, 비단 명박정부나 떡검이나 언론들 뿐 아니라,
나같은 국민들.. 무관심했던 국민들도 똑같이 죄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욱 죄송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저렇듯, 선친묘역 하나 번듯하게 꾸미지 않으셨던 분인데...
왜 진작 이런걸 몰랐을까.. 왜 진작 나쁜치들로부터 보호해 드리고 옹호 한번 해드리지 못했던 것일까..
아무리 일개 평범한 국민 중 한사람이라지만,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다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진 않았을까..
죄책감이 큽니다.
물론 그 분이 단순히 외롭고 속상하고 우울해서 그런 결단을 내리셨을거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그것 이상으로.. 뭔가 큰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그걸 잊으면 안될겁니다.
정신이 번쩍 납니다..
이명박이나 떡검이나 ㅄ같은 언론들에게 나 같은 사람 역시 똑같이 놀아나고 있었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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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의 선친묘를 보셨습니까?
펜 조회수 : 1,384
작성일 : 2009-05-26 00:43:21
IP : 121.139.xxx.22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d
'09.5.26 12:52 AM (125.186.xxx.150)음..대통령 자식들이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없죠. 역대 대통령들은 재벌가와 결혼시키고 그러지않았나요?
2. 씨언타
'09.5.26 1:32 AM (125.177.xxx.83)종자가 달라요. 퇴임전 동영상 보니 새로 대통령이 들어오면 이거저거 꾸미는데 돈 못쓴다고, 내가 퇴임하기 전에 먼저 돌 깔아준 거라고 나오잖아요. 그랬더니 뭡니까. 취임 7개월 만에 비품비로 14억을 쓴 놈이 저 쥐새끼예요.
3. 취임하자마자
'09.5.26 8:42 AM (220.120.xxx.193)청와대 완전 리모델링 수준으로 싹 바꿨다고하던데... 저도 그거보고 기막혔네요..
4. ..
'09.5.26 9:31 AM (211.108.xxx.17)그러면서도 집에서 쓰던 비데(더러버라..) 떼어가지고 갔다고
쑈했잖아요. 엄청 알뜰하다고..
아...정말 욕나와요. ㅅㅄㅄㅄ(&%^%^(&*^#5. 저도
'09.5.26 1:06 PM (121.169.xxx.250)수수한 선친묘를 보고 다시 한번 고개 숙였습니다~~~!!!
참으로 아까우신 분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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