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토요일 아침에 소식을 접하고는
너무 슬퍼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저는 386세대.,
대통령은 태어나서 고2때 까지 한 사람이였던 터라
그게 그런건 줄로만 알았던
순진하고 바보스런 한국의 한 사람이였지요.
제 고등학교 친구들은 모두 다 대학을 진학한 뒤
소위 말하는 열렬 투사들이 되었어요.
5명의 단짝 친구들이 정말 모두 다 같이요.
한 친구는 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 탄광촌으로 가서
위장취업을 하고 야학도 가르치던 친구였는데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친구 동생이 다른 친구에게 연락을 하고
우리 모두 모여 친구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는데
저는 가지 않았어요.
아니..못 가겠더군요.
나랑 같이 밤이면 동네 놀이터에서 만나 남겨진 그네를 타면서
밤하늘을 보며 얘기를 나누던
친구가 진짜 내 친구이지
변하지 않는 시대에 항변하면서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스스로 곡기를 끊고 숨을 놓아버린 친구는
내 친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20년즘 지난 지난 토요일 아침에 너무 놀란 소식을 또 다시 봤어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정말 아무것도..
소리내어 울어도 속은 더 답답해갔고
물도 못 마시겠고
매일 듣던 음악도
음악없이는 한시도 못사는데..
스피커를 킬 용기가 나질 않았어요.
이럴려고 그런것인진 모르겠지만
오월에 제가 검은 옷 두 벌을 손뜨개로 떴어요.
하나는 독일친구 생일이라 가져다 주고
하나는 제가 입을 량으로 제 몸에 맞게 뜬 다음
모자란 실을 사러 갔다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검은 리본을 달면 어떨까 주인 아줌마에게 물었더니
잘 어울리겠다면서 리본길이 만큼을 그냥 주시더군요.
그 리본을 옷에 묶고
어제 미사드리고 왔어요.
미사중에 우는 저를 보고 아이가 묻더군요.
돌아가신 대통령 때문에 그러냐고..
그런 나쁜 대통령을 뽑은 국민들이 더 나쁘다고 하더군요..
그래, 그 말도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했어요..
어제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이곳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세례명이 유스티노인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위령기도를 드리고 잠이 들었는데
꿈에 커다란 기차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타고 있었어요.
앞 칸, 뒤 칸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 기차에 많이 사람들이
뭔가 불안해서 굉장히 시끄럽게 떠들고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는 거에요.
그런데 그 분이 나타나셔서 가운데 칸에 앉으셔서 커다란 핸들을 딱 잡으시니까
조용히 평정히 되더군요.
여유롭게 핸들을 꽉 잡고 이제 갑니다라는 듯이 웃으시면서
운전을 하셨는데 기차가 순식간에 사라지더군요.
정말 찰라 라고 할 만큼의 한순간이란 것이 꿈에서도 느껴졌어요.
그리곤 잠에서 깨었는데 새벽이었어요..
헌데 이상할 만큼 그 다음부터는 맘이 평온해 졌어요.
거의 패닉상태일 만큼 실신해져 있었는데
맘의 가닥이 잡히는 듯..편안해 지더군요.
아직 많이 슬픈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오늘 아침에도 울고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음악을 틀었어요.
음악도 듣고 밥을 해서 아침도 먹었구요..
먼저 보낸 친구
물론 그 친구도 늘 제 맘속에 있지요..
친구와 님을 위해서 다시 기도를 드렸어요.
기득권과 온갖 부조리의 사회층과 맞서
오로지 자신만을 믿고 의지하고
신념과 정의를 위해서 사셨던 분,
그 분의 죽음이 헛되이지 않게
열심히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고
그렇게 살게 해 달라고 오늘도 기도하면서 지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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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뵈었어요.
어제 밤 조회수 : 490
작성일 : 2009-05-25 18:47:40
IP : 84.137.xxx.9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참나...
'09.5.25 6:51 PM (121.134.xxx.247)좋은곳 가셨으면 좀 편안히 쉬시지 그곳에서도 운전수하고 계시나보네요...ㅠㅠ
천상 그런 분이신가 봅니다....그곳에서는 항상 평안하시길, 이곳에 계신동안
너무나 부족한 국민이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2. ㅡㅡ
'09.5.25 6:52 PM (116.41.xxx.5)너무나 부족한 국민이어서 정말 죄송했습니다..... 222222
3. ```
'09.5.25 6:58 PM (203.234.xxx.203)안타깝게도 우리의 대통령은 갔습니다.
너무 아쉽고 서럽고 마치 천애고아가 된 느낌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 분은 저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가셨지요.
그 분은 아마도 잠시 쉬었다가 더욱 훌륭한 리더로 우리 아이들에게 나타날지도 몰라요.
그 분을 보내드리고 마음을 다 잡아야 되는데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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