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3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바위로 추락해 사망했다.
못 배운 자, 가진 것 없는 자, 배경 없는 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도
악랄한 기득권의 발악과
한 때 동지였으나 수많은 유다가 되어버린 이들에게
떠밀려
봉화산에서 살해됐다
바보라는 소리를 들으며
꿋꿋하게 자기 소신의 길을 걷다
마침내 이 땅의 희망으로 떠올라
권위와 보수의 전통을 거부하고
억울했던 과거를 바로잡고
생활 속의 민주주의를 몸소 실천하다가
고향으로 내려가 손수레를 끌던
서민의 대통령은
삶과 죽음은 하나가 아니냐는
체념의 신음을 내뱉은 체
그렇게 사라졌다
한 도시를 모두 피의 무덤으로 만들어 놓고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챙기고도
전 국민을 상대로 몇 십만 원의 돈 밖에 없다는
전직 대통령은
제 명 다하며 너무나 잘 살고 있는데
챙긴 돈이 너무 많아 끝내 가족싸움까지 벌이는
또 한 명의 대통령도 호의호식하고 있는데
사과 박스로 커온 당에서 나온 대통령도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는데
염치없어도 잘들 살고 있는데
자리에 있을 때는 청렴에 대한 칭찬하나 없다가
자리에 물러나자 청렴 운운하며
이제는 그를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고
거짓말쟁이의 몰락이라고
드러내놓고 고소해하며
이제는 자연인으로 남은 그의 가족을, 가장의 명예를, 개인의 존엄성을, 부관참시 하던
저들의 폭력은
눈에 가시를 뽑는 것도 부족해
아예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함으로써
끝내
바라던 대로 이루어졌다
노무현님을 외치다
어느 순간
노무현 놈이라고 말하던
속 얇은 사랑가도
이렇게 끝이 났다
어렵게 성취한 민주의 시계가 가꾸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 땅의 사람들은
점점 더 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의 가치가
그의 업적이
지금과 대비되어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던 때였다
그래서 그가
홈페이지 안에서라도
꿋꿋하게
가망 없는 세상에서 방황하는 우리에게
나침반이 되어 주기를 바랐다.
이렇게 거짓말처럼
죽음을 선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우리는 희망도 없이
중력 없는 새처럼
눈의 초점을 잃은 체
그렇게 체념 속에서 살아가야하는가
한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추락사시키는
이 비상식의 세상에서
희망의 지도자를 잃어버린
우리는
우리의 가치관은
그의 죽음은
또 어떠한 말과 붓 속에서 희롱되어져야 하는가
2009년 5월 23일
소박한 사람들이 가진 삶에의 믿음은
바위에 던져져 산산조각 났다.
용기 있는 자가 용기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절망 속에서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어쩌면 그는 자신의 죽음을 통하여
살아있는 자를 깨우려 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지금은 그렇게라도 믿어야
숨이라도 쉴 수 있겠다.
미소가 건강했던
유일한 대통령
노무현.
부디
영면하시길.
미소가 건강했던
유일한 대통령
노무현.
부디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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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시입니다.. 구구절절 가슴을 찌르네요
해피트리 조회수 : 271
작성일 : 2009-05-25 10:43:56
IP : 121.166.xxx.8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ㅜㅜ
'09.5.25 10:53 AM (59.5.xxx.133)할 수 있는 일이 우는 것 밖에 없다니..
2. ㅜㅜ
'09.5.25 10:59 AM (121.164.xxx.196)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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