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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않은 편지
물론 제가 방청소하다 서랍에서 찾아낸것이구요.
요즘 사춘기가 거의 극에 달해 어찌 할바를 모르겠는데
혹 이 글을 보시고 딸의 심리상태를 알수 있을까 해서
이곳에 올려 봅니다.
부모님께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이에요.
지금은 8시 35분 15초를 지나고 있어요.
여기는 **중학교 2학년 *반 교실이고요.
오늘은 금요일이라서 *******과목이 들었어요.
아, 오늘 점심시간까지 국사노트를 드려야 되는데 안가져와서 이따 빨리 집에
갔다와야 할 것 같아요.
내가 드른 애들 것도 걷어서 내야 되는데 내가 안가져왔네;;
아침으로 요구르트를 먹어서 인지 속이 꾸르륵 거려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아요.
친구가 핑크색 팬을 빌려갔어요. 하이테크2개,미피펜1개.
이렇게 3개를 빌려걌는데 사실 색깔은 거의 (티안나게 다르지만)같아요.
하나는 예전짝이 '자비'를 배우는 도덕시간에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준다고 주었어요.
하나는 ****에서 하이테크(3000원)을 대박세일
해서 1600원에 팔길래 충동적으로 사버렸어요.
미피펨은 0.5mm짜리 펜인데 쓰기 편하고 색도 새로 나와서 샀는데
색이 똑같더라구요.
그래도 후회되지는 않아요.골라쓰는 재미가 솔솔하거덩요.
분명히 오늘도 난 부모님께 화를 낼거예요.
그리고 또 씩씩거리며 학원에 갔다 내일되기 15분전에 들어와 화를 낸후,
자러들어가겠죠. 몸조심하세요. Long live parents
-**올림
엄마 아빠와 말하기가 싫대요. 전부짜증이 난답니다.
저희가 하는 모든 말이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말하지 말랍니다.
저도 안하고 살겠다고....
요즘 저흰 아이 눈치보느라 잔소리라고는 안하고 사는데...
청소년상담기관이나 병원 잘아시는곳 있으면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집에서는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네요.
1. 현랑켄챠
'09.5.25 9:46 AM (123.243.xxx.5)애가 상당히 똑똑한 아이군요. 유식하긴 한데 밝다면 유머고 어둡다면 냉소겠는데, 지금은 후자에 가깝네요. 어버이날 편지를 쓰긴 써야겠는데 마땅히 부모님께 할 말이 없는 거죠. 이런 말 저런 말을 주저리주저리 하고 있긴한데 내용은 없습니다만 유심히 볼 것은 아이들이 쓰는 물건, 아이들끼리만 통하는 것들 또는 학교에서만 통하는 내용들입니다. 뭔가 부모님께 상당한 불만이 있는거죠. 어투로 봐서는 엄마가 이런 거 알긴 알어? 라는 어투입니다. 관심이 필요하겠네요.
제가 엄마라면 오늘 문방구가서 여러가지 펜들을 사겠습니다.(당연히 하이테크랑 미니펨인가 그건 사면 안됩니다. 그럼 봤다는 걸 들키니까) 그리고 딸아이가
오는 시간에 맞추어 가계부를 펼쳐놓고 혼잣말로 그럽니다.
"펜을 사기는 샀는데, 아....어느게 잘 써지는 지 모르겠네...."
이러면서 물어보세요. 요즘 학교에서는 애들이 무슨 펜 많이 쓰냐고?
거기서부터 시작할 것 같아요.
아이는 지금 진짜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공부, 성적 이런거 말구요....진짜 말상대요.2. 현랑켄챠
'09.5.25 9:47 AM (123.243.xxx.5)근데, 제목보고 김광석 노래인 줄 알고 들어왔었어요. 제 18번인지라...ㅠㅠ
3. ehak
'09.5.25 10:45 AM (121.88.xxx.207)정서적 관심과 물리적 관심
학원을 늦게까지 보내신다고 자식에게 잘해주는건 아니겠죠
좋은 펜을 선물한다고 자제분이 좋아할것 같지 않네요
한 번 미워지면 새로 친하게 되기 어렵습니다(미움은 순간이 아니라 누적적인 사건의 결말입니다)
저라면
지금 이렇게 되기전 자제분이 뭐에 관심이 있었는지 생각해보시고
차근차근 친구가 되시면 좋아질거라 봅니다
자기 변명도(평상시 이런 말을 하셨다면 안하시는게 좋다고 봅니다) 필요하고요
마지막으로 제가 해드릴 말씀은
본인 입장이 아닌 자제분 입장에서 말씀해주시는게 가장좋은 처방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