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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다녀왔습니다. 가실분들 꼭 보세요.

영원히. 조회수 : 1,940
작성일 : 2009-05-25 00:25:19
6살,4살 두딸과 왕복 세시간을 걸었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해서 달래고, 먹이고, 남편과 번갈아 안느라 오래걸렸네요.

4km정도 남았을때부터 차가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거의 그 지점부터 길가에 주차하고 걸어들 가십니다.



*** 꼭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으세요. 저도 나름대로 편한 단화 신었는데 물집이 많이 잡혀 아픕니다.

*** 어린 아이와 같이 가시면 유모차를 준비하세요.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요.

*** 해가 있을때 가시는 분들은 양산이나 모자, 물 꼭 챙기셔야 합니다. 낮엔 햇볕아래서 너무 많이 걸어야해요.

*** 해가 질무렵 도착이면 겉옷을 챙기셔야 합니다. 의외로 싸늘합니다.

*** 4~5km 걸어야 도착한다고 생각하시고 시간 아주 넉넉히 잡으셔야 합니다.
       댓글 보고 첨가합니다! 셔틀버스 있어요. 그런데 기다려서 차례대로 타려면 아주 오래 기다리셔야 할듯.

전 아주 더울때 출발해서, 가다가 햇볕 쨍쨍 겪고, 중간에 소나기와서 홀딱, 올때는 해가 질무렵이라 추웠어요.
모두 다 겪었습니다...-_-

더구나 웃으며 반겨주는 노대통령이 안계셔서 더더욱 힘들고 아팠습니다...

너무 힘드신지 토하는 아줌마도 보았구요, 술먹고 우는분, 고래고래 억울함에 소리치시는분...

직접 가보시면 어마어마하게 놀라실 겁니다. 얼마나 사랑받던 분인지, 얼마나 아까운 분인지..

그 땡볕, 그 오랜 길에도 끊이지 않는 행렬...

내내 가슴으로 울었습니다.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돌아나오는길, 유시민 장관과 안희정 의원이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혼나고 있었습니다. 지켜주지 못함을 원망하는...

내 마음속 단한분의 대통령, 노무현대통령님. 영원히 사랑합니다.




< 제가 갔을때는 떡을 드시고 있는 분들이 보였는데, 저희는 경황이 없어서 음식은 찾아볼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막 도착했을때 "준비한 식사가 다 동이 났으니 죄송하지만 양해해 주십시오" 라는 방송이 나왔구요.

그러나 보통 상가집분위기의, 음식이 풍족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먹고계시는 분도 많지 않았고...

자원봉사자(전국각지의 노사모분들) 들께서 분향을 하러 줄선 우리들에게 국화 한송이씩 나눠주셨고, 통에 꽂아놓으셨습니다.
오가는 길에 아주 드물게 포장마차가 있고, 편의점이 하나 있고, 공장들 사이의 매점도 있었습니다.

아이들 쵸코렛을 하나씩 물려주려고 편의점에 들렀는데 매대의 식품들이 굉장히 많이 비어있었어요.

유시민장관과 안희정의원은 말이 없었고, 강렬하게 원망하는 눈빛의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한동안 정적이었어요.

큰소리나, 시비소리는 없었지만 그 강한 침묵속... >




글이 너무 길어집니다......

6살 딸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대통령할아버지, 하늘나라로 가셨어. 마지막으로 안녕히 가세요 인사드리는거야.

네가 많이 컸을때도 이순간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엄마가 아는 가장 훌륭한 분이거든.

그 대통령할아버지의 성함은 노.무.현 이시란다."

작년에 햇살좋은 언제였던가, 봉하마을에 가서 먼 발치에서 뵈었습니다. 손 흔들어주시던 다정한 모습...

그런데 왜, 오늘은 사진만 있나요. 사진속에서도 그 환한 웃음은 여전하신데,

그 앞에 놓인 많은 국화꽃에 저와 딸아이의 꽃도 더하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어째서 이 아름다운 당신은 이렇게도 빨리 떠나셔야 했는지요.

잊지 않을 것입니다. 2009년 5월 23일.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IP : 123.248.xxx.250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랑켄챠
    '09.5.25 12:27 AM (123.243.xxx.5)

    '더구나 웃으며 반겨주는 노대통령이 안계셔서 더더욱 힘들고 아팠습니다...'

    찡하네요.

  • 2. 분노를힘으로!
    '09.5.25 12:28 AM (122.46.xxx.130)

    아이들 데리고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3. 수고
    '09.5.25 12:29 AM (222.108.xxx.229)

    고생많으셨네요 ,,곁에계심 다리 주물러드리고 싶네요

  • 4. 에구,,,
    '09.5.25 12:29 AM (116.33.xxx.149)

    우리가 못 지켰는데..누굴 혼낼수 있겠어요..
    아가워서..너무 아까워서..회한이겠지요?..휴ㅜ...

  • 5. 한글만세!
    '09.5.25 12:29 AM (218.156.xxx.229)

    애쓰셨어요.

    ...그리고 여전히 음식이 없나요???

  • 6. ㅠㅠ
    '09.5.25 12:30 AM (218.39.xxx.148)

    저도 가게 된다면 꼭 유모차를 챙겨야 겠네요
    고생많으셨어요

  • 7. 고맙습니다.
    '09.5.25 12:30 AM (219.241.xxx.11)

    저도 오늘 다녀왔어요,,거의 님과 같은 그 시각에..손학규,ㅡ,박지원..왔다 가더군요,
    그 시각에 그네씨도 왔다가 도로 돌아가고..
    아이들 데리고 오신 분들 참 많더군요, 마음으로 참 좋았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저도 초2아이 데리고 갔다 왔어요,,어른이 되면 넌 이 순간을 참 자랑스럽게 생각할거야ㅏ,그렇게 달래가면서 길고 긴 길을 걸어왔네요.

  • 8. 봉하
    '09.5.25 12:31 AM (112.148.xxx.150)

    고생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 9. 셔틀 있다고
    '09.5.25 12:32 AM (220.75.xxx.183)

    셔틀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걸어가야하나요??

  • 10. 내 소중한 사람
    '09.5.25 12:33 AM (121.140.xxx.163)

    그분들도 다 피해자죠...

    가해자는 청와대에서 발뻗고 자는데,,이궁

    정보 감사하구요

    전처럼 발걸음 가볍게 못간단 사실.. 새삼 느끼네요...

  • 11. 음식
    '09.5.25 12:35 AM (219.241.xxx.11)

    이 없다기 보다 모자랐어요,,,국밥 준비를 하긴 했는데 밀려오는 사람에 비해 턱없이 적어서 빨리 끝나버렸구요,,떡도 있긴 있었어요,,아마 내일쯤은 김해시에서 무얼 할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그 잘난 정부에서 국민장으로 결정을 내렸으니 이젠 행정차원에서 움직이겠지요..문제는 김해시입니다.....대통령을 배출한 김해시에서 자발적으로 어떻게 하질 못하는지
    ....블로거 어느 님의 말씀처럼 김태호 지사나 김해시장이나 그 "맘"이 없었겠지요..
    윗선이 무서워서...

  • 12. ,휴대용
    '09.5.25 12:40 AM (116.42.xxx.111)

    휴대용 간이의자(낚시같은데 갈때 쓰는거)도 있으심 준비해가세요.
    대한문앞 서 있는 것도 힘들더라구요

  • 13. 진영공설운동장
    '09.5.25 12:48 AM (218.238.xxx.60)

    공설운동장주차장으로가시면
    셔틀있습니다.
    전 사람사는세상홈페이지공지보고 공설운동장으로가서
    그나마 편히 다녀왔습니다.
    셔틀이 마을입구에 내려주시면 1km정도만 걸으면됩니다.
    아이있으신분들 유모차 가져가세요.
    기다리는시간꽤 걸리는데 전 안고갔다가 힘들었어요.
    오늘 소나기까지와서 길상태도 안좋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는길에 셔틀기사분은 중간에 역과 터미널가기좋은곳에 세워주시기도하셨어요.
    차가져가실분들 꼭 진영공설운동장으로가세요.

  • 14. nocturne
    '09.5.25 1:03 AM (122.36.xxx.4)

    하나 더 요!!!
    방명록 꼭 작성하세요!!!
    kbs에서 어제 조문객 300명이라고 헛소리 지껄여서 방명록 쓰기로 했다 합니다...
    전 오늘 폭우 내릴때 거기 있었어요...

  • 15. 게으른이
    '09.5.25 1:37 AM (115.161.xxx.52)

    저도 오늘 봉하마을 갔어요 ㅜㅜ 길한가운데서 비가 얼마나 오던지...
    넘 힘들었는데..다리 아파서 ...... 묵념할때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ㅜㅜ
    지금도 넘 허망에서 울고있네요. 코딱지만한 봉하마을.... 너무나 위대한 우리 대통령이..
    그곳에 계십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ㅜㅜ 지켜드리지 못해서요.

  • 16. 만삭
    '09.5.25 2:39 AM (115.140.xxx.8)

    오늘 아침일찍 출발하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무거워서 마음만 다녀왔습니다.
    너무 슬픕니다... 내 손으로 찍은 첫 대통령인데... 어떻게 이런 비보를 전해들어야 하는건지.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7. 두딸도
    '09.5.25 4:27 PM (218.37.xxx.44)

    엄마의 깊은뜻알고
    오래오래 기억할겁니다.
    넘 수고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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