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아래 부산(경상도) 분위기에 대해 치를 떠는 글을 읽었습니다.
전체 부산 분위기가 그런지 어떤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 주위의 사람들은 조용히 애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더러 서로 전화도 하면서 아픈 마음도 나누고 위로도 하고 한탄도 하고...
물론 '부족한 대통령이 죄가 드러나려니 죽었다'라는 식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도 드물게는 있습니다.
그 비율이 다른 곳과 비교해서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지역에만 있어서요.
오늘 부산 범어사에 마련된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줄을 설 정도로 많은 분들은 아니었지만 끊이지 않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작정하고 오신 듯한 가족들이 많았고, 등산왔다가 분향소 안내문을 보고 들리신 듯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어린 중학생끼리 온 듯 보이는 무리도 있었고, 대학생도 있었고, 또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많았습니다.
불교 신도 몇 분이 계속 앉아서 독경도 하고 있었습니다.
조용한 가운데 엄숙하게 조문을 했습니다.
흐느껴우시는 분들도 계셨고, 조문 후에 한참을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가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점퍼 차림의 조그만한 영정사진이었는데, 조금 있으니 스님들이 큰 영정사진을 가져오셔서 바꾸었습니다.
한 분이 상주 역할을 하시면서 국화꽃도 나눠주고 계셨구요.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저는 그 분의 정책에 모두 찬성했던 사람은 아니지만 민주화를 위한 열망만은 믿었고 큰 박수를 보냈었더랬습니다.
마치 민주주의의 한켠을 도려내어 장례를 치르는 듯 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등산객들이 지나가다 외면하지 않고 향 하나 올릴 정도의 존경은 받을만한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알게모르게 우리에게 가져다준 봄바람을 은연 중에 느끼고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슬퍼하는 것이 일회적인 감정의 파도로 지나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간존중에 대해 생각하고 다수의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민주주의의 참뜻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분향소 마당에서 바람을 맞으며 풍경소리에 아픈 마음을 떠나 보내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하늘나라에서도 우리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하여 보살펴주시면 좋겠다구요.
제가 아는 동생은 천주교 신자인데, 성당에 분향소가 마련되지 않아 실망이라고 하네요. 내일은 자기도 범어사에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의식이 더 앞선 곳도 있고 뒤쳐진 곳도 있겠지요.
'여기도~' 운운하며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으렵니다.
그저 우리나라 전체가 가치와 의식 수준에서 더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 저와 다른 견해를 낮은 가치로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충분히 알려하지 않고 외워서 하는 비판을 경계합니다.)
그러면 뒤쳐진 곳도 따라가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것을 위해 저는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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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어사 분향소 다녀왔습니다.
부산에도 조회수 : 270
작성일 : 2009-05-24 22:07:02
IP : 211.186.xxx.18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는
'09.5.24 10:17 PM (221.159.xxx.13)금산사에 다녀 왔어요.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 등산객인줄 알았는데 참배객이더라구요.가시는 길이 외로울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스럽구요.금강경 독경하고 극락왕생을 발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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