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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세상은 잘도 돌아가네요.

▦49104 조회수 : 480
작성일 : 2009-05-24 18:07:30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우선으로 생각해서
믿음보다 무언가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시작한 교회생활...
이제 몇달 되지 않았지만
아이가 좋아하기에 될 수 있으면 빠지지 않고 나가려했습니다.

어제 유치부 목사님이 몇번 전화주신게 죄송해서
새벽 5시까지 눈물 흘리며 잠못이뤘지만
아침, 큰 아이에게는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제 우리 함께 울었지? 그래서 그 슬픈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검정옷을 입어야하는거야."
이야기하고 우리는 검은 옷을 차려입고 나섰습니다.

교회가는 길...

예전과 다름없는 차림의 사람들.
예전과 다름없는 모습과 표정들.

하지만 그래도 목사님은 무언가 다르겠지...
복장을 중요시 하시는 분이 시니까...
많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시니까 다르겠지...

하지만...
역시 그건 저만의 착각.

집으로 돌아오는 길...

태극기를 사러 가자는 제게 아이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만 하는거잖아. 싫어"

너무 놀라웠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색색깔 예쁜 옷을 입는데
여자아이인 아이는 자신만 검정옷차림을 한게 싫었나봅니다.

아이에게 태극기를 달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구내에서 단지가 큰 아파트가 세개나 붙어있는 이곳...
조기를 찾아볼 수 없는 이곳에서
우리는 사온 태극기를 집에 달아놓았습니다.

분향소를 설치하고 봉하마을까지 다녀가셨다는 불교와는 참 다른 모습에
씁쓸하게 되네요.
제가 모르는 다른 모습이 어디선가 보일까요?

일요일 오전...
잠깐의 나들이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IP : 211.47.xxx.24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은..
    '09.5.24 6:10 PM (210.101.xxx.12)

    그냥 돌아가고 있습디다...
    어쩔수 없는 외출길에 지나치며 보니 백화점에 극장에 삼삼오오 즐거운 얼굴들..
    쇼윈도에 비친 제얼굴만 울상이더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더이다..

  • 2. ..
    '09.5.24 6:12 PM (116.46.xxx.54)

    후에 멋진 어머니를 둔 것에, 감사할 겁니다.

  • 3. 그 맘 이해.
    '09.5.24 6:14 PM (222.233.xxx.177)

    우리 집 베란다 창에서 펄럭이는 슬픈 조기, 그러나 한걸음 나가서 바라본 길 위에는 성경을 가슴에 품고 왔다갔다 분주한 사람들의 평범한 모습만이 보이더이다. 옷들도 컬러풀. 어떤 이들은 너무나 고운 한복 입고 교회로 고고... 수십 명의 주차 봉사 요원들은 흰색 유니폼을 차려입고 성전으로 가는 차량 안내하느라 신호를 보내고.
    오늘 설교 시간에 노통에 대한 부정적인 말씀이나 하지 않았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와 이런 동네가 싫습니다.

  • 4. ...
    '09.5.24 6:16 PM (125.137.xxx.182)

    교회에서 싸우고 온 사람 여기있습니다.
    고래고래 고함도 질렀습니다. 국상인거 모르냐고...
    말리던 울 남편이 차에 타자마자 잘했다고 어깨를 치며 격려 칭찬하네요..
    아~ 정말 교회 가기 싫어라~

  • 5. 저도 어제
    '09.5.24 6:33 PM (203.212.xxx.73)

    일이 있어서 잠시 밖에 나갔다 왔는데..세상은 참으로 잘도 돌아가더군요...
    다들 웃고 떠들고...놀러가는 사람들.....세상은 나와는 참으로 다르더군요...

    정말 다르더군요....ㅠㅠ

  • 6. ..
    '09.5.24 6:36 PM (118.216.xxx.190)

    저도 그게 너무 슬퍼요..
    인터넷 공간에선..모두가..애도,추모의 분위긴데..
    오늘 처음으로 밖에 나갔는데..
    세상은 내가 아는 세상과는 다르더라구요..
    아무일도 없다는 듯..
    다들 행복하게..사는 듯 싶더라구요..ㅠㅠ
    정말..저만 세상과 고립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ㅠㅠ
    너무..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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