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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것.

별아이 조회수 : 260
작성일 : 2009-05-24 12:05:01
처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취업준비다 뭐다해서 꽤나 오랜 잠수 중에 있었는데...

소식을 접하고 연락이 뜸했던 대학시절 친구들에게 모조리 전화를 했습니다...


저는 02학번입니다...

젊음과 패기로 세상에 대한 치기가 한껏 높아 있던 시절에..

제 20살을 함께 시작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그분이셨습니다...

정치적인 공과야 어찌 평가되든...

권위주의를 타파를 말하고, 대한민국 헌법에 걸맞는 정치적 자유를 말하는 그 분은...

그 시절 우리에게,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에 이상과 같았습니다...


어제 통화했던 친구들 중에는, 2002년 대선때 노사모로 활동했던 친구도 있고

이라크 파병에 반대 한다고 국회앞에서 며칠을 밤을 새며 노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친구도 있고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세금 폭탄을 운운하며 끝없이 그를 욕해대던 강남 서민인 친구도 있고

20살 시절부터 한나라당에 당비를 납입하던 친구도 있습니다.


여러 통의 전화를 나누고 비로소 제 뇌리를 스쳐간 생각은

너무나 다르게 살아오고 정치적인 성향도 다른 우리들을 친구로 묶어 주었던 것은,

대한민국에 다양한 정치적 세력이 있고, 경제적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그들 모두가 친구가 되어 어디에서든 정책을 말하고 정치를 말하고

토론이 될 수 있게 해준 것은,

바로 그 분이 셨다는 것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물론 취업시기가 맞물리긴 했다고 하지만

저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었습니다.

어쩌다 만나서도,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헤어지기 일수 였습니다.

불과 일, 이년전만 해도, 싸우고도 결국은 정치적 견해의 차이는 존중 받아야 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라면 누구든 근거를 가지고 말할 수 있다는 공통의 전제로

오히려 어른스럽게 이상적으로 대화를 마무리 하던 우리였습니다.


결국, 그 분이 다시 우리들에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주고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친구들 모두가  이번 기회는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것 같습니다.

오늘, 친구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그 분이 가시는 길을 애도하기로 했습니다..

분향소로 향하는 친구도 있고, 근처 절을 찾는 친구도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올리고 근처 봉하마을로 향할 것 같습니다.

서울에 있는 친구가 저와 함께 가겠다고 지금 내려오는 중입니다...


아마 오늘 만나면 많이 울고, 또 많은 얘기를 나누겠지요...


여러분들도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그 것을 놓치지 마셨으면 합니다.

물론, 각자에게 다른 의미겠지만...

저에게 있어

그 분이 남기신 것은

20대의 청춘을 같이한

대한민국의 헌법을 사랑하는 친구들....

그들과의 상식적이고 의미있는 대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지는 정치에 대한 당연한 관심입니다.

그것을 잊지 말고 살아가는게,

그 분을 위해서 제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

마음 굳게 먹고 그 분이 사랑하셨던 대한민국을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IP : 118.39.xxx.2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글
    '09.5.24 12:06 PM (125.178.xxx.192)

    고맙습니다.
    눈물이나네요

  • 2. .
    '09.5.24 12:06 PM (59.7.xxx.171)

    슬퍼하다가도 이제야 슬퍼하는 내모습마저 경말스럽고 부끄럽게 느껴져요.
    그분께 인간으로서 많은것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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