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제 대한문에서 벅찬 느낌..

무명인 조회수 : 750
작성일 : 2009-05-24 10:42:34
어제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으로 갔습니다.

지하철안엔 검은 옷이 아무도 없고. 다들 웃고 떠들며 행복해하고 있더군요.

나는 국화를 들고 검은 옷을 입고 눈이 퉁퉁 부었는데 ..

82에 있을때는 모두들 슬퍼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다른 사이트에 가면 정치이야기는 하지 말라 합니다.

광화문에 가면 길을 잘 몰라도 사람들 가는 방향만 따라가면 찾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그냥 다들 자기 갈길을 가서 어딜 쫒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길 잃은 애기 동물 마냥 우두커니 서서 나만 빼고 빨리 돌아가는 세상을 바라봤습니다.

문득 외로움이 밀려듭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 나와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 세상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 듭니다.

노 대통령님의 외로움과 슬픔이 더욱더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지하철역 밖으로 나갔습니다. 전쟁중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전경들. 무섭기도 하고 내가 검은옷 입고 온 사실이 왠지 표적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국화 든 사람은 아예 길도 못지나가게 했다는 말도 옆에서 들리고.

언제든 나한테 덤벼 더 진압봉으로 후려치지 않을까 하는 겁이 납니다. 나는 엄청난 겁쟁이니까..

대한문이 보이고 커다란 닭장차가 완전히 뺑 두르고 있습니다. 전혀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경찰들이 뱅뱅 휘감고 있고 건널목도 완전히 닭장차가 막고 있어 저 안에 가면 왠지 포위당할것 같은 마음이 들었지만.. 건너가서 경찰을 뚫고 들어가보았습니다.

...

다른 세상이 있었습니다.

수 많은 검은 옷을 입고 국화를 들고 통곡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거나..서로의 손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주 조용했고 엄숙했으며 눈빛은 맑고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줄을 서서 노 대통령님께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 여기에 내 마음과 같은 사람들이 있구나.. 가슴이 터지듯 반갑고. 누군지도 모르는 그들 손이라도 부여잡고

나를 좀 보세요. 나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에요. 하고 싶습니다.

외롭지 않았습니다.. 노 전대통령님. 외롭지 않으실 겁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고 있으니까요..

어제 약하던 내가 한단계 성장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롭지 않다는 느낌.

이제 그렇게 큰 힘이 될지 몰랐습니다.

When I am down and, oh my soul, so weary
When troubles come and my heart burdened be
Then, I am still and wait here in the silence
Until you come and sit awhile with me

내 영혼이 힘들고 지칠 때
괴로움이 밀려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할 때
당신이 내 옆에 와 앉으실 때까지
나는 여기에서 고요히 당신을 기다립니다.

You raise me up, so I can stand on mountains
You raise me up, to walk on stormy seas
I am strong, when I am on your shoulders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산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일으켜 주시기에, 나는 폭풍의 바다도 건널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받쳐 줄 때 나는 강인해 집니다.
당신은 나를 일으켜, 나보다 더 큰 내가 되게 합니다.
IP : 122.37.xxx.18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24 10:44 AM (59.18.xxx.124)

    전 내일 가려구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평생 마음의 짐으로 남을 것 같아요....
    바보같은 국민 만나서...힘들게 돌아가신 분....이렇게라도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 싶네요....

  • 2.
    '09.5.24 11:08 AM (116.46.xxx.140)

    촛불을 들기위해, 국화를 들기위해 지하철을 타고 시청을 갈때마다
    아무일 없다는듯 집으로 향하는 많은 지하철의 사람들을 보면 나만 별세계에 살고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시청역에서 내려 출구로 내려가는길에 지하철을 타러가는 사람들을 보며 이사람들은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같이 나가면 좋을텐데,,,
    어제도 지하철에서 검은옷을 입은 사람만 보면 나랑 같은역에서 내리진 않을까 하는기대와 실망감..
    그래도 대한문에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8261 변태에 관한 사진 올렸던거요. 8 2006/08/26 1,937
318260 오후에 빕스가려하는데...쿠폰다운받을데 있을까요? 4 꼬옥~ 2006/08/26 934
318259 축구교실 보내시는 분이요.. 축구교실 2006/08/26 246
318258 답답한 이마음.... 7 치매...... 2006/08/26 1,173
318257 옥션쿠폰이 뭔가요? 1 뒷북 2006/08/26 216
318256 리소스를 읽어오지 못했읍니다. 1 컴터... 2006/08/26 184
318255 남편이 바람피는 꿈을 꿨어요 ㅠ.ㅠ 4 2006/08/26 2,058
318254 주공임대아파트에서는 강아지를 못키우는가요?? 7 강아지 2006/08/26 2,940
318253 결혼하고 싶은 애인이라 잡고 싶은 마음에.. 5 뚱뚱이 2006/08/26 1,744
318252 우묵 가사리 식품 5 이복임 2006/08/26 1,156
318251 소나티네 악보 찾으시던 분 5 ? 2006/08/26 2,493
318250 장난감은 언제까지?? 4 초2맘 2006/08/26 445
318249 남편 몇시에 퇴근하나요 10 남편 2006/08/26 992
318248 코스트코에서 파는 브라이택스 카시트 말이예요... 2 브라이택스 2006/08/26 629
318247 식기세척기 전시품 사도 될까요? 5 사고파 2006/08/26 731
318246 여자아이들 원래 핑크를 좋아하나요?? 20 궁금맘 2006/08/25 1,500
318245 제주도 일정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3 익명 2006/08/25 318
318244 연예인을 보고 16 흥분 2006/08/25 3,475
318243 제주도 렌트카 문의요~(아기델꼬가요) 4 음매 2006/08/25 282
318242 노처녀,노총각 모임이나 동호회 아시는분. 2 친구 2006/08/25 1,120
318241 진정한 친구가 얼마나 있나요 18 친구 2006/08/25 1,934
318240 껄끄러운 사람을 맬 만나야 하는데.. 3 소심 2006/08/25 808
318239 플렉사 3 유아침대 2006/08/25 405
318238 자주 가는 사이트가 안들어가지네요 1 2006/08/25 226
318237 입덧이 이런거 맞나요? 4 울렁울렁 2006/08/25 558
318236 소나티네 악보 찾으시는 아래아래분.. 3 아래아래 2006/08/25 3,154
318235 하와이 아님 말레이시아 어디가 좋은가요? 7 참참 2006/08/25 547
318234 <호주여행>에 대해 문의 합니다. 2 갑니다. 2006/08/25 297
318233 소나타7 4 급해요 2006/08/25 926
318232 하와이 여행을 다녀 오신 분 찾아요 5 이해 안 되.. 2006/08/25 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