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기셨다는 마지막 글
유서 조회수 : 1,804
작성일 : 2009-05-23 12:18:36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습니다.
설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음속 한편으로는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변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500만불, 100만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정치를 떠난 몸이지만, 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생각한 것은 피의자로서의 권리였습니다.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습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에게도 동의를 구합니다.
이 마당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 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저를 정치적 상징이나 구심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사건 아니라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동안에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상 더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습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
IP : 125.143.xxx.8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런 분을
'09.5.23 12:21 PM (58.230.xxx.140)잃었습니다.
이 진흙 속에서 눈이 번쩍 뜨이게 해주던
귀하고 소중한 존재를 잃었습니다.2. 울어버렸네요
'09.5.23 12:22 PM (59.27.xxx.154)글을 읽고 울어버렸네요
그분의 진심이 느껴지네요
어찌... 이 가슴 답답함을 어찌 ...3. ....
'09.5.23 12:22 PM (119.70.xxx.172)이렇게 마음이 절절히 읽히는 글을.
왜 이걸 처음 읽었을때는 느끼지 못했을까요.4. 홍이
'09.5.23 12:23 PM (115.140.xxx.18)너무 슬픕니다...눈물만 나옵니다...
5. 홍이
'09.5.23 12:24 PM (115.140.xxx.18)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한다는 말에 ...
눈물만 나옵니다6. 마음이...
'09.5.23 12:24 PM (61.102.xxx.9)녹아내립니다...
결국... 이렇게... 세상의 문을 닫으셨군요...
가신...그곳에서는...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7. 애통함
'09.5.23 12:29 PM (125.178.xxx.180)'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하셨어요. 이 세상은 그렇게 살기엔 너무 힘든 곳이 였겠죠...
정말 시간을 다시 되 돌릴 수는 없는 건가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오늘 입니다.
아이들 점심 차려 줘야 하는데 이러고 있네요...8. 아아
'09.5.23 2:49 PM (116.37.xxx.75)글에 진실이 절절히 묻어오네요.
앞으로... 정치인의 글에서 이런 진실감을 느낄수 있을까요?
너무 슬픕니다. 너무나..
마음에 비가 내리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682633 | 자유게시판은... 146 | 82cook.. | 2005/04/11 | 154,579 |
682632 |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 82cook.. | 2009/12/09 | 62,243 |
682631 |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 82cook.. | 2006/01/05 | 92,524 |
682630 |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 ᆢ.. | 2011/08/21 | 19,976 |
682629 |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 애니 | 2011/08/21 | 21,672 |
682628 |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 사랑이여 | 2011/08/21 | 21,383 |
682627 | 꼬꼬면 1 | /// | 2011/08/21 | 27,415 |
682626 |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 애셋맘 | 2011/08/21 | 34,608 |
682625 |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 명언 | 2011/08/21 | 34,798 |
682624 |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 애엄마 | 2011/08/21 | 14,851 |
682623 |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 차칸귀염둥이.. | 2011/08/21 | 16,993 |
682622 |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 너무 어렵네.. | 2011/08/21 | 23,216 |
682621 |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 해남 사는 .. | 2011/08/21 | 36,195 |
682620 |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 조이씨 | 2011/08/21 | 27,400 |
682619 |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 -_-; | 2011/08/21 | 18,313 |
682618 |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 | 2011/08/21 | 26,633 |
682617 |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 짜증섞인목소.. | 2011/08/21 | 74,083 |
682616 |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 이건뭐 | 2011/08/21 | 14,556 |
682615 |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 도어락 얘기.. | 2011/08/21 | 11,626 |
682614 |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 참맛 | 2011/08/21 | 14,362 |
682613 |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 | 2011/08/21 | 13,392 |
682612 |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 수영장 | 2011/08/21 | 13,646 |
682611 |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26,042 |
682610 |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 애플 이야기.. | 2011/08/21 | 23,545 |
682609 | 가래떡 3 | 가래떡 | 2011/08/21 | 19,759 |
682608 |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 슈슈 | 2011/08/21 | 21,820 |
682607 |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 늦은휴가 | 2011/08/21 | 13,808 |
682606 |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 도대체 | 2011/08/21 | 11,933 |
682605 |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18,087 |
682604 |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 | 2011/08/21 | 21,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