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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동화 작가가 쓴 '노무현 대통령'...

세우실 조회수 : 1,434
작성일 : 2009-05-23 11:17:42
글이 엄청나게 깁니다.
그러나, 워낙 감동적이라서 시간날 때 한번 읽어 보셨음 좋겠습니다.

이분은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하시고, 가끔 이분 홈페이지에 많은 사회적이슈(이라크 파병이라든지, 탄핵정국 등등)에 관심을 보이시고 자신의 생각을 몇자 적곤 하십니다.
제가 작가가 꿈이기 때문에... 이런 분들의 생각에 종종 귀 기울이곤 하는데, 사실은 저도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처럼 대통령에 대한 오해도 있고, 불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분 역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하셨던거 같은데..결국은 신뢰를 갖게 되었나 봅니다^^
역시 작가라 그런지 말씀도 잘하시지만, 가을동화나 러브레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글이 따듯함이 느껴지기에.. 여기계신 분들도 같이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습니다.
여기 한인회 분들을 만나 하신 말씀을 옮겨왔습니다.
프랑스가 지금 제가 머물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좋은 얘기 귀담아 들어 둘만한 얘기가 많아서..
근데 또 절대로 이런 좋은 말씀들은 신문에는 나는 것 같지 않아서…
프랑스에 했던 연설 중에 몇 부분 퍼왔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저와 맞아서라기보다 사는 태도와 모양새가…
그리고 특히, 문화에 대한 존중과 식견이 존경스러워서…
게다가 제가 머물고 있는 가까운 기척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라… 자랑스러워 올립니다.
정치 냄새가 싫으신 분들께는 양해의 말씀 올립니다.


▷ 김현주 한인회장 : 노 대통령 내외를 모시고 교민들과 함께 자리할 수 있어서 무한한 감동을 느낀다.저는 1만 여 명의 동포식구들이 모인 한인회 회장이다.
30년 가까운 생활에서 깨닫는 것은 한국처럼 역동적 변화를 겪는 나라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는 점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변화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오늘처럼 미래를 희망적으로 본 시기는 없었다.
원칙과 소신이 통하는 평화사회를 이룩하고 통일한국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대통령과 수행하는 관계자 한분 한분에게 교민들의 성원을 보낸다.

▷ 한묵 선생(한인회 원로) 건배 제의 : 오늘 가슴이 뿌듯하다. 우리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다. 참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뿌듯하다.
우리 대통령이 중대한 문제를, 참으로 우리가 바라는 문제를 풀어주기 위해 프랑스에 온 것 같다.
노 대통령 내외의 건강을 위해, 모든 일이 잘 풀려가기를 위해 전부 잔을 높이 들고 건배하자. 건배!

▷ 노 대통령 : 여러분 반갑다. 표정을 보니까 무척 기쁘다.
아주 진심으로 반겨줘서 너무 고맙다.
공항까지 마중 나온 김현주 회장, 이관영 평통 자문위원, 유재후 재불 경제인협회 회장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방금 귀한 건배를 제의해준 한묵 선생에게도 감사드린다.

저는 프랑스에 1만1000명의 동포가 있는데 7할 정도가 유학생이고 또 많은 분들이 상사에 주재하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항구적으로 사는 분들이 일부이고 또 한국사회와 교류가 아주 빈번한 곳이어서 제가 오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왔는데,
들어와서 여러분들 만나면서 표정을 보니까 대단한 일로 쳐주는 것 같다.
그래서 좀 감격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박수)

유럽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리고 프랑스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다.
그래서 지금까지 매번 대통령이 되면 꼭 한번씩 이렇게 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중요한 협의를 하고 국정에 반영했다.
저의 경우는 2003년 취임했을 때 시라크 대통령이 축하 전문과 함께 초청장을 보내주었다.
그 초청에 응해서 왔다고 하기에는 좀 멀다. 한참 시간이 됐다.
어떻든 초청에 방문한 형식이 됐다.
어쨌든 꼭 한번 다녀갈 시기여서 이렇게 왔다.

이번에 영국에 가서 국빈방문하고 폴란드에도 다녀왔다.
수교한 지 15년 동안 폴란드 대통령이 두 번 방한했는데 우리는 한번도 못했기 때문에 답방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일정이 버겁다고 생각했지만 다녀왔다.
참 잘 갔다온 것 같다.

폴란드가 역사적으로 국민정서로 비춰보면 한국과 유사한 게 많고 또 최근 유럽연합(EU) 가입을 통해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는 상황이어서 한국기업들도 함께 갔다.
볼일이 꽤 많았던 걸음이 아니었나 싶다.
잘 다녀온 것으로 생각하고, 그중에서도 숫자는 많지 않지만 폴란드의 교민, 유학생, 주재원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국민소득이 별로 많지않은 나라이고, 인건비 등 단순하게 생각하는 수치는 프랑스보다 훨씬 낮지만 사는 모습은 꽤 안정되고 문화적으로 품위 있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민들 모습도 꽤 행복해보였다.

아주 기분 좋게 갔다 왔는데 프랑스 파리에 와서 여러분을 만나면서는 완전히 혼돈에 빠졌다.
아무 부러움도 불만도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참 품위 있는 삶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적 사상인 유교의 사상과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해온 사회에서는 내면적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일, 그것이 보람 있고 품위 있는 삶이라고 생각하고 물질적인 번영이나 풍요, 그리고 물질적인 조형을 통한 아름다움은 그리 높이 치지 않고 소박하게 꾸며왔는데 유럽에 와서 보니까 조형미라든지 음악이라든지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답게 꾸며놨는데 전체적으로 받은 느낌은 아름다운 게 더 좋은 것 같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파리에 살고 있으면서 느낌을 어떻게 갖고 갖는지 모르지만, 미처 저처럼 절실하게 느끼지는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번 '파리 걸음'이 처음이다.
파리는 와서 보니까 참 아름답다.

품위 있는 삶의 조건이, 가치를 추구하며 사는 것만 품위 있는 게 아니라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함께 느끼고 동조하며 산다는 것이 품위있는 삶의 아주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우리도 좀 품위있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제가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요?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프랑스가 이제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해준다.
국제정치의 측면에서도 프랑스가 추구하는 다원주의 질서라든지, 또는 다극적 균형이라는 이런 질서를 추구하는데 한국이 의미있다고 판단하고, 정치적으로도 한국과 대화하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 같다.
프랑스가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경제영역, 특히 과학기술영역에서 한국과 교류하고 제휴해 협력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상호 여러차례 공동의 포럼도 개최하고 협력관계에 있고, 물론 우리가 유치했지만 한국에 연구소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도 공동 연구과제를 가져와서 이번에 합의할 일도 있다. 여러 가지 점에서 한국이 이미 프랑스의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 또는 과학기술 파트너로 등장했다는 게 참 기쁘다.

이 모든게 우리 국민들이 그 동안에 땀 흘려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또 해외에서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고, 기술을 받아들이고, 해외에서 한국의 문화와 경제영역을 확대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준 국민들의 노고 덕분이다.
노력의 성과다. 우리 국민들이 참 자랑스럽고 고맙다.
여러분에게도 같은 심경이다.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하자.

그리고 여러분이 걱정하는 문제가 국내정치,경제,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안정 등 이런 것일 거다.
여러분이 대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항상 만나면 이 얘기를 해야 하니까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정치의 측면에서, 한국정치가 참 엉망인 것처럼 항상 우리는 그렇게 느끼고 살아왔다.
특히 제가 야당할 때 더 그랬다.
더 잘할 수는 없을까, 이렇게 밖에 못하는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한상(야당정치 할 때도) 1945년 종전과 더불어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에서도, 거의 50년 가까이 외세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왔던 나라가 그 이후 지금 시점에 와서 한국만큼 국민이 정치의 주역으로 당당히 나서서 권한을 행사하고 대우받고, 민주주의 하는 나라가 또 어디 있는지, 우리가 가만히 한번 꼽아보면 없다.
그러니까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질서에서 세계를 지배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국보다 앞선 민주주의가 많이 있지만 그렇지 않았던 나라 중에서는 한국이 으뜸가는 나라다.

정치에 있어서 참여정부가 무엇을 했느냐 하고 물으면, 뭘 했다고 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법치(法治)한다.
대한민국도 이제 힘의 지배, 그리고 어떤 권위와 무리한 비논리의 지배가 아니라 이젠 법과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로 간다.
지도자 개인의 개성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시대가 아니라,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제도와 규범, 그리고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무엇이냐가 중요한 시대로 가고있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도 과거의 가치와 질서, 관행을 그대로 갖고 사는 게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
말하자면, 특별히 힘이 있어서 법질서가 어떤 때에는 때로 불편했던 사람도 있다.
법 규제가 불편했던 사람들이 이 질서에 불만 가진 것도 또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 시대로 왔다.
규범이 지배하는, 평등하게 지배하는 시대로 간다.

아마 제 임기를 마칠 때쯤 되면, 원칙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너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말하거나 혹시 '내가 누군지를 좀 알아달라'고 은근히 자기의 신분이나 지위나 무엇을 자꾸 내보이고 싶어하는 이런 촌스러운 일들은 거의 없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그렇게 하겠다. 그게 민주주의 하는 것이죠?

이 곳 프랑스에서, 유럽에서, 여러분이 한국정치 때문에 부끄럽지 않도록 그렇게 할 거다. 우리 국민들이 힘모아서 해낼거다.
그 동안에 우리가 겪어야 하는 얼마간의 갈등은 좀 참고, 그렇게 겪고 넘어가자.
꾸준히 서로 대화하고 설득하고 타협해서 그와 같은 질서로 함께 가도록 하겠다.(박수)

경제걱정 많이 하는데, 한국경제는 앞으로 성공할 수 있다.
첫째는, 기업과 국민 모두 지금 열심히 혁신하고 있다.
아주 빠른 속도로 혁신해 나가고 있다.
속도에 있어서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거다.
지금 성적은 우등생이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진보의 속도는 세계 최고의 속도를 유지해 나갈 거다.

시장은 매우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민간의 자율과 창의가 꽃피도록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옛날에는 기업의 산업정책까지 정부가 지배했다.
산업정책을 지배할 수 없는 시기에 와서는 금융을 지배하면서 산업을 간접적으로 통제해왔다.
그러나 97년 외환위기 겪고 난 이후에는 정부가 금융을 지배하지 않는다.
그리고 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혜이던 시절도 지나갔다.
이제 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특혜가 아니다.
실력 따라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돼있다.
물론 실력이 있는 때와 그 실력이 신뢰를 받는 때까지의 시간적인 갭을 메우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그외 부당하고 불리한 조건은 없을 것이다.

그 다음에 이제 우리 한국경제가 대외 지향적인 통상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규범도 세계시장의 규범에 맞도록 거의 고쳤거나 얼마 남은 것은 아주 빠른 속도로 고쳐가고 있다.
이제는 연줄이나 반칙을 통해서 그렇게 성공하는 시장이 아니라 그야말로 창의와 노력, 실력으로 경쟁해 성공하는 시장으로 간다.
이 시장 위에서 혁신의 경쟁을 열심히 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잘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 역할은 이 시장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나머지는 기업과 국민들이 하도록 자율에 맡길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가고 있다.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을 뒷받치는 사회문화는, 역시 제가 조금 전에 말씀했듯 규범이 지배하고, 거기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모든 일들이 이뤄질 때라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시장을 뒷받침하는 우리 사회문화까지 그렇게 자유와 창의, 투명하고 공정한 그런 질서 속에서 꾸려지도록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그게 우리 시민들의 요구다.

흔히들 주류라고 하는데 지금 한국에서는 '누가 주류인가'.
옛날에는 주류라고 하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언제나 위에 있고, 언제나 중심에 있고, 언제나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지금은 실력으로 경쟁하는 많은 새로운 세대의 사람들이 한국사회의 새로운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몇 살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이 공정한 승부를 하려고 하느냐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려고 하느냐 그런 것이 새로운 시대의 성공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성공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한국에서 이걸 요구하고 있다.
설사 어떤 집권세력이 그것을 거역하려고 하더라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경제는 반드시 성공한다고 확신한다.

오히려 문제가 된다면 지난 10년 간 여러 영역에서 많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자금과 기술과 인력과 시장, 이 모든 면에서 불리한 여건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어떻든 아직 포괄적으로 그렇다.

그래서 우리 경제는 중소기업을 아주 면밀히 분석해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책을 맞춤식으로 쓰기 위해 지난 1년 간 매일 분석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격차를 줄이는 일이 큰일이다.
대기업 노동자와 중소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에 차이가 너무 커서 이것도 좀 걱정이다.

실업률은 유럽에 와서 한국 실업률 얘기하는 것은 좀 지나친 얘기 같다.
한국에선 걱정이 많지만, 유럽에 와서 한국 실업률 높다고 하면 안될 것 같다.
서울, 또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도 매우 크다.
역시 또 혁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조직에 편입돼 있는 사람과 혁신이 안 되는 조직과 집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기술격차와 정보격차도 빨리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다.
이 문제도 근본적으로는 우리는 교육,혁신,인재양성,연수... 이런 등등의 과정을 통해 모든 사람이 기회에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로를 만들려고 한다.
현재 불리한 사람에게는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서 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이 추구하는 걸 포괄적으로 얘기한다면 지금 이렇게 하고 있다.

어느 경우에도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미흡하지만 점차 사회보장을 확대해 나가고 사회안전망을 치밀하게 증비(增備)해서 낙오하는 사람은 정부가 확실하게 책임져 나가는 정책을 더욱더 확충할 생각이다.

우리가 보통 경제문제에 관해 미국식, 유럽식 모델을 약간 다르게 느끼고 있다.
지금 유럽에서는, 오늘도 프랑스의 사회복지부를 담당하는 장관 한분과 얘기하고 왔는데, 이제 미국식의 경쟁우위 정책을 많이 수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교해보면 근본적으로 어떤 사고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저는 우리 한국경제가 너무 미국식 이론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데 대해 약간은 걱정하는 쪽이다.
저는 유럽의 좋은 제도와 사고도 좀 많이 받아들여서 어느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는, 그야말로 좋은 사회가 되길 바란다.
경쟁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경쟁에서 이긴 사람만이 모든 걸 다 차지하는 사회, 저는 그것을 최상의 사회로 여기게, 그렇게 한국사회가 가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유럽이 지금까지 가꿔온 여러 가지 중요한 가치에 대해 이번에 다니면서 더 공부하고 싶다. 이곳 파리에서도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파리의 예술, 문화 이것도 많이 수용하고 본받아야 하고, 과학기술도 본받아야 하지만 프랑스 국민들이 그동안에 추구해온 연대의 가치, 사회적 가치 같은 것들을 한국의 사고방식과 제도 속에 어떻게든 좀 옮길 수 있도록 여러분도 함께 노력해줬으면 하는 희망도 말하고 싶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간단하게 줄여야 할텐데 이야기가 복잡하죠.

복잡한데 어쨌든 북핵문제는 잘 해결하도록 하겠다.
핵문제만 집중해서 해결하려고 하면 좀 쉬울 거다.
근데 북한의 체제 자체에 대한 어떤 가치판단과 불신이 함께 결합돼서 그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으면 안 풀리고 복잡해지는 것이다.
그것이 핵심이다.

어떻든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원하는 건 틀림없다.
그를 위해 국제사회의 안전보장과 관계정상화,경제지원까지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걸 만일 바란다고 하면, 핵무기 가지고도, 개발하면서도 그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보장과 정상적인 대우, 교류와 경제적인 지원 이쪽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를 다니고 있다.
그것이 그런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고, 남북관계에도 굉장히 열성적이다.
단지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정치적인 것은 아주 까다롭게 굴고 우리 정부를 몹시 곤란하게 만든다.
체면 갖고 버티는 데는 아마 세계 1등이 아닌가 싶다. 한국이 많이 참는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적어도 인권, 정치적 의미에서의 탄압이 보통 인권문제인데, 북한은 정치적 의미에서의 탄압이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생존과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게 제일 큰 문제가 아니겠는가.

정치적 의미에서의 인권부분은 우리가 도울 방법이 없지만 적어도 먹고사는 기본적인 생존의 인권은 한국이 마음을 넓게 갖고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건 그냥 쌀 주고 비료 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고 북한의 경제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은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다.

다행히 주변의 어느 나라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찬성하는 나라는 없다.
그동안의 풀리지 않는 고질적인 국제분쟁은 주위에서 도와주고 부추기는 세력이 있을 때 풀리지 않았는데 다행히 그렇게 북한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주변세력이 없는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않고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국경이 개방됐을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면 저는 중국입장도 이해되고 우리 입장도 그렇다.
그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제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북한의 체제가 결국 무너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있어서 북한이 더 불안해하고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다.
아울러 또 지금까지의 국제적인 관례로 봐서 그와 같은 문제제기는 또한 국제사회에서 명분이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북한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그걸 걸고 들어가는한, 손발이 안 맞게 돼있다.
붕괴를 원치않는 중국, 한국과, 레짐 체인지를 해야 된다고 하는 일부 나라들하고, 또 일부 사람들하고의 사이에서는 손발이 안 맞게 돼있다. 그
럼 북핵문제는 안풀린다.

이걸 어떻게 손발을 맞추느냐가 우리의 과제이고 나는 그것에 대한 판단은 우리 한국이 가장 강한 발언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은 북한과 한민족이고 가장 인접해 있고 북한의 조그만 일로부터도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래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것을 내놓고, 한국의 말 따라 누가 따라오고, 이렇게 한국의 체면을 살리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이 진지하게 이 문제에 있어서 한국국민의 평화와 안전,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한국국민들의 이와 같은 처지와 생각이 반영되도록 그렇게 해나가겠다.
그것을 위해 혹 누구랑 얼굴을 붉혀야 한다면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우리의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우리가 지난 1950년 한국전쟁을 겪었고, 그 이후 그로 인해 겪은 많은 고통을 생각하면, 많은 손실을 생각해보면 다시는 한반도에서 평화가 깨지는 어떤 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북한이 끝내 듣지 않으면, 끝내 핵무기를 개발해가는 상황이 진행된다고 하면 누구도 일을 장담할 수 없다.
전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얘기하고, 또 어떤 정치적 결단을 반드시 내려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말하고 있다.
북한이 반드시 서로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행동해야 하고 그를 위해 필요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봐서 잘 될 것으로 본다.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하겠다.(박수)

(연설의 마지막)

인류가 많은 것을 발명했고 개발했다.
그런데 인류가 발명하고 개발한 것 중에 인간에게 진짜 행복을 더해준 게 뭘까.
많은 발명들이 인간에게 행복 더해준 게 있으면 또 그만한 위험과 부담을 안겨줬다. 지금은 생태계 파괴라는 문제에 직면해있다.

세계 문명을 누가 주도했느냐고 했을 때 에게해에서 지중해로,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그리고 미국을 넘어서 태평양으로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의 주도권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른 거다.
물질 풍요와 힘에 의해 남을 지배할 수 있던 힘이 어디에 있었냐는 것이죠.
태평양 건너 이제 한반도에서 때가 온다고 얘기하고 있다.
저는 그 기준을 좀 다르게 생각했다.

역사에서 인류가 발명한 가장 훌륭했던 게 저는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혁명.
왜냐하면 그 많은 것 중에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복종하고 수탈하는 관계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인간이 부닥쳐 있는 문제 가운데 오늘날은 생태계 문제가 새롭게 대두하고 있지만 적어도 환경과 생태계 문제가 대두하기 전까지 인간에게 가장 본질적 문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였다.
모든 불행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거다.
지배와 복종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그 나머지는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근본적으로 신분제 질서의 사회에서 적어도 명분으로라도 실질적으로 그 당시 제3계급이라는 것이, 진정한 인간평등을 실현할 의지가 있었느냐는 별개로 하더라도, 적어도 인류역사상 명분에 있어서 자유, 평등, 박애를 내세우고 성공했던 혁명이다.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인간은 충분히 프랑스 혁명의 이상을 충분히 다 성취하지 않지만 어떻든 우리 인류역사 속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발명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질서 속에서 강대국과 약소국 있고 힘의 질서가 지배하고 아직도 곳곳에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를 해결할만한 국제적인 역량은 부족하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국가 간 질서에서 정복과 지배의 질서, 요즘에는 간섭을 통한 간접적 지배의 질서, 이 질서가 해소되고 여기에도 상호 존중과 협력에 의한 공존의 질서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인간이 또 뭘 맞이하게 될지 알 수 없다.
결국 국가 간의 힘겨루기, 그것이 지난 세기에 엄청난 세계적인 전쟁들을 가져왔고 인간을 불행으로 몰고 갔으나 아직 완전히 극복되지 않았다.

우리가 성공할 수 있다면 성공의 사례는 역시 EU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EU가 완벽하게 성공하면 그게 새로운 세계질서로, 전 세계에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됐을 때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을 것 아닌가.
또 긴 세월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거다.
만일 EU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음에 우리에게 닥쳐올, 우리 후손들이 부딪혀야 할 역사가 어떤 것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인간이 스스로 과학기술 문명을 인간의 평화 공존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소위 도덕적 통제력이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EU를 굉장히 의미 있게 보고있고, 제 개인적으로는 이미 결론을 내리고 우리도 저리로 가자고 국민들에게도, 이웃나라에게도 말하고 있다.
전 이번 유럽방문을 계기로 꼭 확인하고 싶은 게 EU의 미래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는다면 이것을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도 한번 실현해보는 거다.
아마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민들 마음속에 이를 희망으로 담으면 그것은 실현될 거다.

오늘날 아무리 큰 소리 치는 정치인도 국민들이 싫어하는 일 못한다.
결국 국민들 원하는 대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은 세상을 바꾸려면 위대한 지도자 한 사람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국민들 마음속에 새로운 시대를 향한 올바른 생각이 자리 잡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파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이런 다짐을 하고 싶고, 이곳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파리를 방문해서 여러분에게 방문목적과 하고 갈 일 등 몇 가지 보고를 드렸다.
--------------

이런 식으로 크게 꿈꿀 줄 아는 대통령이 전 참 순수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을 문화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폄하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줬으면 하는 연설이던데, 문화란 그 상대성을 존중하는 사람들만이 항유할 수 있는 보석임을 안다면…
이 연설에서처럼 상대주의적 태도를 보일 수 있는 분을 그런 식으로 폄하하진 못할 거 같던데요. 누군가가‘문화적으로 천박하다 아니다’하는 것 자체가 천박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말입니다.

음 이런 글을 올리며 드는 생각은
아마 이 글을 읽는분들 중 몇몇은 저를 어떤'편'으로 간주하겠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절이 어떻게든 '편'을 갈라야 마음이 편해지는 시절이기도 하구요.
사실 제가 누구의 '편'으로 간주되는 게 그닥 문제가 될 것은 없으나...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편이라기엔 그분에게 불만이 많은 국민 중 한사람이며,
여러가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나쁜 관점들에 대해 가끔은 은근히 동조자가 되기도 했기에 저 같은 사이비가 '편'으로 간주되는 건 진정한 지지자들에게 누가 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끔씩 구름에 가려진 달이 보이듯 여러가지 '편'과 관점에 가려진 알맹이가 노출되면서 제가 그냥 순수하게 노무현 대통령이 훌륭한 사람임을 이런 식으로 확인하게 되곤 하는 게 솔직히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훌륭한 식견을 가진 게 사실 기분좋은 일 아닙니까?


이 연설문은 그냥 편견없이 읽어보면 다시 읽어도 어딘지 찡해지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을 가진 게 사실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편나누기를 그만두면 이런 것들을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하며 우리 대통령이 이렇게 문화적 식견이 있구나...
큰 틀에서 세계사를 볼줄 아는구나...
비젼을 이렇게 가지고 있구나...
할 수 있을텐데~

어느 게 정말로 나라를 위하는건지 (단지 그것만을 기준으로 놓고 보더라도) 너무 뻔한건데... 그게 정말 안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런 제 마음은 사실은 저도 모르지만 제가 정말로 어떤 '편' 이라설까요?
이런 대통령의 말씀들이 좀 언론을 통해서 많이 부각되면 좋을텐데요.

우리가 똑똑하고 훌륭한 존경할만한 대통령을 가지고 있다는 건 정말 큰 자부심이 될텐데...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습니다.

덧붙여, 몇 가지 신문을 읽다가...

#1.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놓고 언론이 보이는 태도가 맘에 안듭니다.
왜 날치기니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언론에서 호들갑 떠는‘날치기’‘몸싸움’
…이런 자극적인 문구에 경도되서 본질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괴롭습니다만, 그런 자극적 문구로 사람들의 시선을 본질로부터 떼어내서 엉뚱한 곳으로 옮겨다 놓는 언론은 정말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법안을 상정하고 토의하고 의결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인데
상정은 누구나 자유롭게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닐까요?
의제를 아예 못 내게 한다는 건 민주주의에 기본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법안을 상정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국회의 존재이유에 대한 침해인데 이런 걸 말해주는 신문은 없는 것 같습니다.
법안 상정이란 건 그야말로 이 법안이 될까 안될까 우리 의논해 보자라고 하는 건데 그것조차 안된다는 건 말이 안되지요. 억지지요.

언론에서 상정을 못하게 하는건 옳지 않다.
상정한 다음에 의논해서 이게 옳은지 아닌지 토론하는 게 옳다라는 식의 보도를 제대로 했으면 합니다.

#2.
노무현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에 대한 신문 사설을 보고 아는 분이 보여주신 두개의 사설을 읽었는데 하나는 이라크 전쟁 파병은 정말 잘못된 것인데 거길 대통령이 간 것은 잘못이다. 부끄럽다. 라는 기사와 대통령이 잘했다 이제라도 미국에 동조한 것이 기쁘다라는 식의 상반된 기사였습니다.
(정말 이 신문에서 대통령 잘했다라는 기사를 볼 줄이야)

저는 지인의 의견대로 두 사설 다 못마땅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분들도 이 두 가지 관점에 동조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저는 당연히 자이툰 부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의 태도는 옳은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파병을 반대하는 한 사람의 국민입니다만, 우리나라 대통령이 그렇게 파병해 놓고 양심에 꺼리니 거기에 방문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꺼림찍하기에 더더욱 그곳에 목숨을 내놓고 간 우리 청년들을 방문하고 위로해야 옳은 거 아닌가요?

그리고 그 방문을 통해 미국에 동조가 아닌, 우리가 미국의 압력에 의해 우리의 젊은이들을 이렇게 사지에 보낸 것을 통해 미국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자이툰 방문에서 한 대통령의 말..

누구라도 때로는 잘못 생각할 수 있고, 틀릴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큰 오류가 있을 때 그걸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강조하며, 아울러 국민이 내 오류를 잡아줄 때까지 내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할 것, 적어도 이익과 명분이 부닥칠 때 이익을 선택하지 않겠다.. 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프에서 올라 눈물을 흘렸다는 말에는 마음이 찡했습니다.


앞으로는 명분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우리나라가 갖게 되기를...
이라크파병 같은 가슴 아픈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우리 국민이 대통령의 오류를 바로 잡아주고 그에게 그런 힘을 실어 줄 수 있게 되기를...하고 저 자신부터 단단히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3.
이영훈 교수가 간간히 신문에 출몰합니다.
이분이 대체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안부 책임론에 이어서 그 진위를 알수 없는 반민족적 발언을 해대고 있습니다.

그것을 실어주는 언론도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과거사 특별법이 무서운 건 알겠는데…니편 내편을 가르다 보니 이제는 내편이면 무슨 말이든 독하게만 편들어 다오가 되서 제대로 된 판단 능력을 상실한 것 같습니다.

이편이나 저편이 될 수는 있지만…
적어도 말하는 자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편 가르기의 무서운 점은 말의 책임을 개인이 아닌 공동체적 책임으로 쉽게 미룰 수 있게 되고,
그런 편 가르기 말의 폭포는 옳은 것 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쪽으로 흘러가서 사회는 옳은 말의 기준을 영원히 상실하게 된다는 점 입니다.

그냥 내가 서있는 자리가 어딘가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자신이 하는 말들을 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3-1.
과거사 특별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두 가지 더..
한가지는 안양인가에 시장이란 양반이 조선 총독부 서이면 사무소를 거기 근무하던 자기 선조를 기념하기위해 복원했다는군요...(핑계는 수탈에 대한 자료전시 라던데)
그 안양시장이 그런 반민족적 결의를 한 곳은 향수에 젖은 술자리라고 하니 더 기가 막힙니다.

그런식으로 술자리의 이야기가 결국은 안으로 마련되어 시 의회에서 제출되었고, 과정에서도 한번은 말도 안된다며 거부됐던 사안이었다는데, 결국 이런저런 핑계를 붙여 어느새 관철되어 결론은 그 건물이 이미 복원되었다는군요.

이건 이야기할 가치도 없는 얘기지요.
총독부 사무소에서 서기로 근무한 자기 할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조선 총독부 사무소를 재현하다니...
일제시대에 대한 그런 향수와 식민치하에서 부역행위를 한 자신의 가계 전력을 저렇게 자랑스레 공개적으로 내보이다니...
이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상황이지요.

일제 치하에서 돈 벌어 지금도 그걸로 귀족 계급으로 사는 분들,
아직도 사회 지도층에 계신분들,
그래서 과거사 특별법은 절대 안된다고 하는 분들…그런 분들 다 그렇다 칩시다.
자기 안위 보존하려고 하는 거 안쓰럽다 칩시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뭘 잘못했는데?'라며 따지는 수준까지 됐다고 생각하니 정말 막막한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우리 모두가 눈치보며 외면하다 보니 우리 사회가 이렇게 후안무치해져서…
과거 전력을 자랑스레 이런 식으로 드러내고 과시할 수 있게 된 거라 생각하니 정말 기막히고 원통합니다.

자기 것 모두 버리고 목숨까지 버려가며 독립 위해 애쓰시느라 후손에게 가난만 남겨주신 독립 운동지사분들에게 정말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전쟁 당사자인 일본도 우리나라를 점령했던 과거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 나라안에서 과거사 특별법에 대해 '논란' 이란 게 되고 있는 상황이 정말 아쉽고 부끄럽습니다...
조선 총독부 복원이라니... 왜 정말 이렇게까지 되는 건가요?

#3-2.
한가지 더.... 과거사 특별법 얘기에 덧붙이자면
아는 분들과 얘기 중에 우리나라의 많은 병폐가 결국은 단절된 역사, 식민 교육, 그리고 식민지 하에서 친일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과거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은점 등에 귀착된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늘상 이야기가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건 새롭지 않았는데 그 중에 한 분이 그게 모두 우리나라가 ‘해방’ 되었기 때문이란 말을 하셔서 주목이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서구 열강이 2차 대전 종전기념일을 ‘전승기념일’로 지내는데 비해, 우리는 ‘해방 기념일’ 광복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프랑스만 국한해서 얘기하자면 프랑스도 짧지만 비씨 정권 하에 독일에 잠시 점령되었습니다.
레지스탕스 활동은 했었으나 우리처럼 광복군을 키운다던가 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유엔군에 의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점령에서 해방되었을 뿐 자력으로 한 노력은 우리에 비해 훨씬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2차 대전 종전 기념일을 자신들의 승리의 날로 기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해방입니다.

#3-3.
해방이란 그저 누군가에 강압에 풀려난 것이고 그것도 남들에 의해 주어진 자유인 것입니다.
45년이 길다면 길지만 역사적으로 보아 아직 한 세대가 완전히 지나지 않은 시간이며 임시정부란 존재가 엄연히 있었음에도 (정부가 존재했는데 왜 식민치하가 되는 겁니까? 전쟁 상황이지요.) 우리는 식민지임을 자처하고 승리가 아니라 해방의 날로써 그날을 기념합니다.

승리와 해방은 정말로 다릅니다.
해방은 일본의 통치에서 벗어났다는 소극적 의미일 뿐이며, 그렇게 되면 일제치하에 있던 우리국민 모두는 동등해집니다.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독립운동을 위해 자기 몸을 바친 분들과 적극적으로 식민통치에 동조했던 그 당시 친일세력이 어떻게 같은 자리에 놓일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해방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 국민은 불쌍한 해방국민으로 모두가 획일화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러가지 전후 전범 처리 문제들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요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안부 등 보상문제도 일본의 호의에 기댈 뿐입니다.
해방이란 단어 하나가 바꿔 놓은 의미는 이렇게 커다랗습니다.

그러나 해방이 아니라 우리가 승리라고 생각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승리한 사람과 패배한 사람이 존재하며 그 승리의 주역과 그 승리를 방해한 세력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러니 애초에 식민체제하에서 부역을 했던 사람들은 (친일이겠죠) 전범이 되어 계속 발을 붙일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들 어렵게 사시는 광복군들 그리고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이 제대로 평가 받아 나라의 중추가 되었을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껏 계속되고 있는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도 우리가 승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훨씬 더 옅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식민 통치는 일본에 대한 우리의 콤플렉스를 많이 자극 시키는 요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승리했다는 자부심은 그 콤플렉스를 많은 부분 치유해 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EU에서 서로 동반자로 나란히 나아가는 것을 보며,
조금은 가깝고도 먼 일본과 우리의 입장이 저런 식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과거에 2차 대전 종전직후 미 군정이든 하는 다른 상황들이 있었고,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란 국호가 있음에도 그렇게 못 불리고 서구에 처음 전해진 이름대로 코리아(고려) 로 불려지듯 (이건 차이나 제팬 등 중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지요) 서구 패권 주의에 밀린 아시아 국가로 그때는 해방으로 밖에 인정 될 수 없었던 당시 상황이 있었던 건 맞습니다만..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가 8월15일을 ‘광복절로 기념한다는 것’에 대해선 한번 재고해봐야 할 문제인 듯 합니다.

앞으로 8월 15일을 승리의 날로 기념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그것이 후손에게 물려줄 역사 바로잡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더하며…
그러면 자연히 식민시절에 과오를 저지른 분들의 죄는 그 자체가 공소시효가 없는 전범에 해당하는 일이 될테니 과거사 특별법을 하자 말자 논란조차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닐지...
모든 것이 승리라는 큰 개념으로부터 해결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본질적 의미를 제대로 바로잡고
큰 틀의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프랑스에서 연설이 저에게 많은 큰 틀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대통령의 짧지만 직접적인 목소리들을 자주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길지만, 시간을 내서 읽어봤으면 합니다.

"가을동화 작가가 썼다"고 해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어떤 생각을 가진 대통령이었는지.....

이렇게 넓은 분야에 대한 식견을 가진분이 또 나올까요?











――――――――――――――――――――――――――――――――――――――――――――――――――――――――――――――――
▦ 내게는 유일했던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욕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중요한 걸 잊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욕할 수 있는 것.
이것도 그가 이룬 성과라는 걸.
――――――――――――――――――――――――――――――――――――――――――――――――――――――――――――――――
IP : 125.131.xxx.17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솔이아빠
    '09.5.23 11:21 AM (59.25.xxx.246)

    천천히 읽어 볼께요.
    우선 감사^^

  • 2. 저도
    '09.5.23 11:22 AM (121.88.xxx.149)

    나중에 꼭 읽어보고 싶은 글이네요.
    에효 지금은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어서..

  • 3. 중국발
    '09.5.23 11:24 AM (220.120.xxx.231)

    세우실님 나름의 애도를 하고 계시군요...
    우린 벌써 그분을 추억해야 하는 구나 생각하니 맘이 어지럽습니다

  • 4. 앨런
    '09.5.23 11:24 AM (125.187.xxx.20)

    읽고나니 더 속상하고 안타깝네요.
    정말 그 분을 얄팍하게 알고, 제대로 진면목을 보지 못한 거 같아서 죄송하고...
    뭐라 말할 수 없을만큼 슬픕니다....

  • 5. 흑흑
    '09.5.23 11:32 AM (210.2.xxx.223)

    대충 읽었는데도 가슴이 메네요.
    끝부분의 815를 승전 기념일로...
    한대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이렇게 깨우쳐 주시니 고맙습니다.

  • 6. 감사합니다
    '09.5.23 11:57 AM (115.139.xxx.40)

    이렇게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7. ......
    '09.5.23 3:10 PM (203.234.xxx.203)

    왜 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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