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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집에 온 흰 푸들

나빠요. 조회수 : 921
작성일 : 2009-05-22 12:32:54
일요일 저녁에 동네에 낯선 개 세마리가 나타났어요.

무지 뚱뚱한 요크셔, 말티, 흰 푸들. 요크셔는 걷는 것도 힘들어 보였어요.

그렇게 동네를 배회하길래 신경이 쓰여서 동네분들한테 개들의 소식을 묻고 다녔는데

어제 비가 그렇게 많이 오는 데 흰 푸들 한마리만 길가에 앉아 있더라구요.

비도 오고, 눈도 하얗게 된것이 안보이는 것 같아서 저희 집에 데리고 왔네요.

그렇게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에 보니 이 녀석 이빨도 거의 없는 거예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동네가 시골이라 누가 와서 버리고 간 것 같은데

이렇게 늙은 개를 버리다니, 눈도 안보이는 개를....

30kg가 넘는 개가 세마리나 있지만 얼마 남지않은 견생 여기서 마치게 해주고 싶네요.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눈도 안보이는 쬐그만 개를 길바닥에다 버리고 갈 수가 있지요?

나머지 두 마리는 어떻게 됬는지......

저희 집도 개가 너무 많은 데 또 들이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작은 개가 길바닥을 헤매고 다니는 걸

그냥 봐주기도 너무 심란하고........ 이래저래 사람한테 정나미가 떨어지네요.
IP : 59.7.xxx.43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22 12:36 PM (211.243.xxx.231)

    어휴..원글님 너무 마음 고우세요.
    요즘 휴가갈때 개 데려가서 휴가지에 버리고 온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어미개 새끼 낳으면 새끼만 키우고 어미개는 버리는 사람도 있대요..
    어떻게 몇년동안 가족으로 지냈는데 그렇게 버리는지... 그 사람들 정말 이해가 안가요. ㅠㅠ

  • 2. ...
    '09.5.22 12:40 PM (118.217.xxx.32)

    저도 그런 애들보면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라 원글님이 어떤 마음였을지 알고도 남아요..
    저는 속상해 하기만 하고 거두지는 못했는데, 가여운 아이 거둬주셔서 제가 다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나머지 요크셔와 말티는 어떻게 된건지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그 아이들도 원글님같은분 만나서 지친몸 쉴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복 받으실거예요~~

  • 3. .
    '09.5.22 12:42 PM (122.34.xxx.11)

    말못하는 동물이라고..그렇게 함부로 하는 사람들..발뻗고 잘 수 있는지 몰라요.

  • 4. 헉...
    '09.5.22 12:49 PM (112.148.xxx.150)

    우리집도 이빨빠진..15. 13년된 노견 2마리있지만...
    그예쁜것들을 어떻게 버릴수가 있어요? ㅠㅠ
    미친인간들이 왜그리 많은지...천벌 받을겁니다

  • 5. 정말
    '09.5.22 12:51 PM (125.185.xxx.144)

    안됐어요..
    개들도 버림받은 걸 알겠죠?

  • 6. 원글
    '09.5.22 12:57 PM (59.7.xxx.43)

    원글 쓴 사람입니다. 이빨도 없는 노령견은 처음 키워봐서요...

    뭘 먹여야 할까요? 나이는 열살 넘었겠죠?

    아직 불안한 지 변을 안보네요. 쩝. 울 집 큰 넘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코 한번 대보겠다고.ㅠㅠ

    할배 불안할 것 같아 당분간 접견 금지입니당 ^^

  • 7. ...
    '09.5.22 1:02 PM (114.204.xxx.76)

    거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전 15년 기르던 개가 아차 하는 사이에 집밖으로 나가서 그대로 없어져서 결국 못 찾았어요.
    이녀석이 지금 어디가서 헤매고 있는건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각하면
    앉아있을수도 서 있을수도 없을 정도로 괴로워요.
    그런데 원글님처럼 그런 개들 보살펴주시는 분도 계시니까
    위안이 됩니다...
    저도 또 그렇게 다른 길 잃은 개 만나면 보살펴서
    누군가 저같이 개 잃어버리고 괴로워하는 분한테 위안이 될 수도 있겠구요..
    고맙습니다.

  • 8. 헉...
    '09.5.22 1:04 PM (112.148.xxx.150)

    울집 이없는 노견들 앞니만없지 어금니는있어서 그냥 사료주는데...아직까지는 잘먹어요
    그대신 간식은 작게 잘라서 줍니다
    소세지같이 부드러운 간식만 먹이구요
    아!! 딱딱한 과자류는 통째로 주면 못먹고 지키고만 있어서 뚝뚝 짤라서 줍니다
    불쌍한아이 보살펴줘서 고맙고 감사하네요
    많이 안아주세요^^

  • 9. 원글
    '09.5.22 1:09 PM (59.7.xxx.43)

    원글녀인데요...... 저도 몇년전에 키우던 개가 나가서 안 돌아왔어요.

    혹시라도 우리 개 거둬주신 분한테 제가 이렇게 하는 게 보답하는 거 같아서요.

    저 그렇게 착하기만한 사람은 아니랍니다.

    집나간 우리 개 복받으라고, 우리 개 생각나서 그러는 거지요.

  • 10. 새우튀김
    '09.5.22 1:13 PM (211.189.xxx.250)

    원글님 너무 마음 고우세요..ㅜㅜ
    캔에 들어있는 고기류가 좀 부드럽던데, 그런거 주심은 어떨지요. 아니면 우유라도요.

    저희는 길 잃고 돌아다니는 강아지를 데려다 키운지 이제 삼년째 되어가는데요.
    (털이 곱게 깎여있어서, 버렸다기 보다는 어쩌다 집을 나온걸로 믿고 싶어요)

    가끔 녀석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옛날 엄마 꿈에 한번쯤 나타나서, 엄마 나 잘 지내고 있어요. 새 이름도 얻고 좋은 가족 만나서 매일 매일 행복하게 살아요. 엄마 걱정마세요"라고 얘기해주고 오라고 말해요.
    원주인이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생각만 해도 너무 눈물이 나더라구요.

  • 11.
    '09.5.22 2:03 PM (71.245.xxx.218)

    댓글 다신 분들 글 읽으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거둬서 키워 주시는 분들, 복 받을거예요.

  • 12. .
    '09.5.22 2:05 PM (115.145.xxx.101)

    복 받으실 거에요.

  • 13. ^^
    '09.5.22 2:07 PM (211.55.xxx.195)

    원글님....정말 복 받으실꺼예요. 제가 다 감사하네요.

  • 14. 시츄
    '09.5.22 2:52 PM (210.99.xxx.18)

    제가 시츄를 키웠는데 이름은 희주였어요

    근데 이 아이가 추운날 없어진거예요
    제 동생이랑 제 딸이랑 이렇게 몇 날을 찾으러다녔어요


    끝내 찾지못해서
    내내
    무사한지 한번만이라도 확인하면 소원이 없겠다 했는데

    나랑 같이 안 살아도 되니
    잘 지내고만 있음 좋겠다 했는데..

    없어지고 난 후 한달이 지났을무렵에

    아침에 출근할려고 준비하는데
    대문가에서 왠 인기척이 나서 누구지? 하고 내다보다가 사람이 없어서 그냥 뒤돌아서는데
    갑자기 뭔가 확 댕기는게 있어서 나가봤더니
    우리 "희주"가 온거예요 ㅜㅜ

    그렇게 추웠는데..
    어찌 살아서 왔더라구요 ㅠㅠ
    우리 식구들 난리나고

    그렇게 와서 일주일 지내고
    다시 가버렸어요


    아마 잘 지내고 있다는걸 알려주고 싶어서 잠깐 온 모양이예요
    다시 돌아왔을때 말끔했기 때문에 누가 잘 보살펴준 모양이다 했었거든요

    희주야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니?

  • 15. 루비
    '09.5.22 3:01 PM (210.99.xxx.18)

    바로 위에 시츄 이야기 쓴 사람인데요

    이번에는 루비 이야기예요

    루비는 말티즈예요

    루비는 참 똑똑한 아이였어요
    우리 딸이 엄마아빠가 일찍 이혼하고 제가 직장에 다녔기때문에
    외롭고 허전할까봐 강아지를 많이 키웠는데

    루비가 특히 우리 딸아이를 좋아했어요

    밥 주고 목욕 시켜주는건 저 지만
    저보단 우리 딸아이를 더 좋아했어요

    우리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지금은 대학생이예요)
    운동장에서 둘이 같이 놀고있었는데
    루비는 목줄이 없어도 한번도 우리 아이 곁을 떠나서 혼자 뛰어다닌적이 없었어요

    오히려 가라고 쫒아도 안 가는 아이였어요

    우리 아이가 운동장에 있는데 저거 이모가 지나가는게 보이니
    앞뒤 생각없이
    이모...하고 뛰었대요
    그러니 루비도 같이 뛰었겠죠

    그런데 갑자기 (지켜봤던 제 동생이 전해준 이야기)
    우리 아이 20센티도 안 떨어지던 루비가
    마구 도로쪽으로 우리 아이를 앞지르더래요

    그러다가 정말 우리 아이 바로 앞에서 차에 치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무실에 있다가 소식듣고 갔더니
    이미 루비는 굳어져있고
    우리 아이는 울고불고
    제 동생도 울고불고
    저도 루비안고 울고불고

    동네아줌마들 초상 난 줄 알고 우리집 들여다보고ㅜㅜ

    우리 친정엄마가 와서는
    착하고 충성스런 개는 주인의 운명을 대신 짊어지고 간다면서
    루비아니였으면 우리 아이가 교통사고 났을거라고
    ㅠㅠ


    정말루 루비는 우리 아이곁을 최대한 30센티도 안 떨어지는 아이였거던요
    근데 그렇게 갑자기 죽어라 우리아이가 뛰던 방향으로 달리더래요 ㅠㅠ


    루비야..
    너한테 너무 미안하고
    너무 고맙고

    ㅜㅜ

    루비야 좋은곳에서 가있는거지?

  • 16. 위에..
    '09.5.22 3:41 PM (211.211.xxx.9)

    루비랑 희주 이야기 쓰신분 글 읽다가 펑펑 울며 나갑니다ㅠㅠ

  • 17. 루비..
    '09.5.22 3:55 PM (218.38.xxx.130)

    루비이야기 너무 눈물나요 ㅠ_ㅠ
    분명히 더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으로 혹은 좋은 업보 얻어서 다시 태어났을 거예요 ..
    그 쪼끄만 말티즈가 그렇게 .. ㅠㅠ
    아휴;

  • 18. ..
    '09.5.22 4:09 PM (211.33.xxx.99)

    원글님 복받으실거에요!!! ㅠ.ㅠ

  • 19. 루비
    '09.5.22 4:21 PM (122.36.xxx.11)

    이야기 읽고 펑펑 울고 갑니다....
    개들의 충심이랄까 순정이랄까 지딴에는 지켜주려는
    책임감이랄까 .... 암튼 그것들의 마음이 전해지고...
    혼자 컴앞에서 펑펑...

  • 20. ㅠㅠ
    '09.5.22 7:27 PM (210.121.xxx.217)

    사무실에서 눈물 찔끔...
    너무 먹먹합니다.

  • 21. 저도푸들엄마
    '09.5.22 8:38 PM (59.10.xxx.195)

    원글님 정말 복 받으실거예요 이빨도 없는 아이를 돌보시려면 힘드신 일도 많으시겠지만 끝까지 잘 돌보아 주세요 정말 훌륭하시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세요

  • 22. 저도
    '09.5.23 1:25 AM (121.88.xxx.245)

    친정에서 언니랑 제가 키우던 강아지 엄마가 키우시지만..
    강쥐도 키우다보면 사람 못지않게 식구가 되요.
    루비님 글 읽고 이 밤에 눈물이 찔끔하네요.. 갑자기 우리 강쥐가 보고파요..
    7년되고 이제 늙으려고 하는데 엄마는 아직도 우리집 막내라고 아주 예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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