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농심라면 끊은지 일 년...

회색인 조회수 : 1,332
작성일 : 2009-05-21 13:34:24
원래 라면은 좋아하지만 농심라면은 처음부터 그다지 친하지 못했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늘 삼양 라면이었고(당시 가게에선 대부분 삼양 라면이 더 많았었죠...) 어쩌다 새로나온 농심 된장라면이란걸 먹고 그 미묘한 맛에 '이런 된장~' 감탄하며 혼절한 이후로는 농심은 두 번 다시 쳐다보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라면 한 봉지 100원하던 시절에 150원짜리 초럭셔리 고가면으로 나온 삼양 장수면을 처음 먹고는 그 야들야들한 면발에 반해 한참 중독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지파동이 일어났고...

당시 조선일보를 매일 받아보던 집에서 조선일보의 4컷짜리 만화 '야로씨'에서 묘사한 그 공업용 우지에 기겁을 했었습니다.

내용인즉슨,

1. 야로씨가 차를 몰고 가다가 분식집 앞에 선다.
2. 라면 한그릇 주문한다.
3. 라면을 차에 주입한다.
4. 차가 간다.

그 이후, 동네 식품점, 슈퍼마켓 등지에선 삼양라면이 자취를 감취었고 오로지 농심... 농심의 물결이었습니다.
'신라면'의 대대적인 힛트로 그 신라면에 걸신 들린 듯 쳐묵쳐묵...
그러나 너무 자극적인 라면의 끝맛에 늘 예전에 즐겨먹던 삼양라면의 추억이 아쉽기만 했었습니다.

계속되는 농심의 속공... 안성탕면...너구리...
이제 세상은 농심라면으로 뒤덮이고 마는 것인가....

한동안 라면을 끊고자 했었습니다.
농심라면은 너무 자극적이라 늘 먹고나면 속이 쓰렸으니까요...
하다못해 가족들의 빈축을 사면서까지 차라리 청보곱배기 라면을 사다먹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말 해서 참 안됐지만 청보곱배기 라면... 너무 맛은 없었습니다.)

군에 입대하면서 라면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그런데... 훈련소 퇴소하고 자대 배치 받아 가보니... 고참들이 밤마다 라면을 끓여먹는군요...;;;;;

이등병 때 첫 훈련으로 유격훈련을 나갔습니다.

3일차 밤이었는데... 곤히 잠들어있던 밤 12시에 누군가  절 깨우더니 분대 고참 병장이 고생많았다고 라면을 끓여주더군요... 신라면이었습니다.

최말단 쫄따구 이등병은 훈련상황에서  라면보다는 잠이 훨씬 좋습니다.

'아... 저는 라면... 못먹겠습니다. 라면 싫어합니다...'
'그래? 잘됐네... 입 하나 줄어서... 그럼 계속 자라...'
'예...'

그렇게 잠들었었는데... 누군가 또 깨웁니다.
새벽 세신가 네신가.... 같은 분대 상병이었습니다.
으슥한 골짜기로 데려가더니 다짜고짜 패더군요... 고참이 끓여준 라면을 안먹었다고....
그 때, 결심했었습니다.

'나, 대한민국이 남북통일을 이룩하고 간도와 요동반도를 수복하는 그 날까지 라면은, 특히 농심 신라면은 절대 먹지 않으리...'

드디어 제대를 하고 나왔고...
라면을 먹지 않겠다던 결심을 조금 수정하여(미국은 헌법도 수정하는데요 뭐~) 신라면만 먹지 않기로, 가급적이면 농심라면은 멀리하기로 결심하고 라면을 다시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제대하고 나오니 삼양라면이 명예회복을 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농심에 점령당한 대한민국은 어딜가나 농심의 물결이었습니다.

의지의 한국인...
물어물어 끝끝내 삼양라면 만을 찾아다니며 온갖 종류의 면들을 즐겼습니다.

간혹, 오뚜기 진라면과 팔도 라면의 신상들이 저를 유혹했지만...
어린시절 청보곱배기 라면의 전철을 밟을까봐 조심하면서 살아왔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이맘때.
그동안 농심을 멀리해 온 저의 라면 편력이 빛을 본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사는 동네 반경 도보 10분이내에 우리 나라 3대 대형할인점들이 몰려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로떼마트부터... 날마다 찾아가서 담당점원에게 잔소리 합니다.

'삼양라면은 원조 삼양라면이랑 맛있는 라면만 말고 다른것도 좀 갖다 놓으세요... 간짬뽕, 짜짜로니, 황태라면, ....'

말로도 하고 고객의 소리 엽서도 보내고... 근 두 달여만에 삼양의 면들이 하나하나 들어오는 것을 보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었습니다.

그리고 이마트에서도...

마지막으로 영국 자본의 홈플러스까지...

이제 저희 집 반경 도보 10분이내의 대형마트들 모두 선점하고 집 주위 동네슈퍼 사장님들에게까지 영역을 넓혀... 저희 집에서는 어딜가든 늘 원하는 삼양라면이 저를 기다리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코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 초입의 할인공판장이 배신을 때렸군요...

'아이고~ 손님말고는 굳이 찾는 분들이 없어요~'

공판장 사장님의 전언이었고... 그 집을 애써 가지 않게 됐습니다.

이렇게 비오는 날이면 황태라면이 어울립니다.
오늘 저녁은 일찍 퇴근하고 들어가 온가족 황태라면 파티라도 해야겠군요~


PS.
어랏~!? 써놓고 보니 제목과 안맞는군요...
'농심라면 끊은지 일 년'이 아니고 '농심라면 끊고 산 인생의 전환기가 빛을 본 일 년'입니다.

IP : 58.229.xxx.90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번에..
    '09.5.21 1:42 PM (211.177.xxx.213)

    이마트 갔더니 드디어 황태라면이 들어와있더군요..
    그치만..모유수유 중이라..차마 라면을 살 수가 없었다지요 ㅠㅠ

  • 2. ㅋㅋ
    '09.5.21 1:42 PM (121.149.xxx.65)

    된장라면이란걸 먹고 그 미묘한 맛에 '이런 된장~' 감탄하며 혼절한 => 요 부분에서 빵터졌네요

    저도 같은 경험을 했걸랑요. 전 미련해선지 고추장라면에도 낚여서 다시한번 혼절햇었답니다

    그후로 오랫동안 라면을 끊고 살았다는 슬픈 이야기...

  • 3. 삼양을 살리자
    '09.5.21 1:43 PM (67.168.xxx.131)

    된장 라면먹고 혼절 하셨단 말에 푸핫~ 뒹글었네요
    전 삼양 컴라면이 그리 맛났었는데 튀김맛도 나고 면말도 납작한듯 참 부드럽고 (1983년도)

    그랫는데 지금 삼양 컴라면은 그맛이 안나네요 레서피가 바뀐듯 해요,,
    그동안 농심이 얼마나 조화를 부렸던지 저도 삼양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요번 촛불때 다시 삼양에게 돌아 갔답니다 ㅠㅠ 불쌍한 삼양,,

    지금은 삼양만 먹어요,,
    농심은 너무 건강에 안좋아요,,특히 신라면 완전 공장맛이 너무 강함,,

  • 4. ..
    '09.5.21 1:44 PM (118.222.xxx.125)

    임신중이라 현재 라면 안먹고 있는데...작년 삼양라면 진짜 열심히 먹었어요..ㅋ 황태라면도 맛있고...저는 '맛있는 라면'팬이고 신랑은 장수라면 완전 팬이에요...가끔 신랑 라면 먹을때 어찌나 군침 도는지...아마 아이 낳구 맛있는 라면 먹지 않을까 싶네요 ㅋ

  • 5. 끼밍이
    '09.5.21 1:44 PM (124.56.xxx.36)

    전 초딩때 먹던 삼양소고기 라면인가??? 암튼 주황색 봉지에 들어있던 제가 기억하는 삼양 원조라면......그거 먹고 싶어 환장하겠어요.....요즘 파는 삼양쇠고기 라면도 맛있긴 한데 예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요즘 시판되는 주황색 봉지의 원조삼양라면은 더더욱 그 맛이 아니네요...ㅠ.ㅠ

  • 6. 오타예요
    '09.5.21 1:46 PM (67.168.xxx.131)

    컴라면이 아니라 컵라면이요

  • 7. phua
    '09.5.21 1:49 PM (218.237.xxx.119)

    삼양우지 파동 때, 섬유와 고분자공학을 전공한 남편 때문에
    우지파동 때도 별 고민 없이 삼양라면을 먹었답니다.
    그 때의 남편의 일장연설을 소개하면.....

    "" 무식한 기자 넘들, 공업용우지란 말이 어딨냐 !! 일단은 모두 동물의 부산물, 즉 쓰레기란
    뜻이지. 그 부산물을 순서대로 정제해서 가방,구두.동물성유지 그리고 초순도 공정을
    거쳐서 약 껍데기가 되는 거야, 뭐 지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ㅉㅉㅉㅉ !!!"""

  • 8. 우리식구들은요
    '09.5.21 1:50 PM (112.148.xxx.150)

    농심불매하다가 이상한습관이 들었어요 (농심하고 미쿡쇠고기하고 동급취급해요)
    슈퍼에서 농심사는사람들보면 허걱하고 얼굴 한번 쳐다본다니깐요 ㅋㅋㅋㅋ

  • 9. 햇살처녀
    '09.5.21 1:51 PM (211.218.xxx.149)

    삼양 간짬뽕 강추해요^^

  • 10. 내공부족
    '09.5.21 1:56 PM (203.234.xxx.101)

    전 아직 튀김우동과 오징어 짬뽕은 못 끊었어요
    이렇게 비라도 오는 날이면 튀김우동생각이 절로 나네요

  • 11. ''
    '09.5.21 2:02 PM (220.120.xxx.87)

    실은 전 마켓표 라면은 다 싫어요.
    그 안에 들어있는 온갖 화학첨가물, 중국산 고춧가루-
    생각하면 이거나 저거나 도토리키재기인걸요.
    생면에 직접 육수내어 만든 집표 국수가 제일 좋아요^^

  • 12. ..
    '09.5.21 2:06 PM (59.10.xxx.219)

    삼양 바지락 칼국수 강추요..
    근데 마트에 없을때도 많아서 갈때마다 갖다놓으라고 얘기합니다..

  • 13. 하지만
    '09.5.21 2:10 PM (222.107.xxx.148)

    오뚜기 진라면도 맛나요

  • 14. 고기본능
    '09.5.21 2:10 PM (125.146.xxx.3)

    얼마전에 놀러갔다가 농심 1년만에 먹었거든요
    끓여서 내놓는데 난 삼양 아니면 먹지않아~하면 실례니까 그냥 먹었는데
    아니 왜 그렇게 짜고 기름기가 많아요? 면도 너무 빨리 퍼지고-
    불매도 불매지만 이제 농심 맛없어서 못먹겠어요

  • 15. 저도
    '09.5.21 2:14 PM (218.55.xxx.72)

    어느날부터 삼양라면을 눈여겨보기 시작해서 요즘은 마트가면
    짜짜로니, 간짬뽕, 맛있는라면... 이렇게 구입하고 있어요. ^^*
    비빔면은 어쩔 수 없이 팔도를 구입하고 있는데
    삼양라면에 입맛이 맞춰지다보니 농심라면은 자극적인 게 확~ 느껴지더라구요. ㅎㅎ

  • 16. 황태야~~
    '09.5.21 2:22 PM (210.218.xxx.129)

    황태라면 짱짱짱!!!!!
    완소 라면..삼양라면....ㅋㅋㅋㅋ

  • 17. 라면좋아
    '09.5.21 2:31 PM (121.176.xxx.164)

    황태라면 너무 비싸서(주머니가 헐~~렁) 삼양라면 끓일때 황태포를 함께 넣어서 끓이니
    뭐 아쉬운 데로 황태라면 맛 근처는 가더군요
    이렇게라도 황태라면 먹고 싶다는 울 낭군님은 삼양이면~~ 무조껀이야 !!

  • 18. 삼양..
    '09.5.21 2:36 PM (58.140.xxx.91)

    회사이름보고 라면 골라보기는 내생전 첨 입니다.
    라면은 복통을 일으키며 위염증상을 일으켜서 일주일 내지는 한달정도 사람 잡는 음식인줄 알았는데, 삼양 먹고나서는 그런증상은 커녕 너무 소화가 잘되서리 살이 팍팍 쪄댑니다.
    감안하시고 잡수세요.

  • 19. 인스턴트,,
    '09.5.21 4:06 PM (125.177.xxx.79)

    인스턴트라면,,,이왕이면 안먹는게 좋지요,,
    그렇지만,,
    그래도 인스턴트음식 안먹고 살 수는 없고,,
    라면 좋아하는 울남편땜에 삼양 사놓고 ,,제가 자주 먹고있어요^^
    먹고나면 그리 깔꼼한 맛은 아니예요 인스턴트국물맛이..
    그래도
    농심은 너무 진하고 짜고 기름기가 많고 뭔가 저렴한 느낌..암튼 정말 느끼하고 별로고,,
    삼양은 제가 먹어봐도,,,맛이 비교하자면 훨씬 깔끔합니다...
    여기다가,,전 다 끓고나면 불끄고,,강황가루 넣어서 먹어요 맛이 확 달라져요^^
    강황가루 넣으면,,,제가 싫어하던 인스턴트국물맛이 아니라,,뭔가 속이 확 풀리는 느낌입니다,..

  • 20. 삼양 강추!
    '09.5.21 5:57 PM (122.42.xxx.115)

    울아들들 마트가면 당연히 먹고싶은 면 종류에 삼양걸로 골고루 가져 옵니다
    요즘은 슈퍼 어딜가도 삼양이 골고루 있다는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80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7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6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5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8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9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6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5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01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3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3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3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2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2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1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7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