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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때마다 한상 거하게 먹자고 하는 친구한테 매번 넘어가요..

살찔까 두려워 조회수 : 1,166
작성일 : 2009-05-20 10:42:19

친한 친구가 있어요. 종종 만나서 밥 먹고 영화보고 차 마시고, 드라이브도 하구요.

이 친구가 고무줄 몸무게라 몸매관리에 엄청 신경 씁니다.

개인트레이너랑 운동하고, 한번에 7-8만원짜리 다리 경락 받고....

체구가 좀 있는 편인데 평생을 살과의 다이어트를 하더라구요.

작년에 남자친구랑 헤어진 후 살이 많이 빠졌다 싶었는데.. 요근래 다시 또 찌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이 친구를 만날때마다 식사를 하려고 하면... 항상 뭔가 거하게~ 부담스럽게 먹길 원한다는 겁니다.

보통 해산물부페(바이킹스 같은..)나 빕스 같은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 아니면, 한상 거하게 먹는 한정식 집 등등 먹고 나면 너무 배부르고 살찌는 그런 곳이요..

문제는 저도 예전엔 맛있는 거 먹는거 좋아하고, 자주 갔었는데요.. 나이가 들다보니 이제 점점 부페가서 이성잃고 먹게 되는 곳이나 늦은 시간에 위에 부담스럽게 채우는 그런 게 싫더라구요.

이달 초 연휴에 이 친구네서 하루 자고 왔는데 월남쌈을 해먹자고 하더군요. 친구딴에는 제가 요새 한약을 먹어서 밀가루, 고기, 인스턴트 등 음식을 가리거든요. 그래서 신선한 채소로 월남쌈 해먹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지요. 같이 만나서 장보기 위해 메신저로 사야할 것들 체크하는데... 월남쌈 안에 들어갈 채소와 과일만해도 10가지가 넘더라구요... 지난번에 남자친구랑 월남쌈 해먹었는데 장 본게 거의 7만원이었다고...

솔직히 전 7만원어치 장봐서 일일이 재료 손질해서 먹을바에야 그냥 포호아 가서 사먹고 싶었어요.ㅠ

근데 친구가 초대한 거니 가서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물론 고마웠죠.

그리고 그 다음날 점심은 나가서 먹자길래 분당 정자동 가서 간단하게 브런치 하면서 차 마시자고 했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해물찜이 먹고 싶다네요 ^^;; 일행이 있는것도 아니구 단 둘이 아침부터 해물이 한솥 가득 거하게 나오는 해물찜 부담스럽더라구요. 둘이 먹을 양을 주문할 수 있는게 아니라... 3-4인이 보통 먹는  3-4만원짜리를 아침부터 식사로 여자 둘이 가서 먹는다는게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회식때나 가족끼리 여러명 가서 먹는 게 좋지..

하여튼 간신히 달래서 깔끔한 한정식 먹으러 가자고 설득하여 차를 돌렸네요.

평일 점심이라 그 근방에 점심특선으로 먹을 수 있는게 많았거든요. 근데 식당에 도착하여 메뉴판을 보더니만... 제일 음식 가지수 많은 메뉴 고르더이다. 나중에 얘기들어보니 상견례 장소로 유명한 곳인데... 상견례 와서 주로 주문한다는 메뉴...
맛은 있었지만 너무 배가 불러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둘다 남겼네요.ㅠ
제가 고기 안먹는다는 것도 잊었는지 너비아니 구이까지 들어간 코스를 시키더니만... 철판에 나온 불고기 다 먹더라구요 . 놀랐습니다. ㅋㅋ

다 먹지도 못할거면서 왜 욕심을 부릴까요? 전 정갈하면서 맛있는 음식 몇가지 놓고 얘기하면서 천천히 먹으면서 여유롭게 식사하고 싶은데... 그친구랑 가면 한상 빽빽하게 가득찬 음식들을 먹다가 지치게 됩니다.

이게 어쩌다 한번씩 분위기 괜찮은 곳 가서 식사하는건 저도 물론 좋아요.

근데 어째 만날때마다 매번 그러니 솔직히 스트레스 받아요.

어제도 제가 그 친구 회사 근처로 출장 갈 일이 있어 퇴근 후 만났는데.... 사실 점심도 많이 먹었고, 중간 중간 간식도 많이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간단하고 가볍게 저녁 먹자고 얘기했거든요.

그러고 차 타고 분당까지 왔는데... 몰 먹을까 고민하다가 일단 차를 세우고 한바퀴 돌아보자고 하더군요.

친구가 회 먹는게 어떠냐고 합니다.

배도 안고픈데 회?? 싶었네요. 저한테 횟집은 회식때 가거나 가족끼리 외식하는 곳입니다.  일부러 친구들과 갈만큼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전 회는 좀 그렇고, 차라리 회전초밥집이나 일식집을 가자고 했어요. 이 친구 그건 별루랍니다.

아마 횟집에서 한상 가득 차려나오는 스키다시를 원하는가 봅니다.

차 타고 오면서 인도커리 먹고 싶다고 몇번 얘기하더니만.. 급기야 인도커리 전문점 찾아나섭니다 ㅎㅎ

몇번 헤메다가 찾아서 들어갔어요...

분위기는 좋았어요. 저도 인도커리나 동남아 요리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미 8시가 넘은 시간에 거하게 먹기 부담스러워 지는데... 이친구 이것저것 주문합니다.

커리 두종류에 샤프란으로 볶은 밥에, 난, 인도식 요구르트까지..... 한상 가득합니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던 전... 조금씩 맛보고, 나머지 그 친구가 다 먹더군요.

그래서 먹고 얘기 좀 하다 나왔는데.... 5만원이 넘게 나오더라구요.

집에 오면서 속상했습니다. 제가 요새 한약 먹으면서 되도록 밀가루랑 자극적인 음식 안먹으려고 노력중인데 자꾸 밖에서 이것저것 먹게 되는 것도 그렇고, 요새 음식조절하면서 살이 좀 빠졌었는데... 아침에 입고 나갔던 바지가 터질것 같더라구요.

저도 먹는거 좋아해요. 분위기 좋은 곳, 맛있는 음식...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식사 좋아합니다.

근데 만날때마다 헤비하게 먹는거... 다 먹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많이 시키는거 스트레스네요.

게다가 만날때마다 한끼식사로 보통 4-5만원 이상씩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거 이상하게 생각하는 제가 이상한건가요??

그렇다고 제가 돈이 없어서나, 돈을 안쓰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친구사이에서 일상적으로 단순히 만나서 먹는 식사값으로4-5만원을 보통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차라리 먹는 돈으로 옷이나 구두를 산다던지.. 공연을 보는게 더 남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맛있는 음식 조금씩 맛보는 정도가 좋지 배에 한가득 음식 채우는거 싫어요.

먹는 거가지고 얘기하기가 뭣해서 친구가 원하는 쪽으로 따라줬는데.. 솔직히 제 생각을 말하는게 나을까요?

이 친구 역시 제가 항상 식사할때 전 별로 안먹고 자기가 다 먹는다고 뭐라고 한마디씩 합니다.

이 친구도 나름대로 저와 먹는 스타일이 안맞아서 스트레스 받을거 같긴 하네요. 예전에 어학연수 같이 갔을때도 수업끝나고 저녁먹기 전 버거킹 와퍼세트와 커다란 감자칩 한봉지씩을 같이 먹었더니 살이 디룩디룩 쪘던 아픈 과거가 있어요.... 그때 제가 그런 습관가지고 몇번 얘기했더니 나름 서운한 마음이 있던거 같기도 해요.

이런 질문 좀 웃기지만....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이 문제 외엔 다 괜찮고 너무 좋은 친구라 나무랄데가 없어요... 만나지 말거나 같이 밥 먹지 말라는 건 불가능합니다.ㅠㅠ


  
IP : 220.79.xxx.3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20 10:54 AM (124.57.xxx.120)

    친구분의 직업이 궁금해집니다...
    넉넉함이 부럽군요...
    오천원짜리에도 벌벌 궁상떠는 아짐이라...ㅠ.ㅠ

  • 2. 먹는데에
    '09.5.20 11:03 AM (123.214.xxx.141)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직장 다닐때.. 회사에서 아침 점심 저녁 다 나왔지만 저녁은 꼭 퇴근하고 나서 제대로 먹었어요..
    삶에 큰

  • 3. 국민학생
    '09.5.20 11:16 AM (119.70.xxx.22)

    친구분이 저같은가봐요;; 저도 먹는게 낙이에요. ㅎㅎ
    먹으러 갈때 자주 같이 가는 친구가 있는데 그친구는 월급이 넉넉치 않거든요. 저한테 쿨하게 얘기합니다. 나 돈 없다~ 그러면 제가 사줘요. 둘다 신세진다거나 그렇게 생각안해요. 저는 돈 좀 더내고 맛있는거 먹으러 가는거고 친구는 꽁으로 먹는거고.. 글타고 매번 그러지는 않고 그친구가 돈 있을때는 잘 내요.

  • 4. 친구분과
    '09.5.20 11:32 AM (203.248.xxx.3)

    찜질방에 가세요^6
    거기서 미역국 등 간단히 식사하시고
    찜질하고 수다떨고
    여러모로 좋을듯해요~~

  • 5. 살찔까 두려워
    '09.5.20 11:52 AM (220.79.xxx.35)

    답글들 감사합니다. 아마 사람마다 먹는데 큰 의의를 두는사람이 있나보군요.
    전 오히려 매끼니 챙겨먹는게 오히려 귀찮은 사람이라 이해가 안됬어요.

    ^^;; 님 친구 직업은 신문사 디지털 쪽에 근무하는 회사원이구요....
    돈은 제가 더 잘 벌어요 ^^ 둘다 월급받아 혼자 쓰기때문에 씀씀이가 작진 않아요.
    그래서 친구보고 돈없어~ 사줘 이런말 할 수가 없답니다. 오랜친구라 우리집 사정 다 알아서 돈 없지 않다는거 알거든요.

    시집가기전 한때라 생각하고, 어느정도 친구의 취향을 인정해주어야겠네요.

  • 6. .
    '09.5.20 11:57 AM (210.180.xxx.126)

    저도 음식에 관한한 원글님 스타일인데 저런 친구가 있다면 참 난감하고 만날때마다 짜증나겠어요.
    미리 그 친구랑 만날 계획이 있다면 일부러 좀 덜먹고 배가 고프게해서 만나든지, 아님 냉정하더라도 먹는거 거절해야겠죠.
    그 친구 나중에 살 엄청 찔 스타일이네요.

  • 7. 저런.
    '09.5.20 12:18 PM (211.210.xxx.62)

    저도 그런 친구 있었는데
    나중에 심하게 다이어트 하면서도
    결국 맛있는집 찾아다니면서 샐러드만 시켜 먹더군요.
    샐러드만 먹었는데도 사오만원이 나와서 완전....
    어쨋든 소비 형태가 비슷해야 만나도 부담 없는듯 싶어요.
    식사시간 피해서 만나심은 어떨까요?
    아니면 그냥 친구에 대한 투자다 생각하고 만날 수 밖에요...

  • 8. 맛집좋아
    '09.5.21 12:32 PM (219.248.xxx.212)

    전 외식 안 하고 친구들이 바빠서 시간이 안 맞으니 한달에 한두명 만날까말까 해요. 그런 소중한 시간에 맛없는 거 먹으면 화나요.ㅋㅋ
    친구들도 먹는 거 좋아하는 편이라 만날 땐 좀 거하게 맛집 찾아다녀요. 대부분 그런 맛집들은 비싸죠...;
    비싸긴 하지만 한달에 한번꼴이라 그날만큼은 즐기고 먹어요.
    맨날 집밥만 먹다가 어쩌다 외식 하고 다시 집밥 먹으니 살찔 일 없네요.
    근데 친구분이 좀 많이 시키긴 하네요. 전 인도요리점 가면 각자 일품요리 하나씩 그리고 사모사랑 난 정도 더 시키는데. 쿠폰이랑 이것저것 해서 4만원은 안 넘구요... 아님 라멘 먹고 찻집 가거나요. 또 시킬 때 한번에 안 시키고요.
    식사시간 피해서 찻집에서만 만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배고프면 찻집에서 샌드위치 정도 시켜 먹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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