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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갤에 KBS PD가 남긴 글이예요.

디시에서 펌 조회수 : 781
작성일 : 2009-05-20 08:29:07
매거진 알로 때문에 글 올려요.
  여기 계신 분들도 선후 관계를 잘 모르고 지껄이는 글을 보고.. 간단한 사실관계만이라도 말씀드릴게요.

  <스타일>을 원작으로 한 <스타일>이 왜 소설대로 8년차 주인공 이서정을 주인공으로 하지 않고 <매거진 알로>처럼 어리버리한 패션 문외한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요? 원작 산 사람이 원작의 주인공 캐릭터를 차용하지 않는다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판권은 왜 삽니까? 그것부터 뭔가 굉장히 이상하지 않으세요?

  저는 방송이 돌아가는 이 시장구조 자체가 굉장히 싫은 사람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힐 수는 없고, 저는 여기서 생활하는 자체가 환멸이었었죠. 하지만 사람은 살아야 하는 법... 혼탁함  이 자체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같은 사람의 운명이야 어쨌든 제일 중요한 건 시청자들이 좋은 드라마를 보는 게 중요한 겁니다.
  그리하여 제가 우연한 기회로 <매거진 알로>팀에 배정되었습니다. 그게 5월 7-8일쯤입니다. 저는 이 대본을 보고 그나마 한국에서 방영되는 작품보다 괜찮다는 걸 발견했고 최선을 다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며칠 뒤 스타일의 오모 피디가 난리를 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 분이 굉장히 안쓰러웠습니다. 노력해서 원작의 판권을 딴 사람이 패션 얘길 타방송국에서 먼저 하면 속쓰리겠다.. 하지만 왜 비싸게 산 판권을 이용하지 않고 매거진 알로와 같은 주인공을 내세우며 이야기를 풀까? 전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이 분이 장난이 아닌 욕망을 갖고 있단 걸 알았죠.
  그분은 완전 모든 걸 걸었더군요. 이제 그 분에겐 쪽팔림 같은 건 없습니다. 마치 스타일이란 소설이 패션 전체에 대한 저작권을 다 획득한 듯이 행동하더군요. 그 분의 논리라면 소설 스타일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표절한 죄를 무지하게 세게 물어야 합니다. 왜? 주인공의 캐릭터가 어찌 되었건 패션 잡지사의 이야기가 <스타일>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면 그 이전인 <악마는 프라다..>는 패션 이야기의 저작권을 다 갖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누가 패션에 대한 소재에 특허권을 낼 수 있을까요?

  패션 얘길 하고 싶어서 스타일과 다른 길로 글을 써서 패션잡지 이야기를  발전시킨 게 <매거진 알로>입니다. 스타일과 완전 다른 이야기임을 조금만 보시면 알 거예요. 그런데 대체 오모 피디분은 스타일을 표절했다고 난리를 치다니.. 대체..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요? 오히려 오모 피디는 소설 스타일의 판권을 산 후 제일 중요한 주인공 이서정의 캐릭터의 초반 상황을 바꾼 이유부터 해명해야 합니다.  8년차 베테랑 잡지 에디터가 왜 매거진 알로의 재인처럼 패션에 어리버리한 여자가 되었는지..
  오모 피디는 메거진 알로 작가인 노모 작가에게 1억을 줄 테니 우리 편에 붙어라.. 이랬던 적도 있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스타일을 베낀 노모 작가에게 1억이나 줄만큼 돈이 많으신지 모르겠으나 그분은 왜 스타일을 베낀 노모작가에게 1억이나 제시할만큼 절박했을까요?

  제가 이 시간에 술 먹고 와서 이 글을 남기는 건 억울해서가 아닙니다. 이 방송 구조는 매거진 알로보다 더 억울한 사람들도 시도 때도 없이 배출되는 곳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가 어쩌다 애정을 갖게된 디시인사이드갤, 그리고 네티즌 여러분의 뇌 속에 제발 사실관계를 잘 알고 얘기하거나, 그 관계를 몰라도 쌓아온 혜안으로 몇 마디 찌라시 기사 속에서도 사건의 모든 걸 알 수 있는 지혜를 갖춰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공영방송... 지금 위기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며칠 새 매거진 알로에 대해 기사로 접할 것들은 공영방송의 구조가 너무 취약해서, 혹은 대담한 경영진이 그 대담함의 끝을 어디서 끝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권력이 남아돌아서인지도 모르고, 이젠 말 되는 건 없고 이미 민주적인 룰을 끝났다는 이 세상의 징후인지도 모릅니다. 급기야 똥 싸고 싶은 아이처럼 울부짖는 오모 피디가 표면적으로 승리하는 결과를 낳았지요. 그 오모씨가 kbs 일반 직원에게 철옹성과 같은 경영진과 노조, 공방위를 어떻게 뚫어 그런 혁혁한 성과를 얻었는지 참으로 의문스럽지만.. 하지만 죄 없는 누군가는 피해자로 남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시청률의 전쟁터를 즐기는 디시의 참관자이자 디시의 역군이시죠. 일부 분들 생각 없어도 좋고 다 좋은데.. 드라마를 사랑하시는 여러분만큼은 제발 사실관계를 잘 알고 말씀해주세요. 이곳에 많은 전문가들이 방문한답니다. 여러분의 글 하나에도 마음의 위안을 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니 제발..... 사실관계 확인.. 잘 안 되면 머리 써서 사실관계 파악하기.. 이런 것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새벽에 왜 이 글을 쓸까요?
여러분들은 디시인사이드 kbs갤의 위대한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61.254.xxx.14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디시에서 펌
    '09.5.20 8:30 AM (61.254.xxx.143)

    너무 흥분해서 쓴 것 같지만 하여튼 억울하겠어요. KBS 사장 바뀌고 이런 일 너무 많이 생기는 듯..

  • 2. sbs 웃기군요
    '09.5.20 9:40 AM (110.9.xxx.76)

    그리고 kbs 전혀 자기 식구 챙겨줄 여력이 없나보네요.
    안타깝습니다. 저도 그 관계자가 되려는 사람인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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