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을 보다가 세상이 어두워 보이는 거 같아서 며칠전 다른 게시판에서 본 글을 퍼왔습니다.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걸 말씀드리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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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보내면서
중3인 딸아이가 새학년이 되고서
자기네 선생님이 이상하다는 말을 몇 번 했었다
어떻게 이상한고 한면
애들이 아프면 쉬는 시간에 약 사다 주고
애들이 아프면 점심시간에 죽 사다 주고
애들이 아프다고 전화하면 말 꺼내기전에 먼저 쉬게 하세요
한달에 한번 편지를 보내겠다더니
정말 두번째 편지까지 왔다
누가 청소를 열심히 해서 믿음직스러웠다
누가 누구를 도와주는거 보니 흐뭇했다
누가 도망가서 속상했다
누가 아파서 병원갔다 오느라고 늦었다
시시콜콜한 온갖 이야기들이 날짜별로 정리되어 오는데
특별히 아름다운 문장이 있는 것도 아닌 편지가
감동으로 전해지곤 한다
애들한테 교실에서 한다는 걸 들어보면
말투와 생각을 아이들 눈높이로 맞추면서
이해하고 같이 어울리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오늘 스승의 날
아이는 쿠키를 구웠다
아직 스스로 재료를 조합할 정도는 아니어서
마트에서 파는 믹싱된 재료를 사다가 구웠는데
오늘 학교갔다 와서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들은 풍선을 불어서 교실을 가득 채웠고
새벽부터 일어나서 구웠다면서 스폰지 케이크를 구워온 아이도 있었고
케이크를 사온 애들도 있었고
그밖에 쿠키와 자잘한 선물 등등이 수북하게 쌓였는데
그걸 선생님이 하나도 안가져가고
마침 담임샘 수업이었던 4교시에 다 풀어
거하게 파티를 했단다
아이 말이 먹을 것이 교실에 가득했었단다
장기자랑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게다가 하교중에
오늘처럼 감동적인 날은 없었다면서
즐겁고 행복하는 문자를 모두에게 보냈다고 한다
흥이 나서 재잘거리는 딸아이를 보자니
공연히 나까지 흥분되면서 밥 안먹어도 배부르고 행복해졌다
살다보면 가끔은 이렇게 뜻하지 않은 행운과 행복을 만끽할수도 있나보다
아이들도 평생 ...못잊는 스승의 날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선생님으로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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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야기
스승의 날 조회수 : 172
작성일 : 2009-05-19 11:16:05
IP : 121.160.xxx.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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