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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약속...

어려운연애 조회수 : 1,377
작성일 : 2009-05-16 10:50:12
30대 초중반의 늦깎이 미혼 커플이예요.
사귄지는 두달쯤 되어가고, 나이가 있다 보니 결혼 약속은 했습니다. 부모님 만나뵙기와 상견례는 다음달 정도로 계획하고 있구요.
둘 다 연애 경험도 별로 없어요.
그래도 나이 들어서 서로의 이상형을 만났다며 좋아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 남녀 관계에 대해서 생각이 많고 예민한 편이예요.
그래서 관계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기도 하구요.
이번에 드는 고민도 괜한 걱정인지 아닌지 제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될 것 같아서 질문을 올려봐요.

저희는 장거리 커플입니다.
남친은 집은 저와 같은 지방인데 서울에서 일하고 있고, 저는 남쪽지방에서 살구요.
남친이 2주에 한번씩 내려와서 만나고 있는데 만날 때마다 약속이 늦네요.
전 어릴 때부터 시간과 돈약속으로 사람을 판단하라는 교육을 받았을만큼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물론 멀리서 오는거라 몇십분 늦는 걸 이해할 수는 있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늦으니까 저도 화가 났고 저번에 만났을 때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알아서 30분이나 한시간 정도 여유있게 약속을 잡았으면 좋겠다구요.
시간관념에 대한 제 가치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구요.

그 사람은 항상 미안해 하면서도 실제로는 시간이 조금 늦는 것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자신의 직장에서 회의를 할 때는 높은 분들이 항상 늦게 되고, 개인적으로 하는 일들이 많아서 시간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사람을 봐가면서 해야지 큰일나겠다면서 담부터는 안그러겠다고 했어요.
그 뒤에 두번 더 만났는데 그때는 몇 분 정도 늦긴 했지만 그정도는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근무하는 날이고 남친은 휴무일입니다.
저는 정오에 퇴근을 한 뒤 3시쯤 다른 일이 두시간쯤 있어서 저녁 6시에 만나자고 했더니 남친은 더 오래 보고 싶다면서 퇴근시간에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점심 같이 먹고 시간을 보내다가 두시간 동안 자기가 근처 pc 방에서 기다릴테니 끝나고 다시 만나자구요.
금요일 저녁 11시 무궁화호로 내려온다고 하더라구요.
저와는 그렇게 약속을 했는데 어제 오후에 문자로 오늘 아침 8시 ktx를 타고 온다고 하더군요.
제가 생각해보니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그냥 오후엔 집에서 쉬다가 저녁에 만나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싫다고,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다고 하면서 내려올거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결국 오늘 퇴근하고 제 직장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전 집과 직장이 한시간 정도 거리여서 차를 가지고 다녀요.
그 사람은 직장에서 차가 필요없어서인지 차가 없구요.
그래서 데이트때마다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데이트 장소에 제한이 있더라구요.
한번은 제가 차를 가지고 가겠다고 제안했더니 제가 기사 노릇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러지 말고 택시로 다니자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택시 타고 데이트하는 건 사실 힘든 일이고,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으로 다녔어요.
그 사람 자존심도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차를 가지고 만나는 건 몇 번 생각하다가 포기했어요.

오늘은 그 사람과 퇴근후에 만나기로 해서 제가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
제 직장에서 다른 일이 있는 곳까지 차가 있으면 편하지만 다른 교통으로는 좀 애매해요.
게다가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차 없이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람과 함께 있을거니까 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
비에 젖으면 데이트할 때 보기 싫을까봐 지하철도 타지 않고 택시로 출근했더니 꽤 많은 돈이 나왔구요.

그랬는데, 출근하고 30분쯤 후에 기차를 못타서 6시에 시내에서 보자는 문자가 왔습니다.
갑자기 너무 황당했어요.
조금이라도 일찍 말해줬으면 제가 차를 가지고 나왔을 건데 짐 들고 비 맞아가며 택시 잡고, 나중에 이동할 때도 차 없이 불편하게 다녀야 할 일이 까마득하더라구요.
차 타고 왔다가 저희집이 시내라서 차 두고 다시 만나러 나가면 되는데 이게 무슨 고생인가 짜증이 났어요.


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오늘 한번 그러면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 상태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지니 심각하게 생각이 됩니다.
약속을 지키고 안지키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만난 시간이 짧고 자주 볼 수 없는 사이라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작은 것으로 그 이면까지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어 제 스스로 걱정되기도 해서 질문을 올립니다.
제가 너무 사소한 문제로 감정 컨트롤을 잘 못하는 건가요?


그 사람은 제가 기분 나쁜 줄 모르고 지금도 도착 시간을 문자로 알려주며 사랑한다고 하는데 저는 만나면 마음이 불편해서 데이트를 즐겁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잊고 즐겁게 놀아야 하는건지, 말을 해야 하는건지, 말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도 모르겠구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ㅠㅠ
IP : 210.180.xxx.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키미
    '09.5.16 11:01 AM (118.36.xxx.188)

    시간약속만큼 중요한게 없는데...
    약속에대한 개념이 좀 부족한듯싶네요...
    연애할때도 애인에대한 약속이 그리 부족하신데..
    결혼하면 더하지 않을까싶네요..

  • 2. ...
    '09.5.16 11:05 AM (122.46.xxx.62)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사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약속 지키는 것이니까..

    세상 살다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원글님 남친처럼 약속 어기는 것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그런 사람을 보면 매사에 불투명하고 맺고 끊는 것도

    없고 그저 그렇고 그런 부류의 사람일 확율이 높더군요.

    그걸 주의 줘서 되는 것도 아니고 주의 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여러번 반복되다

    보면 자기가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의주는 사람에게 짜증을 내게되지요.

    짜증나고 불만 폭발할 만 하십니다.

  • 3. ..
    '09.5.16 11:07 AM (123.214.xxx.182)

    시간 개념이 트미한 사람 땡! 입니다.

  • 4. 시간이
    '09.5.16 11:14 AM (211.176.xxx.169)

    문제가 아니라 원글님이 그 사람에게 완전하게 끌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원글님의 마음 속을 한번 들여다 보시기 바래요.

  • 5. 그러게요..
    '09.5.16 11:21 AM (119.149.xxx.195)

    약속 시간 늦는것뿐 아니라..기차시간까지 놓치면..좀 그렇네요..
    신경이 쓰이긴 하시겠어요...
    원글님이 차가지고 그분 한번 만나러 그분계신곳으로 가보세요..
    그래도 그사람이 늦게 나오면..땡치시면 어떨까요?

  • 6.
    '09.5.16 11:33 AM (121.151.xxx.149)

    기차시간 놓친것은 그사람 잘못이 맞아요
    하지만 차로 오면 조금 늦는것은 이해해야한다고 봅니다
    주말에 장거리여행에는 어떤변수가 생길지도 모르는일이고
    운전하는것 녹녹하지않은 일이니까요

    하지만 님은 서울로 그사람 만나려 간적이 있으신가요
    주말마다 그사람이 내려온것은 아닌지요

    저도 여자이지만 여자들 은근히 남자만 다해주길 바라는것이 있는것같아요
    그사람이 두세번오면 나도 갈때도 있어야지요

    그래놓고 늦는것을 타박할수있다고 봅니다

  • 7. 원글이
    '09.5.16 11:49 AM (210.180.xxx.1)

    그 사람은 기차와 지하철만 타고 다녀요.
    서울에 출장갔을 때 일찍 가고 늦게 오면서 그 사람과 데이트 한 적이 한 번 있었구요...
    그 사람은 부산에 집이 있어서 내려오면 잘 곳이 있는데 저는 서울에 연고가 없어서 잘 곳도 마땅치 않아 올라가지 않았어요.
    여름 휴가가 길어서 그 때 서울에 숙소를 정하고 며칠동안 올라가 있으면서 만나기로 했구요.

    물론 그 사람이 내려오는 것에 참 감사하고 있어요.
    그 외 다른 부분들도 항상 감사하고 저도 좋아하는 부분이구요.
    그런데 유독 약속 부분만 마음에 걸리네요...
    시간 자체보다도 함께 정한 약속을 매번 어긴다는 게 속상해요.
    실수가 아니라 약속 어기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 같아서요.
    다른 사람의 시간이나 스케줄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면이 더 맘에 걸리구요.

  • 8. ..
    '09.5.16 12:00 PM (124.254.xxx.244)

    사람마다 사소해보이지만 유독 예민한 부분이 있지요..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부분들 남자친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거 큰 불씨예요..제 오랜 친구가 시간약속에 불성실해서 다시 보지 않을 생각까지 했어요..그러면서 나중에 남편이 저런 사람이면 정말 이혼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모두가 인정하는 큰 부분에서 트러블이 있으면 오히려 절충이 가능한데 사소하게 보이는 부분이 저러면 정말 홧병만 나요..약속에 정확한 님만 빡빡한 사람으로 몰리기도하고요.. 결혼후에도 님이 수용가능한 부분인지 잘 생각해보세요..

  • 9. 데[이트할때
    '09.5.16 12:04 PM (59.186.xxx.147)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짚고 나가세요. 연애할때 남자를 잡는 방법을 들었습니다. 걸을때는 팔을 스치면서 걷기. 그사람의 장점을 말하기. 잘아는 분야를 물어봐서 자존심 세워주기. 스킨쉽은 잘하면서 나의 주장을 잘해야만 이 평소에 주의합니다. 잘 체크하세요. 남자에대해거 잘배우면서 연애를 즐기세요. 젊었을때 연애감정 참 예쁜거예요. 5월 바람맞아가며 데이트 하는 기분 언제 만끽하겠어요.

  • 10. 그게요
    '09.5.16 12:24 PM (211.243.xxx.231)

    시간개념이 흐릿한거.. 그거 성격이예요.
    아마 그 남친분은 매사에 느긋하고 여유있는 성격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게 참.. 성격이기 때문에 아무리 얘기해도 고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남친에게도 주의하도록 얘기를 해야겠지만 원글님도 그 사람을 계속해서 만나려면 그 부분은 어느정도 접어둬야 하실거예요.

  • 11. 성격
    '09.5.16 4:48 PM (121.129.xxx.154)

    전 일에 관해선 약속이 칼 같은데, 친구나 남친 만날 땐 약속 시간을 칼같이 못지키겠더라구요.
    다행인 것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약속 시간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적은 없네요 ...저 또한 늘 책 한권 들고 30분 정도 기다릴 준비를 하고 나갑니다. 그 시간이 전 나름 좋더라구요. 인간이니까 모든 점이 완벽할 순 없을 거에요. 개인마다 가치기준이 다르니까, 님은 그게 힘들다면 고려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참고로 저 같으면 절 만나러 와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을 거 같아요.
    사실 서울에서 남쪽 끝까지 오는 거 힘든 일이잖아요 ..

  • 12. 제 여친..
    '09.5.17 12:41 AM (203.90.xxx.16)

    시간 약속 진짜 잘 안지킵니다. 자기도 고등학교때까지는 잘지켰는데.. 대학때 안지키는 친구들하고 사귀다 보니 이렇게 되었답니다. 지금도 30분 기다리는것 예사.

    저는 항상 약속시간 10분전에 가서 기다리는 성격인데 여친은 30분정도 늦는편이라 거의 40분은 기본으로 기다린다는.

    불평이 있긴하지만 그냥 적응해서 삽니다.

  • 13. ...
    '09.5.17 1:05 PM (222.98.xxx.175)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른데 그 다른 부분은 내가 참아 넘길수 있으면 계속 만나는거고 계속 거슬리면...그걸 참고 평생 살수는 없다고 봐요.
    예를 들어서 여자는 너무 청결한데 남자는 너무 안 씻는다....결혼해서 평생 잔소리해야하는 여자나 잔소리 들어야 하는 남자나 서로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여자는 그것도 못하냐고 할테고 남자는 왜 그렇게 사람들 들들볶냐고 할테니까요.
    생각 잘해보시고 참을만 한지 아닌지는 본인이 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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