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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선생님들께...

... 조회수 : 735
작성일 : 2009-05-15 18:19:03
스승의 날이지만 속상한 글만 올라온다는 40대 주반의 선생님 글을 읽고 써봅니다.
제 아이는 명랑쾌할합니다. 이 단어 속에 숨은 뜻을 저는 잘 압니다.
지나치게 명랑하여 가끔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아이 중 하나라는 뜻입니다.
저의 학창시절 선생님들은 저만큼 던져놓고 싶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교사는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아이가 올해 6학년입니다.
아이가 힘들게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이 되었을 때 40대 후반의 남교사가 담임이 되었습니다.
과연 저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도 시류에 편승해 학기 초부터 얼굴을 내밀어야 할까?
1학년 선생님은 82쿡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전형적인 50대 여교사였습니다.
명랑쾌활한 아이는 학교가 싫어졌고 저는 이민을 생각할 지경이었지만
그만한 일에 손에 뭘 들고 찾아가기는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그러니 새학년이 된 시점에 제 머리는 무척 복잡해졌죠.
그렇게 한달이 다 되어갈무렵 아이 입에선 생각보다 행복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는데
전 그래도 긴가민가 하는 마음을 갖고 공개수업을 갔는데 오신 분 모두 남아서 상담을 하고
가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간이 철렁했습니다. 빈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선생님은 이런 교사가 있나? 할 정도로 훌륭하신 분이었습니다.
말씀을 나누는 중 눈물이 찔끔 나올 뻔 했습니다.
아들만 둘이신 남자선생님이 서툰 솜씨로 여자아이들 머리도 다시 묶어주고
조용히 앉아 책만 읽는 남자 아이들 손을 붙잡고 운동장으로 나가 축구를 같이 하고
생일이 된 아이 손에는 작은 선물과 편지를 쥐어주셨죠.
아이들은 방학이 되었을 때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울었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1년을 보낸 아이는 지금도 그 행복했던 기억으로
학교를 사랑하고 선생님들을 사랑합니다.
2학년을 마치던 날 아이들은 눈이 빨개지도록 울고 기쁘거나 슬픈 일이 있으면
지금까지도 그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오늘도 졸업한 언니, 오빠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선생님이랑 눈도 제대로 못마주쳤다고
투덜대는 아이들 보며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훌륭한 선생님 한분이 아이들 마음에 어떤 영양제가 되는 지....

82에 오시는 모든 초등학교 선생님들...
아이들 마음에 평생 마르지 않을 샘물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IP : 211.176.xxx.16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15 7:23 PM (124.54.xxx.76)

    저도 같이 부탁드려봅니다....

    더불어 아이가 좋은 선생님 만난거 너무 축하드려요...^^

  • 2. 50대 여선생님
    '09.5.16 6:48 AM (115.140.xxx.164)

    이신 우리 딸 담임선생님
    넘 고맙습니다. 전 좋은 선생님 만나 넘 좋다 했더니. 울 아이 스승의 날 편지에 좋은선생님 만나 다행이라 편지쓰더군요. 지우라 할 수도 없고
    선생님이 씁쓸해 하셨을 것 같아요...
    전 부모님도 모두 선생님이셨지만... 저도 안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초등 6년때 촌지 바라던 선생님. 우리엄마 인사 안온다고 예의없다 하신. 엄마는 중간고사 기간에 늘 인사오셨는데...제가 제가 1기 부회장된게 화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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