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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남동생 중매를 서신답니다.ㅠ.ㅠ
배경 설명을 드리면...
저는 결혼한지 8년 되는 직장 주부입니다.
저희 시댁은 상당히 부자이시고, 반대로 친정은 제가 고3때 완전 망해서 (그 전에는 제 별명이 *** 동 공주였을 정도로 유복했어요) 많이 어려우신 편이예요.그게 벌써 20여년 전 일이네요.
하지만 저희 남매 (저와 남동생) 공부도 곧잘 해서 저는 집에 빨간 딱지 붙은 다음 날 대입고사에 붙었고
제 동생은 남들이 부러워 하는 외고,명문대 나와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좋은 축에 속하는 회사 다니고 있어요.
제 남동생, 비싼 외고 등록금 못 내서 맨날 쪽팔려 하면서도 학교 씩씩하게 다녔고
집이 쫄딱 망해 저는 엄마와, 동생은 아버지와 한 방에 살았는데
사업 실패에 낙담하신 아버지가 알콜 중독 정도로 매일 소주 두세병씩 드시고 코골고 주무실 때도 옆에서 꿋꿋이 공부한... 그러면서도 마음이 착하기가 그지 없는, 저한테는 너무 소중한 자랑이랍니다.
어쩌다보니 부자 시댁을 만나 결혼했는데
내심 며느리감으로 마음에 안 들어 하신 아버님 때문에 제가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 과정을 어째저째 동생이 몇 번 목격하고는, 제 동생은 말은 안하지만 저희 시댁 별로 마음에 안 들어하는 듯 하구요.
그러나 시어른들이 나쁜 분은 아니시고,
매우 유복하심에도 불구하고 며느리 직장 다니라고 손주도 키워 주시는 정말 감사한 분들이시기도 해요.
제가 알음알음 친정 돕는거 모르시지 않을텐데 그 또한 그냥 눈 감아 주시구요.
아이 때문에 시댁 옆에서 사는데, 몇 년은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정이 들었는지 저도 그냥 부모님 같은 마음이고 (하지만 가끔 뒤통수 맞습니다 ^^)
시부모님, 특히 아버님도 이제는 저를 내심 대견해 하시는 듯 합니다.
여기까지가 사설이구요.
제 동생이 30 초반인데, 집안 행사가 있거나 주말에 저희 집에 올 때면
저희집 잠깐 들렀다 보시는 어머님이 항상 왜 사돈 총각은 결혼 안하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당신이 중매 서실까 해서 저희가 그냥 웃은 적도 여러번이었구요.
그런데, 정말 선 자리를 가지고 오신거예요.
그것도 어머님이 굉장히 절친하신 친구분 (저도 아는) 따님으루요.
저한테, 당신이 바로 사돈어른 (저희 엄마) 한테 전화하면 놀라실까봐 미리 얘기하니
엄마한테 얘기 해 놓으라고, 내일 저희 엄마와 직접 통화 하시겠다고 하십니다.
저도 사실 하나뿐인 남동생 결혼해서 잘 사는 모습 보고도 싶지만
시어머님이 중신하신 자리에 동생 내 보내고 싶지도 않고
동생한테 얘기해봐야 안 한다고 할것도 뻔하고
이래저래 참 난감한 처지네요.
그리고 솔직한 마음으로써는... 저희 집이 참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어머님 말씀에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구요.
'너희 집 형편 어려운것도 내가 잘 알고, 그래서 조금 망설였는데
여자네 쪽이 윤택하니 뭐 애만 괜찮으면 그것도 문제 없겠다 싶었고
그 여자네 집에서도 괜찮다고 했다'
(참고로, 어머님 친구분께서도 제 동생을 몇 번 보셨어요. 제 동생이 많이 미남이고 굉장히 어른들께 사랑받는 인상이라 ^^ - 재수없다 하지 말아 주세요,., 사실이기도 하고, 제 눈에는 너무 이쁜 동생이라 - 그 어른께서도 마음에 드셨다고 하네요)
좋게 생각하면 뭐 그리 속상한 얘기도 아닌데... 왜 이리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어요.
결론은, 저는 이 중신 반대이구요 ^^. 어머님이 그래도 생각 많이 해 주셨는데, 가급적 얹짢으시지 않게, 잘 거절하고 싶어요.
뭐라고 말씀 드리는게 좋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
'09.5.13 11:11 PM (219.240.xxx.162)원래 중신이라는게 직접 아는사람끼리 얽히면 말이 많더라구요...
당장은 아니어도 나중에 뒷말 나올 가능성도 농후하구요..
더구나 시댁이랑 물리면 골치 엄청 아파요 ;;;
본인이 아직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는거같다고 잘라 말하세요..2. ^^
'09.5.13 11:15 PM (121.158.xxx.8)몰랐는데 직장동료와 연애중이라던지. 소개팅해서 교제중인 여자가 있는거 같다든지 둘러대세요. 윗분말씀대로.. 중매자체도 어려운데 더군다나 시댁과 연관되서리..
일단 피하고 봅시다요~!3. ;;
'09.5.13 11:20 PM (122.43.xxx.9)아직 싫은 티 안내셨다면...
^^님 말씀처럼 하는게 가장 좋겠어요.
세상에나~~ 만나는 여자가 있었다네요. 저도 몰랐는데... 요런식으로
살도 붙이고 실감나게 해보세요.4. 난감한 밤
'09.5.13 11:20 PM (218.51.xxx.220)저도 참 난처한 것이, 저나 엄마나 모두 설마 사돈인데 진짜 중매 하시겠어 싶어
바로 얼마 전에 어린이 날 양쪽 집이 모두 식사를 했는데 (동생도 같이 참석)
어머님이 '사돈 총각 애인 없나'하고 물어보실 때
동생도 '네 아직 없습니다'
엄마도 '빨리 장가 보내야 하는데 짝이 안 나타나네요'
저희 남편도 '엄마 아는 사람 없어'
이렇게 삼중창을 했거든요.
이제와서 만나는 사람 있다고 하면 정말 뻔한 거짓말인데.. 뻔한 거짓말이라도 해야 하는거겠지요..ㅠ.ㅠ
도움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5. 음.
'09.5.13 11:32 PM (163.152.xxx.7)그냥 어른이 소개해 주시는 거라 어려워 하네요..
정도로 거절하시면 어떨까요..
삼중창 하신 상태에서 뻔한 말로 둘러대기는 좀 그렇고..6. **
'09.5.14 1:49 AM (222.234.xxx.146)원글님 댓글보고나니 여자가 있었네요라는 말은 좀 힘들겠구요
음님 말씀처럼 어른이 소개하셔서 어려워한다거나
동생이 기반 좀 잡고 결혼하고싶어하네요...정도로 둘러 말씀하시는게 낫겠어요
그나저나 동생분이 여러모로 어른들이 좋아하실만하다니
좀 생활이 여유있으면서도 유세 안하는 집안과 연결되면 좋겠는데...
자리는 탐이 나나 사돈이 엮이니 그야말로 난감한 일이네요7. 남편분이
'09.5.14 5:02 AM (204.193.xxx.10)'엄마 아는 사람 없어'라고 말씀하신게 실수네요.
8. ..
'09.5.14 7:39 AM (211.117.xxx.171)한번 만나나 보면 안되나요? ^^;;
혹시 또 모르죠....천생연분일지...9. 음
'09.5.14 8:00 AM (121.151.xxx.149)그냥 저라면
저도 몰랐는데
동생이 여자가 있나봐요
아직 어른들에게 말할만큼은 아니라서 다른사람에게는 말을 안했는데
제가 선보라고 하니까 누나 나 이런여자기 있는데
그여자랑 잘해보고싶어 그래서 선은 좀 그렇다
내가 잘 안되면 그때 연락할께 그때 신경써줘
하더라고 말하세요
그리고는 나중에 또 물어보시면 그여자랑 잘 되나봐요 그러세요10. ..
'09.5.14 9:35 AM (59.10.xxx.219)아니면 저번주말에 소개팅했는데 맘에 들어서 계속 만나본다고 얘기했다하면
어머님 쪽에서도 포기하지 않을까요..11. 한번
'09.5.14 9:52 AM (119.196.xxx.239)마음을 넓게 열고 동생의 장래를 위해 선이나 한번 보고 결정했으면 좋겟어요...
윗님 말마따나 진짜 천생연분이 될지도 모르잖아요.12. 보세요.
'09.5.14 10:05 AM (121.140.xxx.184)가장 중요한 신부감이 좋을수있지요.
누님의 불편함보다 동생의 결혼을 위해 넓게 생각하세요.
연분은 모릅니다.13. ㅇ
'09.5.14 11:41 AM (116.38.xxx.246)그런데 설명해주신 것으로만 보면 시부모님이 좋으신 분들 같아요.
정 싫으시면, 사실대로 남동생이 선보는 것을 싫어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원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씀드리세요.14. ....
'09.5.14 12:12 PM (125.186.xxx.15)일단 한 번은 만나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요.
맞선이라는 게 한 번 만난다고 반드시 결혼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요. 이왕 애인 없다고 본인도 직접 말했는데 이제와 그 핑계대기는 좀 그렇고, 또 인연이라는 게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잖아요.15. 그냥
'09.5.14 1:53 PM (114.204.xxx.251)만나보게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미 성인이고 누나때문에 맘에 안드는 사럼을 억지로 사귈 동생도 아니고 혹시 인연이 되서 잘될수도 있잖아요. 연륜이 있는 어른들 눈도 무시못하겠더라구요. 설마 사돈인데 엉터리 중매 하시겠어요. 조심스럽게 결정하신걸텐데 게다가 동생을 이쁘게 보셨으니 중매까지 생각하셨겠죠. 혹 잘 안되더라도 제 동생이 많이 부족해서 그쪽맘에 안들었나봐요.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립싸비스하심되죠.
16. 저도
'09.5.14 3:29 PM (59.5.xxx.203)일단 만나게 하고 립써비스로 거절하시면 좋겠네요...당사자끼리 맘에 안든다는데 어르신도 어떻게 못하실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