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마트 고객만족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우원옥(40) 씨. 우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마트 문을 연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중년 여성이 "구매한 한라봉 중에 상한 것이 있다"며 박스째 가져왔다. 우 씨는 먼저 번호표를 뽑고 기다릴 것을 권했으나 그 여성은 온 마트가 떠나갈 만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화를 내더니 한라봉을 데스크에 집어 던졌다.
대형마트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한 경우 욕설을 퍼붓거나 비상식적인 보상 액수를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대형 할인마트 고객만족센터에는 이런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고의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L할인마트 고객만족센터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한 달 평균 23건이던 블랙 컨슈머 비율이 올해 들어서는 한 달 평균 49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유형도 천태만상이다.
◇ 야! 야! 야! 박명수 형
가장 많은 유형으로 직원들이 가장 꺼려하는 유형이기도 하다. 일단 다짜고짜 호통부터 치고 본다. 무조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밑도 끝도 없다. 절차고 순서고 간에 무조건 자신이 원하는대로 해줘야 한다고 우긴다. 차분히 대화하려고 해도 막무가내여서 상당히 피곤해진다. 요구사항도 황당한 경우가 많다. 30개짜리 계란 한 판을 구매해서 2개만 남겨와 맛이 없으니 환불해 달라는 고객, 수박 꼭지 부분을 잘라내고 속은 숟가락으로 다 파먹고 다시 덮은 다음 "수박이 신선하지 않으니 환불 해달라"는 고객도 있다. 대부분 환불은 물론 교통비와 시간낭비에 대한 보상까지 청구하는 치밀함을 보인다.
◇ 돌+아이 노홍철 형
호통을 치지는 않지만 응대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유형이다. 일단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한다. 자신의 주장이 정답이고 지극히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직원이 환불이나 보상이 되지 않는 경우라고 설명해도 계속 자기 주장만 되풀이한다. 특히 사은품 증정행사에 관한 경우가 많다. 행사기간이 끝났다고 해도 자신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고객도 있다. 고객보상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계산착오를 악용하는 사람도 있다. 고의로 할인쿠폰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부착해서 계산원의 실수를 유도하거나 포인트 카드 제시, 현금 영수증 발급 여부를 미리 알리지 않고 계산을 다 한 후에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 조곤조곤 유재석 형
전혀 힘들지 않을 것 같지만 은근히 애 먹이는 유형이다. 조곤조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주로 쇼카드 오류를 찾아내는 경우다. 전단지를 들고 와서 표시된 가격이 다르다고 하거나 진열된 상품과 쇼카드에 표시된 내용이 다르다며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까지 하며 항의한다. 이들 유형은 꼭 "책임자 나오라"고 요구하지만 대부분 본인이 잘못 봐서 착각한 경우다.
현재 대형할인마트 고객서비스제도에는 블랙 컨슈머를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고객과 싸울 수도 없다.
롯데마트 구로점 고객만족센터에 전은경(25) 담당은 “사규에는 보상에 대한 물리적 규정만 있을 뿐 막무가내로 억지를 쓰는 블랙 컨슈머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은 없다. 상황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선에서 융통성 있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학교 김경희 대학생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 조인스닷컴간의 제휴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시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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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고의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
나도 컨슈머 조회수 : 459
작성일 : 2009-05-12 15:30:08
IP : 124.5.xxx.24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5.12 3:32 PM (114.129.xxx.52)공감은 가네요.
근데 마트측의 잘못도 상당히 많은듯..
저나 남편도 쇼핑하고 나서 영수증 확인하다가 마트측에서 잘못 게시하거나
또 잘못 계산한거땜에 돈 더 낸적 많아요.
진상 고객이 많은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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