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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교수의 이별 편지

100자... 조회수 : 1,884
작성일 : 2009-05-12 03:19:27
장영희교수의 이별 편지

평생을 하반신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살아온 장영희 교수에게 내린 척추 암 선고는 신의 이유없는 형벌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가혹했지만, 그녀는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강단에 섰다. 삶에 대한 사랑과 문학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병마와 싸우는 중에도 쉴 줄 몰랐다.

2006년 두 번째 암 투병을 이겨내고 그녀는 이렇게 썼다.

"지난 3년간 내가 살아온 나날은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른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했고 고통의 나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잘 이겨냈다. 그리고 이제 그런 내공의 힘으로 더욱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장영희 교수는 투병 중에도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비롯해 몇 권의 책을 펴냈다. 그리고 삶의 마감 시간이 문턱에 이른 최근까지도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 출간)'을 마무리하느라 혼신의 힘을 다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적을 원한다. 암에 걸리면 죽을 확률이 더 크고, 확률에 위배되는 것은 '기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의 프롤로그에서

이 땅에 남아 더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장 교수는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라는 소중한 진리를 깨우치시고 가셨다. 그것은 곧 사랑과 희망의 울림이었다.

영원한 문학소녀 장영희 교수가 남긴 마지막 글은 그녀가 제일 사랑하는 엄마에게 쓴 이별의 편지다. 혼미한 병상에서 사흘걸려 썼다는, 딱 100자의 평범한 문체로 쓰여진 이 편지에 담긴 가슴저미도록 깊고 애틋한 사랑에, 가슴 애리고 눈물 솟는다.

"엄마 미안해. 이렇게 엄마를 먼저 떠나게 돼서. 내가 먼저 가서 아버지 찾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엄마 딸로 태어나서 지지리 속도 썩였는데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 참 좋았어. 엄마, 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
IP : 78.16.xxx.20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0자...
    '09.5.12 3:20 AM (78.16.xxx.202)

    http://blog.ohmynews.com/junglebook/#recentTrackback

  • 2. ...
    '09.5.12 7:03 AM (98.166.xxx.186)

    천상병님의 귀천 이후로 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글귀였습니다.....

  • 3. phua
    '09.5.12 8:19 AM (218.237.xxx.119)

    장영희교수님 모녀를 화장하면 부처님 사리만큼의 사리가 나오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세에게 영원히 기억 되시는 분이 될 것 이라고 믿습니다.

  • 4. ..
    '09.5.12 9:24 AM (125.176.xxx.70)

    눈물나요
    삶을 참 긍정적으로 사시는 분이라고 느꼈는데...
    그분 글 읽으며 마음이 참 따뜻해졌던 기억이나네요
    날 받아놓으신 친정아버지 생각에 더 맘이 아파요

  • 5. ......
    '09.5.12 9:58 AM (222.233.xxx.237)

    천상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병상에서의 마지막이면 진통제로 인해서 글씨도 잘 안써지고 글자를 틀리기도 하고 하실텐데 저런 글을 남겨 주신게 그야 말로 사랑의 기적인듯 싶어요

    울 언니도 마지막에 맛동산이 먹고 싶었는지 종이에 개미가 기어가는 글씨로 '놀이 동산''립스틱' 병원 매점가서 사오라고 써주신 글 을 보면 눈물이 나네요

    사람이 아무리 병세가 위독해도 살고 싶은 욕망으로 인해 자기가 죽을 거라는 생각은 정말 깊이 못하게 되나봐요 혹시라고만 생각하고요

    조금이라도 글씨쓸 수 있고 정신이 잠깐이라도 들때 가족에게 평지를 남겨 준다면 슬프지만 그 살앟의 편지 힘으로 가족들이 버틸 수 있을텐데 ........
    그래서 저는 꼭 미리 남겨두려구요.......

  • 6. ..
    '09.5.12 10:23 AM (121.188.xxx.96)

    교수님 편히 가세요.
    하늘에서 아버지 만나고
    좋아하는 공부 하면서 어머니 기다리셔요.
    어머니 ,형제, 조카들 잘 지켜 주시구요.
    눈물이 납니다.

  • 7. ..
    '09.5.12 11:20 AM (58.148.xxx.82)

    부디 그 세상에는 장애도 없고
    암도 없고
    아픈 상처도 없기를 기도합니다.
    편히 쉬세요~

  • 8. 남편에게...
    '09.5.12 4:20 PM (222.117.xxx.30)

    말했습니다.
    저런 아픔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씩씩하게 살아가신 교수님을 생각한다면 우리 서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장영희 교수님의 밝은 목소리를 이제는 더이상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허전하고 아프네요...
    교수님 장애가 없는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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