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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객 응대의 추억 :-)

은행원입니다. 조회수 : 1,128
작성일 : 2009-05-11 21:09:29
아~~~

저는 바로바로 전직 은행원입니다. 시중은행에 다니다가 지금은 외국계은행에 다니고 있는 현직 은행원이기도 하죠.

요 아래 진상 고객님 글과... 또 다른 은행원님의 추억 얘기를 들어보니 저도 2년 전 그 고객이 생각나네요.

첫 아이 낳고 복직을 하는데, 서울 끝 변두리의 모 지점에 가게 됐습니다.그 지점에서는 제가 10년 차이나는 막내였습니다. 당시 은행 경력 7년차였는데도요... 당연히(??) 입출금 창구에 앉게 되었는데....

그날 마감하는데 50만원이 비는 겁니다. 딱 50만원. 전표를 뒤적이며 의심가는(??) 거래를 뜯어보고 있었습니다.

아주 딱!! 감이 오는 거래가 있어서 고객에게 전화를 했는데, 제 기억에는 분명히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였던 것 같은데 왠 남자가 전화를 받더라구요. 여차저차해서 전화드렸다... 라고 아주 공손히 말씀드렸건만...

"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나 국방부에 9급으로 들어와서 몇 십년간 일해서 x급까지 올라왔어. 너!! 내가 누군지 알고 이따위 전화질이야. 아까 내 와이프가 갔었는데 넌 걔가 돈 갖고 튀었다고 생각하냐? 내가 너 누군지 알아내서 끝까지 엿 먹일까???"

똥 밟았구나 싶어서 정중히 사과한 후 전화 끊었더니 바로 은행 전화가 다시 울리더군요. 받아보니 다시 그놈입니다.

"야! 너 나랑 한번 잘래? 한번 만나면 내가 그 50만원 줄게....EW$#$%#$^%$....."

완전 미친놈한테 잘못 걸렸구나 싶어 그만 하시라 하고 어찌어찌 끊었습니다.

정말 그 전화기 녹취만 됐어도 국방부에 찔렀을 겁니다.

증거 남길 수가 없어 못 찔렀죠.

그런 놈과 사는 그 아주머니 생각하며 참았습니다.

이 정도 고객이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접하게 됩니다.

제가 외국계 은행으로 이직한 이유중 하나가 말도 안되는 고객들에게 까지 억지 친절을 강요하는 시중 은행의 문화입니다.

VIP 코너에서 도장 안 갖고 가도, 실명증표 안갖고 가도 업무처리 해주는 은행원이 좋으시다구요?

물론 은행원 수천 수만명 중에 문제 일으키는 사람은 극히 드물겠지만... 금융 사고 그러다 터지는 겁니다.

친절한 은행도 좋지만, 기본은 지키는 고객이 됩시다!!
IP : 125.152.xxx.18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5.11 9:11 PM (218.156.xxx.229)

    제가 다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 2. 코스코
    '09.5.11 9:19 PM (222.106.xxx.83)

    와~~ 정말 기본도 못되는 미친사람이네요
    사람들 대하기 정말 쉽지 않아요

    ^^* 전 조금전에 "1"은행 서초지점 사람들 칭찬하고 왔는데...ㅎㅎㅎ
    직원들이 너무나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잘해줘서 은행 싸이트에 칭찬하고 왔어요
    그저 나의 삶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것을 잊지마세요
    저같은 사람들은 위에 미친놈들보다 좀 조용하다는게 문제겠죠? ^^*

  • 3. 토닥토닥..
    '09.5.12 9:28 AM (219.255.xxx.201)

    지난 일이지만 글을 읽는 저까지도 참 마음이 아프네요.
    에혀..

  • 4. 에효~
    '09.5.12 10:15 AM (119.197.xxx.69)

    그 오십만원은 어떻게 처리하셨는지
    그 뒷얘기가 무지~ 궁금합니다.
    아마 원글님 책임으로 물어내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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