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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가는 길 시댁가는 길

익명이니까 조회수 : 951
작성일 : 2009-05-08 18:41:55
친정 가는 길
일단 사위들은 처가에 올 때 그냥 편한 맘이다. 끼니걱정 ,설거지걱정.치열한 기싸움 이런거 없이 처남 처제들과 한 번 재밌게 놀러온다는 기분이다. 딸 역시 친정은 편하다.  어쩌면 시댁보다 더 대식구라 할 일이 많을 때도 있지만 하는 일이 부담으로 다가오지않는다 . 앉아서 시켜먹는 사람도 없다. 모두 엉덩이가 가볍다..사위도 자기와이프가 편한 얼굴로 있으니 맘이 좋다.

시댁가는 길....
일단 부담이다.무얼 사가야할 지. 얼마를 들고 가야할 지, 또 자고 와야 할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부엌행이다. 늦게 왔다고 입이 나오신 시엄니께 알랑거리며 되지도 않는 애교를 피운다.
자칭 "어른"이신 시누들 행차 ...아무도 부엌에 오지 않는다. (내가 그래서 친정에 가면 더 열심히 일을 도운다.)
상차릴때 화장실로 다른 방으로 들어가신다. 차리자마자 젤 좋은 자리 찾아서 맛있는 거부터 손으로 집어 먹는다.
짜니 싱겁니 말이 많다. 자칭 "어른"입맛에 안 맞으신단다. 그 분들이 다 드실때 까지(심지어 다 큰 조카들까지) 시중들다 보니 상에 있는 건 먹다 남은 반찬 뿐..거기다 입맛에 맞는 건 지자식 준다고 미리미리 챙겨두는 센스쟁이 시누들...이제 앉아서 입맛도 없어서 물에 말아먹는다. 그동안 시누들 상도 안치워준다.밥풀이 말라붙을 까 또 일어서서 밥그릇을 거둬들인다. 밥먹다 열 두 번 일어난다. 숟가락 놓자마자 설거지에 뒷정리 한다..우리들의 시누들은 방에서 "커피먹고싶다"고 노래를 하신다. 설거지하다 주전자에 물을 받아 렌지에 놓는다. 내 얼굴이 돌아간다. 십년 만에 눈치를 찾으 신 남편은 괜히 누나보고 한 소리한다. 시누님 더더욱 날 째려보는 센스..요런 바부팅이
남편..이쁘기도 하지..커피 타드시니 과일을 찾네..그래 다 해라.. 그래도 오늘 내 집에서 손님 안치루는게 어디야
거의 한 달에 한 번 이박 삼일 울집 나드리하시는 분들 오늘은 왠일로 어머님댁이다( 쌀 가지러왔잖아)
시매부들 술상 보란다...또 일어선다..구석구석 밀어넣은 커피잔 찾아들고 과일먹은 접시들고 술상보러 부엌에 들어온다..그래도 일박이 어디야..하룻밤만 . 내일 아침만 고생하면..참자,,,
집에 오는 길 아이들은 사촌들과 헤어지기 싫다고 운다.. 차에서 나한테 꼬집혔다..하염없이 차창을 바라보니
눈치없는 남편 왈 "그래도 내가 누나보고 부엌에 가라고 말했다, 잘했지" 요런다..사고날 뻔 했다. 꼬집어서 비틀어 버렸다.

매년 어버이날 즈음 시댁에 모인다.난 시댁이니 당연하지만 시누들은 친정이다. 매년 여름 겨울 가족나들이간다. 작년 처음 친정식구들과 일박이일 휴가갔다가 계속 씹히고 있다. 자기들이 울 집 놀러온다는 날 친정아부지생신이었다. 자칭 "어른"께서 한 소리 하셨다.하필이면 날이 겹쳤다고..울 아부지생신을 미루리?땅기리?

며칠 전 연휴때 사건 이었슴돠.

더 자잘한 것도 많았지만 그냥 내 가슴 속에 묻고 살지요.

그래도 10년 넘으니 그려러니하고 삽니다. 니 똥 굵다 하고요...
IP : 118.41.xxx.11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숨
    '09.5.8 7:31 PM (125.186.xxx.15)

    자칭 '어른' 들 하는 품새가 예의와 배려라고는 쥐똥만큼도 모르는 쌍놈의 집안 자식들이군요. 기가 찹니다. 시부모님은 어찌 자식들을 그리 키웠는지...부끄러운 줄도 모르겠죠? 그래놓고 며느리만 쥐어짜는 꼴이라니. 수고 많으셨습니다. 남편분 교육을 더 빡세게 시키셔야겠어요.

  • 2. 토끼네
    '09.5.8 8:31 PM (121.146.xxx.100)

    자칭 "어른"이 문제시죠.. 어른대접을 못받으면 그렇게 기분이 상하신답니다. 안그런시댁도 있고 안그런 친정도 있지만 .. 하향평준화라도 좀 이뤘으면 하는 기분이지요...

  • 3. ㅜㅜ
    '09.5.8 9:09 PM (124.216.xxx.31)

    저는 시누이 없어서 너무 너무 좋답니다. 친정에선 남동생 둘이 있지만 장가가도 절대 "어른"행세 안하도록 노력! 또 노력 하렵니다.

  • 4. ..
    '09.5.9 1:32 AM (221.139.xxx.251)

    되퉁맞은 소리지만...글 참 맛깔나게 쓰십니다^^

    손위시누라서 더한가보네요..
    전 그래도 손아래들이라 그렇기도 하고 다들 착해서 ..설겆이는 담당해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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