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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아버지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 조회수 : 1,258
작성일 : 2009-05-04 11:10:54
어렸을 때 친정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외할머니 손에 자랐어요.
외갓집이 그나마 그 때는 부유했던 편이라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라지는 않았지만(커가면서 좀 기울었지만요) 아무래도 엄마가 없다는 것 때문에 학창시절도 그렇고 마음 고생은 없었다고 할 수는 없구요.
그래도 외할머니가 너무 잘 키워주셔서 비뚤어지지 않고 나름 좋은 대학도 갔고 좋은 사람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어요.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친정 아버지 때문에 너무나 힘드네요.

40대 초반에 일찍 상처하고 자식들(저랑 오빠) 처가에 맡기고 연이은 사업실패에 중독에 가까운 음주...
외할머니가 먹여주고 길러주는 건 하지만 저희 학비까지는 못대주신다고 하셔서 어렵게 어렵게 대학 학비는 아버지가 대주셨지만... 거기서 끝이었어요.

저희 상견례 자리에도 무늬만 아버지 자격으로 저희 할머니와 함께 나오셨었는데 그 자리에서도 사돈될 분들 앞에서 소주 2-3병 시켜서 혀 꼬부라지고 비틀비틀 하셨더랬고,
제 결혼식 때도 아이 첫 돌 때도 아버지란 사람은 빈 손으로 오셔서(물론 뭐 돈이 있어야 부모란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오해는 마시구요) 오히려 결혼식 축의금 중에 얼마를 달라고 하셔서 친구들이랑 술 진탕 마시고 가셨다더군요(저희는 신혼여행 떠나느라 몰랐는데 그 이후에 할머니가 이야기 해주셨어요).

그리고... 사위(저희 남편) 보고 나서 한번씩 밖에서 모시고 식사라도 할라치면 소주 3-4병은 기본이요, 사위 앞에서 눈이 잘 안보인다는 둥 안경을 맞춰야 하는데 돈이 없다는 둥 하셔서 용돈 드리고 다음에 만나면 안경은 커녕 눈만 말짱하시구요. 술값으로 쓰신 거죠.

명절이나 시시 때때로 전화하셔서 돈 좀 부쳐라... 하시는데 외벌이에다 그리 풍족하게 사는 편도 아닌데 남편 보기도 미안하고(장인어른 용돈 준다고 뭐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요) 시댁어른들은 그저 자식한테 기대지 않을려고 하시는데 친정 아버지가 상대적으로 너무 비교되구...

제가 바빠서 연락 어쩌다 못받으면 사위 직장으로 전화 하실려고 해서 제가 그건 절대 하지 마시라고 했는데 최근에 또 그러신 모양이예요.

아직 정정하시다면 정정하실 나이이신데(60대 중반) 아무 일도 안하시고(전에는 아파트 경비 일이라도 하시더니 술 때문에 그런지 안하시네요. 저희 아버지 대졸에 수석 입학 수석 졸업하신 분이예요. 자랑이 아니라... 그 정도 되면 자식 손 안벌리고 무슨 일이라도 하실 수 있지 않나요?)
너무 화가 나서... 시집 간 딸 한테 이렇게 하셔야 하냐고 하니까 '니가 그간 부쳐준 돈이 돈이냐?'시며 오히려 화를 버럭 내시고...
제 딴엔 남편 눈치 봐가며 명절이나 어버이날 때 조금이라도 용돈 부쳐드렸는데 그런 소리 들을 지 몰랐어요.
그래놓고 키워준 아빠한테 무슨 짓이냐고 버럭 버럭 화내시더라구요(할머니가 키워주신 건데...)

다른 집 부모들은 자식한테 짐 안될려고 힘들어도 일부러 안힘든 척 하신다는데... 저희 친정 아버지는 틈만 나면 힘든 척 하시고 돈 때문에 조선족이랑 위장결혼까지 하시고...(그것도 결혼 직전에 호적등본이 필요해서 떼러 가니 낯선 여자 이름이 있어서 알았어요)
제 명의로 뭘 해야 한다고 하시고(혹시나 싶어 그건 안한다고 했어요)...
알아서 부쳐드릴 용돈 먼저 꼭 전화하셔서 이번에는 돈 좀 더 부쳐라 하시고.


설상가상으로 친정 오빠는 무슨 이유에선지 몇년 째 연락두절되었구요... 친정 아버지란 사람은 저만 붙잡고 잊을 만하면 혀 꼬부라진 소리로 맡겨놓기라도 한 듯 돈타령 하시니 너무 너무 힘듭니다.

주변에서도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아버지라고들 하시구요 차라리 엄마가 살아계시고 아버지가 일찍 가셨더라면 하는 생각도 수없이 해봤어요. 못된 생각인 건 알지만 어깨가 너무 무겁네요.


출가한 딸/사위에게 받을려고만 하는 무늬만 아빠란 사람과 그냥... 관계를 끊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남들은 가정의 달이니 뭐니 하는데 저는 이런 게 너무 속상해서 82에라도 늘어놓아봅니다.

저도 어버이날엔 남편, 아이랑 함께 친정 가서 하하호호 웃으며 효도하고 싶은데 그건 꿈만 같은 일이네요.
IP : 59.19.xxx.8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09.5.4 11:19 AM (222.234.xxx.244)

    정말 무자르듯 연을 끊고 싶겟지만 천륜인데....
    혼자되신게 외롭고 가엽잖아요
    그러니 술을 가까이 하시고
    앞으로 점점 중독이 되어 가실것 같은데....
    뭐 바뿌게 일하실수 있는걸 찾아 보는게 어떨까요?
    언제 조용히 술안드신날 찾아 뵙고 진지하게 이야기 해보세요
    계속 이런식으로 딸 맘 편하게 하지 않으면 이민 간다던지 연을 끊겟다고...

  • 2. ....
    '09.5.4 11:26 AM (59.19.xxx.86)

    토닥토닥님, 말씀만이라도 참 감사합니다.
    내 얼굴에 침 뱉는 일이라 아는 사람에게는 하지 못한 말 오늘 82에다 주절주절 늘어놓았네요.
    그리고... 술은 매일 한 두병씩 드시는 것 같아요. 맨 정신(?)이신 날이 없다는 거죠. ㅠㅠ
    시댁은 종교상 술도 아예 안드시는 집안이라 남편 보기에도 이런 술에 찌든 친정 아버지가 창피하구요, 얼만큼 드리면 당연하게 생각하시구 딸 얼굴 손주 얼굴은 보고 싶지도 않고 그저 술... 돈... 이런 것만 원하시니 정말 이런 소리 하면 안되지만 연을 끊고 싶어요.
    며칠 전 어버이날 빌미로 또 슬며시 미리 전화 하셔서 돈 이야기를 하실려고 하는 걸 제가 처음으로 크게 화를 냈어요. 너무 부담스럽다고.
    그랬더니 키워준 아버지가 어쩌고 니가 부쳐줬던 돈이 돈이냐...하시고(그럼 돈 부쳐달라 소리를 매번 하지 말으셨어야죠)...
    저도 너무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아서 당분간 외국 나가서 살 거라고 다신 전화하지 마시라고 화내고 끊었어요. 혹시 사위 있을 때 전화할까봐 전화도 수신거부 걸어놨구요.
    정말 친정 아버지만 아니면 너무 행복한 삶인데 아버지만 생각하면 가슴이 콱 막힌 듯 괴롭네요. ㅠㅠ
    암튼 말씀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 3. ..
    '09.5.4 11:31 AM (58.239.xxx.56)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가요..

    안당해본 사람은 모르죠..
    그러나 부모를 모른척 할수는 없는것이잖아요..
    부모에게 잘하면 ( 억지로라도..)
    그 복이 신랑에게 ..나중 ..자식에게 ..
    그 어떤 순간 (중요한 순간에 ..)
    내가 인내한만큼 보다 더 크게 그 복이 올거예요..전 그렇게 믿어요

    편하게 효도하는 사람도 있고 힘들게 효도해야되는 사람도 있어요

    저도 제가 감당하기 힘든 아버지가 계세요.
    외면하고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예요.
    그렇지만 사람인데 사람도리 안할수는 없잖아요.
    또 해야 내맘도 편하구요
    그래서 억지효라도 하다보면 내 자식이라도 잘되겠지 ..
    이렇게 생각하면 힘들지가 않아요.

    제 젊을 때를 보는것 같군요.
    뿌린대로 거둔다 생각하시고 좋은거 많이 뿌리다 보면
    나중에 좋은 일 많이 생길거예요
    멀리 내다보시고..힘내세요..

  • 4. 술부터끊으셔야
    '09.5.4 11:36 AM (121.162.xxx.130)

    아버지 술 중독이신것부터 고쳐야 할것 같아요.
    뭔가 대책이 세워져야 아버지도 남은 인생 잘 지낼수있고 원글님도 마음편하게 살수 있을것 같네요.
    그런 근본적인게 해결되지 않으면 아버지는 이런식으로 계속 갈것 같아요.

  • 5. 그냥
    '09.5.4 11:57 AM (121.146.xxx.99)

    위로 드리고 싶네요.
    절대 달라지지 않을 아버님의 인생.
    아버지만 안계시면 행복할것 같은 인생,
    아버지가 내 인생의 苦를 다 쥐고 계시다 생각 하시고 지혜롭게 대처 하시길..
    때로는 힘듬이 그걸 다 견뎌 냈을땐 인생보는 안목이 넓어집니다.

  • 6. 저는
    '09.5.4 1:24 PM (59.3.xxx.117)

    먹이지도 입히지도 가르치지도 않고 학대와 구박만 일삼았던 엄마가 약중독입니다

    누군가 좋다고 한 약은 다 먹어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한달내내 일해서 엄마 약값 주고 나면 없습니다 아니 부족합니다

    방 하나가 약으로 가득한데도 엄마는 말합니다 아주 비싼약 먹으면 내 병도 나을수 있다고 ;;; 건강검진 결과 아주 건강하다고 나왔습니다 그냥 건강도 아니고 아주 건강 --;;

  • 7. 정말
    '09.5.4 2:43 PM (121.88.xxx.67)

    안당해본 사람은 그맘 모릅니다.
    얼마나 힘드실까...
    그치만 아버지 알콜중독 치료를 위해 힘쓰시는게 제일 현명하실듯.
    완치가 쉽지않지만 입원치료까지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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