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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았던 김치 보자기
아마 십년 전 쯤? 내가 결혼하고 큰아이가 아장아장 걸어다녔을 즈음이었나보다.
엄마가 김치를 가져다 주셨는데, 내 보기에 정말 범상치 않았던 보자기에 싸다 주신 거다.
연초록이 바탕이었는데, 감도 부드럽고 특히 문양이 정말 화려하고 예뻤다.
엄마는 참 보자기도 잘 고른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나서 김치통 갖다줄 때도 썼고, 이런 식으로 몇 년 동안 김치가 보자기와 함께 왔다갔다 했다.
얼마 전에 가족 모임에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참 여행 이야기와 선물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가...
오빠가 말한다.
"참, 엄마, 내가 유럽 갔을 때 사다준 스카프 있잖아. 왜 안해? 내가 진짜 큰맘 먹고 사준건데..."
헉... 엄마 우물쭈물한다...
집에 돌아와서 창고에서 발견한 김치 보자기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흠, 역시...
엄마한테 전화해 봤다.
오빠가 화장품을 잔뜩 사다줘서 고급 화장품이라서 사은품으로 보자기 줬는줄 알았댄다.
아, 정말 심상치 않았던 김치 보자기.
명품 보자기였구나.
어쩐지 김치가 품위 있어 보이더라.. ㅋ
1. ㅎㅎㅎ
'09.4.22 10:26 AM (61.102.xxx.122)어머니 너무 귀여우세요...
그 김치는 정말 우쭐했겠네요 ㅎㅎㅎㅎ2. ^^
'09.4.22 10:26 AM (59.11.xxx.51)ㅋㅋ 님도 귀엽고 님 어머니도 귀엽고
3. 명품휘감은 김치
'09.4.22 10:43 AM (211.210.xxx.30)버리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뭐하고 난감하네요. ㅎㅎㅎㅎㅎㅎ
4. 팔자좋게
'09.4.22 10:44 AM (125.178.xxx.12)명품옷 입은 김치였던거네요.
나도 못입는 명품옷을....ㅋㅎㅎ5. 귀여우셔
'09.4.22 10:55 AM (59.10.xxx.219)언넝 드라이해서 갖다 드리삼^^
6. 버렸으면
'09.4.22 11:00 AM (210.99.xxx.18)우짤뻔했어요
괜히 읽는 내내 제가 땀이 삐질삐질 ^^;;;;7. ,..
'09.4.22 11:05 AM (116.38.xxx.246)ㅋㅋ 엄마가 김치통 뚜껑열릴까봐 하도 쎄게 쫌매 버릇해서, 모양이 쫌 변형되어서 스카프로서의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제부터는 김치통 갖고 대중교통 이용할라구요. 명품 김치통 들고 멋져 보이게요 ㅋ8. ...
'09.4.22 11:06 AM (115.139.xxx.35)저희 어머니도 아버지가 큰맘 먹고 사준 디올 스카프..디자인이 영 맘에 안드셨는지 대청소할때나 큰일하실때 허드레 수건으로 쓰시더라구요. 제가 꿀꺽할까 봤더니 이미 물빨래로 초라한 모습.
9. ㅋㅋ
'09.4.22 11:08 AM (203.244.xxx.254)스카프로서의 제 삶을 살 수 없다니 안타깝네요.
명품김치통 들고 다니면 님 엄청 럭셔리하게 보이겠어요.ㅎㅎ10. ㅎㅎ
'09.4.22 11:16 AM (125.190.xxx.48)저도 남편이 6여년전에 얻어온 검정색 채널장지갑...
제가 명품을 82에 들어와서야 알아서리..샤넬이 아니고 채널이라고 생각
하고 살았었어요..
글쎄..그 놈이..얼마전 알았지만...첨에 제게 왔던 새것 그대로라면
100만원도 더하는 샤넬 장지갑이었다니.
이젠 화이트자국도 막 묻어있고,,모퉁이는 닳아서 가죽이 약간 드러나는
저 지갑이...
애들 장난감통에서 다시 제 가방으로 들왔습니당..ㅋㅋ
그냥..사은품남아서 줬나보다 하고 받았는데..
그때 고맙다고 인사를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네요..주신 그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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