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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 용의자 신문기법 메모 공개 뉴스를 접하고

하늘을 날자 조회수 : 387
작성일 : 2009-04-22 09:14:22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신문을 잘 챙겨보지 못하는 탓에 어제서야 비로소 위 메모가 지난 16일 공개된 사실을 알았습니다. 미국자유인권협회(ACLU)가 제기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ACLU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메모를 공개하라고 명했었군요. (미국자유인권협회는 전에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하워드 진의 자서전에서였나... 조영래 변호사의 일기에서였나... 박원순 변호사의 글에서였나... 아무튼 기억은 잘 안나지만, 훌륭한 단체였던 것 같은데... 아... 답답해라... ㅠ.ㅠ)

아무튼 메모의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네요. 이럴 수가... 140시간 동안 잠 안재우기, 벌레가 가득 들어있는 통에 집어넣기, 그리고 우리에게 너무나 아픈 경험을 가져다 주었던 바로 그 '물고문' 등. 이럴 수가... 제가 영어를 잘 못하는 탓에 외신을 직접 읽어볼 수 없어서 너무 답답하군요. 아... 아마도 재판도 없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비롯한 최소한의 형사절차 상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로 저 악명높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혀있던 테러 용의자들을 고문했던 것이겠지요. '전쟁포로'가 아닌 '불법전투원'(illegal combatants)이기 때문에 제네바 협약이 적용되지 않으며, 따라서 형사절차 상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되어도 상관없다고 해왔었으니까요. '전쟁포로'가 아닌 '불법전투원'이니 괜찮다니... 정말 그런 주장을 만들어낸 사람들에게 신의 저주가 있기를... 관타나모 수용소 수용자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우에 관해서는 그간 많은 비판이 있어 왔습니다. 인권운동가, 법률가들의 비판은 말할 것도 없고, 다큐멘터리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를 비롯해서 미국 드라마 <보스턴 리갈>에서도 에피소드로 다루어질 정도니까요. 이번 메모 공개로 드디어(!!!) 위와 같은 충격적인 고문이 실제로(!!!) 행해졌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명백해졌고, 게다가 그런 고문이 미국 대통령, 국방장관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 고위층들의 묵인 하에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충격적이군요.

그런데, 메모를 둘러싼 미국 보수파들의 주장은 더욱 충격적이네요. 정말 헉!!!입니다. 할 말을 잃게 만드는군요.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발언, 전 CIA 국장의 발언은 정말 공포스러울 정도네요. '고문은 효과적이었다'라니... '고문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면에 관해서는 전혀 공개가 되지 않아서 불만이다'라니... 9. 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테러에 대한 공포가 엄청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령, 애국자법(patriot act)의 시행- 위와 같은 발언들은 정말... '고문은 효과적이었다'라니...

그나마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고문 정책을 입안하고 승인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가능성을 열어놔서 -실제로 고문을 '집행'했던 CIA 요원들에 대해서는 불기소 방침을 밝혔지만- 다행이군요.

아아... 물고문이라니... 저 악명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그토록 자행되던 일 아닌가요... (남영동 대공분실. 조국 교수님 말씀대로, 조사받는 피의자 중간에 목욕시켜줄 것도 아닌데, 도대체 조사실에 왜 욕조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인지? 대놓고 조사실에서 물고문 하겠다고 조사 시작부터 밝히고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저처럼 심장 약한 사람은 -9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녔음에도- 물고문의 '물'자만 들어도 심장이 벌렁벌렁 뛰는데, 아직도...    
IP : 121.65.xxx.25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프리댄서
    '09.4.23 5:05 AM (218.235.xxx.134)

    테러 용의자들을 전쟁 포로가 아닌 불법전투원으로 규정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준 사람이 한국계 법학자인 존 유 교수라고 하더군요. 고문도 효과가 있었다고 했구요... 법원 판사, 상원 법사위 고문에 이어 30대에 법무부 부차관보에 임명됨으로써 법학도로는 '드물게' (그가 소수 인종이기 때문에 저 '드물게'는 보통의 '드물게'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도 있겠죠) 사법, 입법, 행정부의 요직을 두루 경험한 초엘리트. 법무부 재직 당시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논리를 인정받아 사실상 부시 정부의 대테러 정책의 얼개를 짰대나...

    솔직히 미국이 테러 용의자를 잔악하게 고문했다는 것보다 부시 정부의 매드 카우~(데니의 억양으로 상상해주시길--;)적인 모습의 핵심에 젊은 한국계 법학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더 놀랐습니다. 사상적 전향은 사실 이해가 돼요. 왜냐? 나이가 들면 몸이 그렇게 하도록 시커거든요. 따박따박 따지는 거? 하고 싶어도 몸이 안 받쳐줘서 못 합니다. 우리 나이로 사십 고개에 접어들면서 순전히 ‘경험적으로’ 깨달은 게 바로 그거랍니다. 물질이 의식을 지배한다.... 나이가 들면 보수주의자로 선회하게 돼 있어요. 몸이 그렇게 만드니까. (흑!) 근데 존 유는 그런 케이스가 아니라 이 말이죠.

    <뉴욕타임스>에서는 존 유 교수가 저토록 ‘과격한’ 사고를 지니게 된 배경으로 그의 부모를 지목했답니다. 투철한 반공주의자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들한테 자유와 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운 미국을 칭송하고 북한의 전체주의 체제를 비판했다는 거죠. (사실 아주 틀린 말도 아니지만...-_-) 하지만 그렇다 해도 다 저런 과격분자로 성장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서 얼핏 떠올랐던 게 <머리 속의 악마>라는 소설이었습니다. 국제적인 테러리스트가 된 부르조아 출신의 젊은이를 두고 ‘그는 왜,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가’를 조망한 게 바로 베르나르 앙리 레비가 쓴 <머리 속의 악마>예요. 그것처럼 한국계 이민자의 아들은 왜, 어떻게 해서 WASP보다 더 과격한, WASP도 비난하는 신념의 소유자가 됐는가.... (물론 저만 저것이 궁금하고 흥미로울 수 있겠지만...--;)

    그런데 저 문제와는 별개로 고백성사를 해보자면, 솔직히 미국은 상당히 괜찮은 나라예요. 스스로를 캐비어 좌파라고 규정한 어느 프랑스 작가가 그랬던 게 생각나네요. 진실을 말하자면 난 미국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아니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미국은 사실 괜찮은 나라니까. 저도 그런 거 같아요. 재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그만큼 괜찮은 것도 사실이죠. 더 솔직히는 저 정도면 많이 괜찮은 거라고 생각해요. 이게 참 기분 거시기해지는 일인데, 내 몸은 이미 노화의 징후를 서서히 드러내보이고 있거든요.--; 그런 미국이 관타나모의 추악한 진실을 더 은폐하거나 미화하려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가지고 뭔가 해냈으면 좋겠네요. (앨런, cheer up!) 미국이 좀더 양심 있는 국가가 되고 그래서 그 재수없음이 좀 감가상각되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어쨌든 미국이 그래주는 것이 전 세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니까...

    그건 그렇고 브라운 판사가 동성애자네요. 아놔, 이 할아버지 어떡하냐. ㅎㅎ 너무 귀여운 거 있죠?

  • 2. 하늘을 날자
    '09.4.23 11:09 AM (121.65.xxx.253)

    그랬군요. 존 유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봤는데, 그랬군요. 그 사람이 바로 그런 이론을 만들어낸 사람이로군요. 구글에서 '존 유'로 검색해보니 관련기사가 많이 나오네요. UC버클리는 좌파 성향이 강한 대학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군요. 처음 알았네요. 그런데, 경력 중 흥미로운 것이 클라렌스 토마스 미연방대법관의 재판연구관(law clerk)을 했네요. 백인보다 더 백인같고, 차별을 보고도 그냥 눈감아 버리기를 서슴치 않는다는 평도 있는 '흑인' 대법관 클라렌스 토마스와 존 유라... 왠지 잘 어울리는군요. 소수인종 출신이라는 배경을 (어찌보면) '배반'한 존 유와 흑인 출신이라는 배경을 '배반'한 클라렌스 토마스라...

    금태섭 변호사의 <디케의 눈>에서 언급된, 네오콘은 저리 가라할 정도로 보수적인 결론을 내면서도 너무나 유려한 문장과 정치한 논리로 판결문을 써내어 미국 진보진영에게는 '상상할 수 있는 최강의 적'으로 생각된다는 스칼리아 미연방대법관도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것을 생각해보면, 저도 정말 궁금해지네요. 뭐랄까... 출신 배경과 그 사람의 사상과의 관계랄까... 배경이 그에게 지속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하는 점이랄까...

    미국 사회에서 인정받는 한국계 미국인 법률가들이 많을텐데, 저는 고홍주 교수님 밖에 몰라요. 뭐, 개인적으로 아는 것은 (당연하게도) 전혀 아니고요. <블랙먼, 판사가 되다>라는 책을 보다 보니 고홍주 교수님이 나오더라구요. 로 VS. 웨이드 판결(미연방헌법 상의 프라이버시권에 근거해서 여성에게 낙태할 권리를 인정한 선구적인 1970년대 미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유명한 블랙먼 미연방대법관의 삶을 다룬 책인데요. 고홍주 교수님이 블랙먼 대법관의 재판연구관(law clerk)을 하셨었더라구요. 사실 'becoming justice'는 '판사가 되다'보다는 '대법관이 되다'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블랙먼, 판사가 되다>는 그럭저럭 재밌게 봤었습니다. 해리 블랙먼과 고홍주 조합도 참 잘 어울리는데요. 로클럭 출신들은 (당연하겠지만) 모시던 법관의 성향, 자세 등을 배워나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로스쿨 수료하면 (성적 최우수자의 경우) 바로 미연방대법관의 로클럭으로 가게 되는데, 존 유의 경우에 그의 젊은 시절 클라렌스 토마스 옆에서 일하면서 많은 점을 닮게 된 것이 아닐까... 고홍주 교수님도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보스턴 리갈>에서 토마스 대법관과 스칼리아 대법관 둘다 볼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어요. 물론 (당연히) 본인이 직접 출연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직 제가 미국 헌법, 미국 형사법에는 거의 무지하고, 미연방대법원의 판결문을 직접 읽어본 것도 거의 없어서 '반갑다'고 말하기엔 자격이 좀 없을지도 모르지만...;;;

  • 3. 하늘을 날자
    '09.4.23 11:37 AM (121.65.xxx.253)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서도, 나이와 성향에 관해서도 더 언급하고 싶은데, 배가 고파서... ㅠ.ㅠ

    어쨌든 빅토르 위고는 얼마나 예외적인 인물인지요!!! 왕당파에서 시작해서 나이 들수록 급진적(radical)이 되더니 급기야 파리꼬뮌을 옹호하게 되기까지... 저도 꼭 그렇게 되고 싶은데... 아무튼 일단 밥을 먹어야... ㅠ.ㅠ;;;

  • 4. 하늘을 날자
    '09.4.23 1:31 PM (121.65.xxx.253)

    밥 먹었습니다.^^

    저는 미국은 상당히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교하자면, 여러 면에서 아예 비교 자체가 힘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당장 노동현실만 놓고 봐도 그래요. 특히 파업권의 보장과 관련해서요. 파업권의 보장과 관련해서 2002년에 나온 ILO의 보고서를 전에 봤었는데요. 우리나라의 파업권 관련 노동현실을 ILO에서 등급을 매겼는데, 프랑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주요 OECD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남미의 많은 나라들보다도 훨씬 뒤처져있으며, 우리보다 못한 나라들은 중국, 아프리카의 몇몇 독재국가들 뿐이더군요. 물론 지금은 2009년이지만, 그 사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생각해봐도 그다지... 얼마전 언론조조의 파업이 '처리'되는 경우를 봐도... 아무튼 미국은 우리보다는 훨씬 앞선, 사실 비교가 힘들정도로 다른 문화를 가진, 그런 나라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가령,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도 그래요. 제가 요즘 양창수 교수님의 <민법연구> 7권 중 '언론자유의 보장근거에 대한 미국에서의 논의 소묘'라는 논문을 읽고 있는데요. 거기서 스코키 사건이라는 게 나옵니다. 1970년대 후반 스코키라는 미국 시카고 북쪽 교외의 조그마한 시에서 미국 신나치스당이 나치스 제복을 입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일삼는, 참으로 혐오스러운 집회를 열려고 했었거든요. 이런 혐오스러운 나치스의 집회 및 행진은 스코키시의 조례 상 금지되어 있었는데, 아무리 나치스가 혐오스럽고, 나치스의 강제수용소의 생존자가 깊은 동정을 불러일으킨다 하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런 나치스의 집회 및 행진 조차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위 스코키시의 조례가 위헌무효라는 판결을 미연방항소법원이 내렸습니다. 바로 이게 스코키 사건인 것이죠.

    위 스코키 사건에서 미국 신나치스당의 소송대리인을 맡은 곳이 바로 위 원글에서도 나오고, 1960년대부터 흑인 인권신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미국인권협회(ACLU)였던 것입니다. (여기서 처음 ACLU를 본 건 아니었는데... 어디서 본 거지... 아 답답해... ㅠ.ㅠ)

    논문을 읽으면서... 뭐랄까... 미국이라는 대국의 '여유'랄까... '저력'이랄까... 하는 게 (조금) 느껴졌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이렇게까지 보장될 수도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아직 미국에 대해서는 '추악한 짓도 많이 했지만, 대단한 점도 분명히 많다.'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미국을 '숭앙'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참 많지만, 어떤 점에서 그토록 미국이 대단한지에 관해서는 충분히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단순히 '돈이 많은 나라'라거나 '군사력이 강한 나라'라거나 그런 점만 이야기하는 것은 지겹도록 들었지만요.

    충분히 정리된 생각이 아니라서 좀 두서가 없네요. 죄송.

    아무튼 <보스턴 리갈> 재밌게 보고 계신 것 같아서 너무너무 저도 좋네요. ㅋㅋ
    아... 데이비드 E 켈리가 부러워라...ㅠ.ㅠ

  • 5. 하늘을 날자
    '09.4.23 1:56 PM (121.65.xxx.253)

    아, 그리고 저도 드디어 <안나 까레니나> 샀어요. 읽어보려고요.^^ 시간이 잘 나질 않아서 차분히 읽지는 못하고 있지만.;;; 아, 또 언제 서울서 누가 결혼해야 되는데... ㅠ.ㅠ (근데, <안나 까레리나>로도 읽기도 하고 <안나 까레니나>로 읽기도 하나봐요... 음냐.) 노먼 메일러 <예수의 일기>, <더 파이트>도 사려고 했는데, 서점에 없더라고요. 다음 기회를 노릴 수 밖에... ㅠ.ㅠ 아무튼 프리댄서님 덕분에 좋은 책 많이 알게 되어 너무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요.~~~

    늘 건강하세요.~~~

  • 6. 프리댄서
    '09.4.24 2:42 AM (218.235.xxx.134)

    어머나. '클라렌스 토마스 대법관과 존 유', 스코키 사건... 너무 재밌습니다! 진짜루요.
    나중에 법정 드라마도 쓰시고 저런 얘기들을 모은 책도 한 권 쓰세요.^^
    그리고 ACLU를 어디서 처음 보셨는지.. 저까지 막 답답하네요. 흐...빨리 생각나시길.^^

    러시아어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데 딱 한 가지를 알고(?) 있습니다. 사람 이름이 '이름 - 부칭 - 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이름 사용자의 성별에 따라 부칭, 즉 미들 네임과 라스트 네임의 형태도 각각 여성형, 남성형으로 바뀐다는 것. 예를 들어 도스토예프스키의 풀 네임은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인데 (풀이하자면 ‘도스토예프스키 가문의 미하일의 아들 표도르’), 그에게 안나라는 여동생이 있다면 그녀의 풀 네임은 이렇게 된답니다. 안나 미하일로브나 도스토예프스카야. (정확하다고는 장담할 수 없음-_-)

    그 안나가 카레닌이라는 성을 가진 남자와 결혼을 하면 당근 남편 성을 따르게 되구요, 그 성도 사용자의 성별에 따라 여성형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하여 카레니나. 근데 카레리나로 ‘혼동’해서 적는 경우가 많죠. 비슷한 데다 발음하기에도 더 쉬워서...^^. 전에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을 때 주인공들이 키우는 개 이름을 ‘카레닌’이라고 지었던 게 생각나요. 암컷이었는데 ‘카레닌’이라고 붙이면서 “남자 이름을 붙여서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면 어떡하지?” 뭐 이런 농담을 주고받았던 게 기억납니다.^^

    저는 <안나 까레니나>를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제가 읽은 건 범우사판. 그거 뒤에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가 쓴 해설이 있는데 그 해설도 참 재밌데요.^^ 그를 저 무인도에 가두어서 설교자 노릇은 그만 두고 계속 안나의 하얀 목덜미 위로 내려온 검정 곱슬머리를 관찰할 수 있게 해야 한다...어쩌구. (정확하진 않지만^^)

    근데 또 결혼식이 있어야 한다면.... 어떡해야 하나? 하하. 마음 같아선 저라도 또 결혼식을 올려서 알리바이가 돼 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주위 분들 어서어서 재촉하세요.^^ 저도 좋은 글, 좋은 댓글 읽어서 즐거웠습니다.

  • 7. 프리댄서
    '09.4.24 2:50 AM (218.235.xxx.134)

    그리고 제임스 스페이더. 앨런 쇼어에 완전 빙의됐더군요.
    정말 연기 잘 하더라구요. 연기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 정도일 줄이야.
    그래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입>의 그 풋풋한 청년은 대체 워디 간겨...
    아, 물에 빠졌을 때 머리가 두피에 찰싹 달라붙었는데 진짜 나이가 드러나더라구요. ㅠㅠ
    (제임스 오빠, 내가 다 가슴이 아팠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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