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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지기 친구가 멀게 느껴질때...

쓸쓸 조회수 : 2,073
작성일 : 2009-04-21 20:30:51
단짝 친구에요.
27년지기.. 한번도 크게 싸운적도 없고 끊어진 적도 없는,
맘 속에 있는 얘기 전부 서로 하는 자매같은 친구.
지방에서 같이 자라고, 둘 다 결혼하면서 서울로 와서 집도 가까이 살면서 자주 만나는 친구거든요.
참 맘 맞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나이들어가면서 친구가 자꾸 달라지는건지....마음이 쓸쓸해져요.

친구 남편이 건축관련 회사에 다녀요.
근데 공무원들이나 교수들한테 뇌물(선물?)로 주는 백화점 상품권이 있나봐요.
그걸 전달하는 직책인데, 한두장씩 빼돌려서 그걸로 장도 자주 보고, 냉장고도 사고... 그러더라구요.

회사에서 뇌물을 주는 직책때문에 그걸 전달하는것 까지야 타협한다고 쳐도,
그걸 다시 빼돌리는건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거든요.
평소에 저한테 옷이며 가구며 모든걸 다 골라달라고 하는 친구여서 냉장고도 골라달라는걸,
그냥 취향대로 골라~ 하고 말았어요.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 친구가 전 너무 멀게 느껴졌어요.

또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친구의 초등1학년짜리 조카가 있는데, 담임선생님이 동시를 써오라고 했나봐요.
친구의 동생이 친구의 딸이 초등학교 다닐때 써놓은 동시가 없냐고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가 딸한테 하나 써주라고 해서 써줬다는거에요. 친구 딸은 글을 곧잘 쓰는 중1.
그래서 제가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애가 먼저 쓰고 조금 손봐주는 선이어야지 대신 써주는건 아니지.."라고 했더니
"1학년짜리 애한테 니까 애들 생각대로 쓰 동시를 써오라는 선생이 이상한거다.
그 어린 애들이 시가 뭔줄 알고  써오라고 그러냐. 엄마숙제지"  하네요.

저는, 친구가 친구의 딸까지 망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거기서 입을 다물었어요.
제가 그렇게 입을 다무는 성격이라서요... 싸울수도 없고 말이에요.

오늘은 정말 쓸쓸하네요...
IP : 121.165.xxx.16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고
    '09.4.21 8:34 PM (121.151.xxx.149)

    사는방식이 틀리면 멀어질수밖에없는것같아요
    저라면 싸우지않고 입다물것같네요
    어른인데 생각이 바뀌는것도 아니고요
    그냥 씁쓸한 세상이다라고 넘어가수는밖에요

  • 2. 상품권이야..
    '09.4.21 8:40 PM (125.131.xxx.167)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쓰는게 어느정도 용인되듯이..
    상품권도 그렇게 생각하고 쓸수 있지않을까요..
    건축관련 회사다니는 1인으로써..^^;
    저희 소장님도..교수들 못만나면 가끔 저도 주시고~
    주유권같은것도 직원들도 주고..

    영업하는 사람의 메리트(??)라고 볼수도있는것같아요..
    냉장고까지는 좀 크긴 하지만..-.-;

  • 3. 쯧쯧
    '09.4.21 8:43 PM (61.102.xxx.122)

    그래서 부실공사가 생기는 겁니다....
    100% 깨끗할 수는 없겠지만 고질적인 병폐..
    요즘 공무원들 그런거 받다간 짤리는데 ...
    어느 공무원인지 간도 크네...

  • 4. 그런사람이.
    '09.4.21 8:47 PM (121.138.xxx.166)

    저도 초등학교때부터 친구인데 모임 공금을 개인돈으로 쓰는것 보고 연락안하게 되네요
    그 모임에서는 계속 총무 맡아서 돈관리하고
    그것 본 다음부터 모임안가요
    가서 보면 자꾸 사람한테 실망할까봐
    늙으면서 친구도 환경탓에 달라지나봐요

  • 5. 근데
    '09.4.21 8:49 PM (116.123.xxx.210)

    그건 정확히 어떻게 남게 된건지 모르시면서 뒤로 빼돌린거라고 생각하시고
    말씀하시는 거면 원글님의 오해가 더 있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도 건설회사에서 일하는데
    보통 상품권을 준비할때 상대방에게 딱 맞춰서 준비하는게 아니에요.
    넉넉하게 준비를 하죠. 당연히 회사 대표 지시나 혹은 결재가 다 이뤄지고요.
    그리고 상대에게 상품권을 전해줄때 (보통 상대측 인원이 어떻게 되는지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고 ) 인원수가 작아 상품권이 남을때는
    다시 직원들과 나누거나 한두장이 남았을때는 그 담당인 사람에게 쓰도록 하기도 해요
    당연히 대표도 알고요. 대부분은 남은 거 대표에게 그대로 전달하지만
    대표가 다시 담당에게 고생했다고 주는 경우가 많아요.

    남편의 회사 업무방식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그냥 남은거
    남편이 써도 되나보다..라고 생각해서 원글님께 친구가 말씀하신 걸 수도 있고
    정확한 걸 모르는 상황에서 그렇게 보이니 잘못된 행동이다 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건 잘못이 있어 보여요.

  • 6. ...
    '09.4.21 8:58 PM (85.2.xxx.211)

    근데 님 말씀이 일리가 있어요. 저희 회사도 그렇거든요. 물론 안 그런 회사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원글님께서 표면적인 상황만 보고 속단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글에 표현된 것만으로 판단하자면, 원글님은 상당히 강직한 성품이신것 같고, 원글님의 친구분은 '좋은게 좋은 거다'라고 생각하고 쉽게 살려는 경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글에 나타난 것만 보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은, 타인에게도 엄격한 경향이 있고, 옆에서 '쉽게 편하게 사는' 사람을 달갑지않게 볼수 있어요. 이게 심한 경우 '피해의식'으로 발전하기도 하구요. (나는 열심히 정직하게 엄격하게 사는데, 저 사람은 왜 이렇게 쉽게 편하게 누리면서 사는가... 싶은...)
    친구분은 그냥 친구분 인생을 사시는 겁니다. 원글님께서 굳이 그게 옳다 그르다 판단해주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어요.

  • 7. 상품권은
    '09.4.21 9:22 PM (116.127.xxx.76)

    남아서 주는거라면서, 주던데요.
    그거 담당하시는분한테서 저도 받아봤거든요.
    윗분들 말씀처럼, 딱맞게 준비하는게 아니래요. 그래서 걔중에는 몇장씩 남을때가 있답니다.

  • 8. 쓸쓸
    '09.4.21 10:00 PM (121.165.xxx.16)

    삥땅한거라고 친구가 직접 말하더라구요.
    50줄거 20씩 두번 주거나 30준다고. 1년이면 100-150정도 만든다네요.
    담당자가 한두장 주는것 정도면 애교겠죠.
    그리고, 제가 강직하다고 해서 놀랐어요. 정직도 아니고 강직이라니..
    저는 제가 아주 보편적인 도덕성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단순하게 내것 아니면 가지지 않는다. 그정도...가 강직인가요?
    휴.. 덧글들 보니 더 혼란스럽네요.......

  • 9. ...
    '09.4.21 10:53 PM (85.2.xxx.211)

    아까 위에 댓글 쓴 사람입니다.

    원글에 '한두장씩 빼돌려서' 라고 쓰셨기에, 금액이 그리 크지않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회사의 경우 남는 상품권은 대표님께서 직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셔서, 저는 그걸 삥땅이라거나 훔친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거든요. 원글님께선 그걸 부도덕하게 보시는듯하여, 제가 굳이 '강직'하다는 표현을 쓴거고, 그게 원글님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사과드립니다.

    그 친구분의 남편이 1년에 100만원 넘는 금액을 삥땅하는 거라면 도둑질 맞고, 그 남편분이나 친구분이 이상한 거 맞아요. 가까이 하지 마세요.

  • 10. ^^
    '09.4.21 11:00 PM (218.51.xxx.47)

    원글님 성향이 우리남편과 비슷하시네요.
    친구네가 삥땅을 하셨든,,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그냥 친구자체만 보세요.
    세상은 교과서처럼 원리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죠
    그런일이 일일이 상처받고 사람내치면 나중에 옆에 남는사람 없어요
    제남편이 그래요. 저도 보편적인 도덕성은 지키려는 사람이지만
    우리남편 답답해요. 회사차를 타는데 개인적인 일 볼때는
    키로수 적어 뒀다 딱 그만큼 개인돈으로 기름 넣어두죠.
    그친구네가 얼마의 상품권을 삥땅하든..뭘사든.. 마음쓰지 마시길
    친구네사는 스타일이고, 원글님은 남일 뿐이죠. 그일에 쓸쓸해지시는건
    원글님이 오버하시는 것으로 보여요.

  • 11. ,,
    '09.4.21 11:02 PM (125.132.xxx.237)

    무릇 남의 모습중에 보기 싫은게 있다면..
    그 모습이 내 속에도 있기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라고 하더군요.

    내가 인정하기 싫은 미운 내모습을 다른 사람에게서 보게 되면, 그 사람이 밉고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하데요. 사실은 그게 내 모습이라고....

    잘 모르겠습니다만...
    상품권 빼돌리는 친구가 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27 년 우정에 금갈만큼 친구가 보기 싫어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드는데요.
    혹시.. 님에게도 그런 공돈이 생겼으면 하는데 그런 기회가 없어서 속상해서 그런건 아닌지...
    이건 순전히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일이라서 사실 명료하게 인식하기가 힘듭니다.

  • 12. .....
    '09.4.21 11:16 PM (61.73.xxx.203)

    흠...
    오버에 무의식적인 자기 투영까지...
    전 원글님 심정 이해돼요.
    무척 부끄러운 일이죠.
    그 친구분은 아마도 죄책감 같은 거 전혀 못 느낄 겁니다.
    당연히 님의 반응도 이해 못하고요.
    다른 님들의 댓글에 저도 좀 씁쓸해지네요.

  • 13. 쓸쓸
    '09.4.22 7:38 AM (121.165.xxx.16)

    맞아요. 공돈 늘 바라죠. 로또 당첨 그런것... 한 번도 로또를 산 적은 없지만^^
    그래도 늘 도덕적 잣대를 저 자신에게 예리하게 재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요.
    우리 사회가 도덕불감증에 걸린것 같다는 어떤 님의 글이 생각나는 무거운 아침입니다.

  • 14. ...
    '09.4.22 8:04 AM (211.115.xxx.205)

    저는 원글님 마음을 이해합니다 저도 댓글들 보고 내가 참 이상주의자였구나싶어 마음이 무겁군요

  • 15. ..
    '09.4.22 10:05 AM (59.10.xxx.219)

    그거 그남편 회사 감사실에 전화하면 짤리기 딱 좋은데...
    어디 회사래요??

  • 16. ..
    '09.4.22 10:14 AM (118.34.xxx.195)

    저도 원글님 이해합니다.

    제가 보기에 공무원이나 교수에게 주는 건 뇌물 공여죄구요,

    상품권 남는 것 챙기는건 횡령죄입니다.

    그런게 공공연하게 이뤄지는게 이상한거 아닌가요?

    내게는 그런 공돈이 안와서 속상하냐는 말을 들으실만한 상황은 아니지 않나요?

    자식 교육 그렇게 하는거 자식 잘못 키우는거 아닌가요?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지 모르겠네요?

  • 17. 쓸쓸
    '09.4.22 10:16 AM (121.165.xxx.16)

    ..님. 친구 남편이 짤리면 안되지요^^
    그리고 그 회사에서 아주 일을 잘해서 엄청 인센티브도 많이 받는 유능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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