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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참 많이 부끄럽네요..

... 조회수 : 1,844
작성일 : 2009-04-15 16:18:09
지금은 분가했지만..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우리 부부의 신혼생활은 정말 재미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딱 한 두어달 살아보니 못살겠더라구요..   또 처음 아들을 결혼시킨거라..며느리 기를 잡으려고...시어머니가..좀 얼토당토않게..하셨어요... 정말 그 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로 풀어내자면 밤을 새도 모자랑 지경..

시아버지는 어떻구요..정말 꽉 막힌 분이라..식탁에 앉아 같이 밥먹는 것도..정말 고역이었어요..

했던 말 무한반복..마음에 안 들면 소리 버럭버럭...
또 드라마 같은 건 많이 보셔가지고..싹싹하고 참한 시부모님 수발드는 며느리에 대한 환상은 왜 이리 강한지..

거기다가 같이 사는데도 우리랑 모든 걸 같이 하고 싶어하셨어요.....심지어 마트도 넷이서 함께 가고.. 벗꽃구경도 넷이..주말에는 완전 식순이..

사는 재미가 없었네요..

너무 힘들어서요..집에 너무 들어가기가 괴롭고 무서웠어요..

남편은요..제가 힘들다 그러면..저에게 뭐라 그러고..제가 너무 개인주의라나 뭐라나..

연애할 때는 몰랐는데,  정말 가부장적인 남자란 걸 전 몰랐던 거에요..

거기다가.. 기다리는데 아기도 안 생기고... 나중에 불임병원에 갔는데..자기한테 문제 있는데 그것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그런지..죽어도 협조도 안해주고..

남편이랑 정말 많이 싸웠는데..그것도 시부모님 몰래 싸워야하니..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전 정말 우울증이었어요.. 원래 제가 누구한테 터치받는 것도 싫어하고..좀 예민한 성격이기도 한데..

누굴 탓하겠어요.. 그런 남자랑 결혼한 걸..


그렇게 싸우고 싸우다가.. 정말로 힘들어하면 방 하나라도 얻어서 나가자고 해주길 바랬는데..장남의 의무감과..착한 아들 역할을 못 벗어던지는 남편이 너무 너무 미워서요..

성격이 위로하는 말 한마디 못하는 성격이에요..그런 말 한마디쯤 못하냐고 했더니..현실적으로 결국은 도움이 안되는 말이라 못한다네요..

힘들다고 하니까..이집에서 나가라고 하더라구요.. 싸우다가 제가 남편 따귀를 몇대 날렸어요..

안경도 날아가고... 뺨에 손자국이..빨갛게..

그리고 제가 손톱으로 목도 긁고.. 그래도 죽어도 저에게 폭력이나 욕 한마디 안하더군요.. 자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폭력과 욕은 정말 싫고 배우자에게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더군요..

저 정말 이혼하려고..짐 다싸고 나가려고 하니까..닭똥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울더라구요..

전 남편이 그 때 그 상황을 하나도 변화시키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미워했는데..남편도 힘들었나봐요..

같이 살면서 살이 많이 빠졌었거든요..



그렇게 전쟁같던 2년 남짓 지내고 나서 저희는 분가했어요..지금은 시댁을 지척에 두고 살지만..

예전처럼 간섭도 안하시고..주말에 시댁에 가서 시간보내고 오지만..예전에 비하면 너무나 행복한 여건이기에..

가끔 불만이 생기려고 하면 전 예전을 생각하지요..

이제 저희에게도 아기가 생겨서..우리 부부는 애기만 보면 입이 다물어지질 않아요..

그냥 저냥 제 마음은 많이 편해졌고..부부사이도 많이 안정 됐어요.. 남편은 고집이 있는 편이지만 이제는 절 많이 이해해 주는 편이어서..알아서 시댁과 관계정리도 좀 하고..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

그런데..가끔 남편한테 손찌검했던 옛날이 너무 부끄러워요..  

여기 자게에 폭력 휘두른 남편 이야기 올라오면..댓글들이 장난아니던데..

어쨌든 폭력은 정당화될수 없는거니까... 그 때 생각만 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괴로울  때도 있어요..

아기가 생기니까..더 그래요..지우고 싶은 과거라고 할까..  참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한테는 그때 미안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생각만하면 제가 너무 형편없는 사람같아서..마음이 가벼워지질 않네요..












IP : 114.129.xxx.20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9.4.15 4:22 PM (117.20.xxx.131)

    저도 우리 남편이랑 4년 살면서 딱 한번! 때려본적 있어요..솔직히 고백하면요.
    임신 초기였는데 우리 남편이 저한테 너무 모진 말을 하길래...정말 확 돌아서
    뺨을 철썩 때렸어요.
    근데 우리 남편도..절대 여자는 안 때리는 사람이라..자기가 화나서 씩씩 거리기만 하지
    아무 액션은 안 취하더군요..
    그게 3년전 일인데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긴 해요...저도 한때 실수라고 생각하고
    남편에게 미안하다고도 몇번 말했구요..
    아무튼 남자든 여자든 서로 ㅆㅏ우면서 때리는 일은 없어야 될거 같습니다.
    원글님도 충분히 반성하고 계시고..또 앞으로 안 그러시리라 믿어요! :-)

  • 2. ^^
    '09.4.15 4:22 PM (61.77.xxx.57)

    많이 반성하고계시고 본인스스로가 폭력은 안된다는거 알고계시니 다행인거에요..
    그시기가 님을 너무 힘들고 지치게 만들어서 그렇게 만들었던거같은데 상황이 바뀌니 님도 바뀌고 좋아졌자나요.
    예전일생각하지말고 즐겁게 생활하시구요 예전일이 계속생각나시면
    지금보다백배천배 남편과아이에게 더잘하시면되구요.. ^^
    너무 속상해 하지마세요.

  • 3. 웃음조각^^
    '09.4.15 4:25 PM (125.252.xxx.38)

    원글님도 시집살이 하느라 참 많이 힘드셨겠고.. 남편분도 중간역할 하느라 많이 힘들었겠어요.

    우울증까지 가셨을 만해요.

    저도 남편에게 화가나서 마구 상소리와 욕을 해댄 날이 있는데.. 그 즈음에 임신이 된 걸 나중에 알고 많이 미안했어요.

    뱃속 아기가 아빠를 나쁘게 보면 어쩌나 고민도 했었고요.^^;
    (울 남편도 절대 여자는 때리는게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지키더군요^^)

    지금은 다 지난 이야기네요.

    미안한 마음 이야기 하셨다니.. 앞으로 행복하게 사시면 되겠네요^^

  • 4. ...
    '09.4.15 4:52 PM (218.238.xxx.58)

    딱 저같네요...저도 시댁살때 남편이랑 험하게 싸웠어요...
    지금은 분가한지 한참됬지만...
    시댁과도 사이도 개선되고,남편이랑 싸울일도 없네요...
    앞으로 행복하실거에요...

  • 5. 전^^
    '09.4.15 5:05 PM (116.123.xxx.39)

    결혼하고 9년차쯤 신랑에게 제가알고있는 욕은다한거같아요.

    충격을 많이받았나봐요. 동갑인데 너무효자인 남편이 시댁원조하는걸로 넘 스트레스를주더라구요. 아이들 과일값도아껴서 시댁에 더하라는(미췬)...할만큼하다가 친구조언받고 받아버렸어요.
    ㄱ결과는????성공적이었어요. 그다음부턴 나름조심하고 제가하는데로 놔둡니다.
    저도 최선을다하는데 뒤에서 밀기까지하면??? 받아버린다는걸 안거죠 ㅎ ㅎ
    님~~~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그런일이있어서 남편분도 님의 절박한마음을 조금이라도더 이해하지않았을까요? 지금은 잘사신다니 이젠 잊어버리시고 행복하세요.

  • 6. 아흑~~
    '09.4.15 5:31 PM (59.13.xxx.51)

    요즘 남편을 확 받아버리고 싶은데...........자중해야겠죠~~ㅡㅡ;;

  • 7. 전 그냥 잊었어요.
    '09.4.15 5:41 PM (61.252.xxx.60)

    남편과 저는 체격이 많이 차이나요. 제가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같죠^^
    신혼초에 매일 반복되는 술자리와 늦은 귀가에 너무 너무 화가 나서
    비틀거리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편을 이단옆차기로 차버린 적이 있어요.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나동그라진 남편이 정신이 번쩍 나는지 한참을 씩씩거리더군요.
    그런데요,제가 따귀를 올려봤자 연약한 손(^^)에 힘도 없고 간에 기별도 안갔을 거예요.
    아무튼 그후로 남편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은 없었고 잊고 지냈는데
    원글님이 제 기억을 상기시켜 주시네요. ㅎㅎㅎ

  • 8.
    '09.4.16 12:38 AM (124.53.xxx.16)

    저 예전에 한번.. 느닷없이 헤어지자는 남자친구에게 저도 모르게 따귀를 날린 적이 있어요.
    저도 그런 제 모습에 놀랬었는데....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마 어떤 방어기제가 갑자기 작용을 했는지 어쨌는지.. 스스로 자기 합리화 하고 있지만요.
    저도 폭력 싫어하고 부모님중에도 폭력 쓰신 분이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요??
    10년이나 더 지난 얘기이긴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넘 미안하네요.
    울 남편한테는 절대 폭력 안써야지.... ㅋㅋ (가끔 열받게 하면 욕은 나오던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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