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예순 두살 우리엄마.

엄마 조회수 : 690
작성일 : 2009-04-14 18:00:56
부모에게 자식은 예순이 되든 일흔이 되든
어린자식  딱 거기에 멈춰 있는 거 같습니다.

작년에 소박한 환갑을 맞으시고 올해 예순 두살이 되신
저희 친정엄마는 10년 전에 남편을 먼저 보냈지요.

지지리 가난한 집의 장남에게 시집와 부부간의 정보다도
하루 하루 먹고 살기 위해 젊음을 바치고
시부모 시동생 어린 자식들까지  초가집 방 두칸에서
보살피며 젊음을 바치고
독하디 독한 시어머니  시집살이에 열아홉 여리디 여린
마음에 상처를 내고 그 상처를 뭍으며 젊음을 바치고...


그리 힘겹게 살아온 내 친정엄마는
조금 숨이 트일만 할때  남편을 먼저 보내야 했지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자식들 다 크고 난 다음이어서...


여즉 아흔이 훨씬 넘은 시어머니를 혼자 보살피시고
혼자 농사일 죄 해가며
사시사철 자식들한테 온갖 곡식 음식 다 보내시고
며느리가 몇이나 되지만 항상 먼저 일하시고 다 준비해 놓으시고
아들보다 며느리 입장을 먼저 헤아리시고.
잠들때가 아니면 가만히 방안에서 5분도 앉아 계시지 않고
동해번쩍 서해번쩍 바지런하게 움직이시는 분.


인생에 분홍빛 행복이 있었는가  생각해보아도
고비 고비 넘길 고개에 행복따위는 찾을 여력이 없으셨을
친정엄마는
그럼에도 열여덟 소녀마냥 맑은 웃음을,  맑은 얼굴을
가지신 분입니다.


먼거리에 떨어져 살아서 찾아뵈야 할 일이 있지 않은이상
자주 못가는 친정시골집을
지난달에 내려갔을때
사정이 생겨 대중교통으로 내려가
8시면 끝나는 막차 표를 다행이 끊고 전화를 드렸더니


마을회관에서 놀고 계시다는 친정엄마는  
" 그럼 내가 8시 10분쯤  마중나갈께~잉.   껌껌해서 무서운게..^^" 하시며
들떠하셨지요.
시골 촌의 봄밤은  칠흑처럼 어두우니까...


마을 입구에 도착해 버스에 내리면서 보니
저만치  친정엄마가  수줍게 딸을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3월 봄밤
엄마의 모습이  갑자기 생각나
마음이 시려  주절주절 ....하였습니다.
IP : 218.147.xxx.1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흐믓함
    '09.4.14 6:13 PM (59.23.xxx.73)

    엄마 생각들게 하는 글입니다.
    주절주절이라 하셨는데 읽을 수록 그러나 행복하고 따스하고.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지만 정녕 원글님 엄마같은분 다는 아닐거라 믿어요.
    저희 친정엄마도 자식에게 너무나 헌신적이셨지만 너무 강해서 뚝 부러질것
    같은 순간 목격 많이 했어요.친구들도 너희 엄마 무섭다라는 표현한적 있어요.
    일찍 돌아가셔서 안타깝지만 강한 추억에 지금도 기억하기 싫기도 해요.

  • 2.
    '09.4.14 6:41 PM (125.186.xxx.143)

    천사같은 분이시네요~~~ 자주 찾아뵈세요^^

  • 3. 깜장이 집사
    '09.4.15 12:19 AM (110.8.xxx.72)

    사실.. 결혼 많이 반대하신 시어머니 많이 미워했는데..
    저희 시어머니가 오버랩되네요..
    잘 해드려야겠어요.. 무딘 며느린데.. 내일은 전화 한번 드려야겠네요.. 울컥..

    친정 엄마는 뭐.. 아빠가 잘 해주시겠죠? 그렇겠죠?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2836 훌라후프도 운동이 되나요? 7 초보맘 2006/02/04 1,315
302835 으힛으힛~~드디어!!! 4 흐흐흐 2006/02/04 933
302834 인터넷으로 보면서 할만한 운동 싸이트? s 2006/02/04 133
302833 유치원 yinmin.. 2006/02/04 190
302832 극세사 이불 10 yinmin.. 2006/02/04 1,163
302831 하늘이 무너집니다.. 16 암에 걸리셨.. 2006/02/04 2,602
302830 경빈마마님 청국장이요~ 5 알려주세요~.. 2006/02/04 1,174
302829 편안한 식탁을 사고싶은데요~ 4 주방사랑 2006/02/04 755
302828 임신준비하면서 치과 치료.. 아말감을 금으로 바꿔야할지.. 7 ... 2006/02/04 771
302827 ktf친구찾기 등록 해 보신분있나요? 3 ... 2006/02/04 313
302826 욕실 타일 다르면 나중에 집 팔때 곤란한가요? 욕실 2006/02/04 288
302825 세째를 결심했는데요..이번에 꼭 딸을 낳아야해요 13 쑥스럽지만요.. 2006/02/04 1,403
302824 전집류를 구입하고자하는데 저렴하게 구입할 방법... 7 책벌레. 2006/02/04 684
302823 초등학교 학년주임 담임선생님 때문에요.... 5 저기요 2006/02/04 1,274
302822 오르다와 은물 수업에 대해서 6 고민맘 2006/02/03 883
302821 붙박이장 맞춰보신 분요~~(살림Q&A방 중복질문) 7 비누맘 2006/02/03 467
302820 오래된 친구가 사돈 맺쟈네요. 11 적령기 딸 2006/02/03 3,012
302819 인터넷에서 영화 다운 받아볼 때... 6 영화 보고파.. 2006/02/03 515
302818 라떼용 소형 거품기 싸게나왔네요 5 모카포트 2006/02/03 673
302817 노인들 밥해먹기 9 이해안가 2006/02/03 1,664
302816 작년에 산 샌들이요 2 수선 2006/02/03 435
302815 집사고 취등록세 때문에... 1 미키 2006/02/03 382
302814 스팀팟 6 외식 2006/02/03 807
302813 <나물이네밥상>책을 갖고 계신분께 3 질문이 있어.. 2006/02/03 1,197
302812 영어공부혼자 할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간절히!) 5 혼자서 2006/02/03 975
302811 성남 분당, 수지...한의원 소개해주세요 2 한의원 2006/02/03 528
302810 전문대교수......... 9 고졸취업 2006/02/03 1,929
302809 팬솔트 사용해보신분~ 4 소금 2006/02/03 276
302808 뒷베란다 고쳐서 주방넓게 쓰시는분들~~ 2 고양시 2006/02/03 958
302807 일산에서 다닐 주부가 다닐 영어학원?? 영어회화 2006/02/03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