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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어머니 심정 이해가 가요

쪼끔 늙어가는 여자 조회수 : 3,683
작성일 : 2009-04-11 08:37:23
딸하나 아들하나 그리고 넘의편 하나
이렇게 한집에서 살고있는 주부입니다

아직은 며느리입장에 가까우니깐
밖에 나가면 시월드 이야기 곱게 하지않습니다
다 내 기준에서 내 맘 편한대로 씹어 줍니다

그런데요 정말 사람맘 웃기던데요
데리고 살았던 시동생을 일년전에 장가 보냈죠
우리집과 멀리 살고 있어서
집안행사때나 얼굴을 보고 살죠
물론 전화연락은 자주 하는 편이지만요

어제
모처럼 시동생네 부부가 살고있는 도시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동서하고 연락이 되어서 그리고 자꾸 '형님 얼굴 좀 뵈어요' 라는 전화를 두세통 받았고
잠깐 딱 물한잔만 얻어 마시자...라는 맘으로 과일 한꾸러미 들고 찾아갔었어요

설에 동서네 만나고 첨 만나는데
동서 얼굴은 봄이라서 그런지 활짝 피었더군요 제가 보기에요  벗꽃처럼요 ㅋㅋㅋ
생수한잔 마시면서(제가 원래 생수를 젤 좋아해요)
내가 잠깐 들릴꺼라고 동서가 시동생에게 알렸나봐요
막 일어나서 집으로 오려는데 시동생이 들어오는거예요(시동생은 개업의)

'왜 가시려구요? 모처럼 오셨는데 저녁까지 함께 하시고 가셔요
그래서 이사람 전화받고 일부러 일찍 들어온건데...'
그러면서 시동생이 막 잡는데
잠깐 서로 얼굴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인사를 나누고 집에 왔어요

그런데요
동서얼굴은 환하고 좋은데 그거에 반해서
시동생은 얼굴이 좀 예전에 비해 말라있는거 같이 보였어요
그걸 느끼는 순간 왜 맘이 별로 좋질 않을까요?
그리고 환하게 웃고있는 동서얼굴을 한번 더 보게 되는거예요

오면서 가만 생각해보니깐
시동생 마른 얼굴을 잠깐 보면서 동서에게 느꼈던 그 맘이
아마도 시어머니 같은 맘이 아니었을까요?
마치 우리아들은 얼굴이 말랐는데...너는 얼굴이 좋구나...라고
말씀하셨을 보통의 시어머니 같은 마음이요

참내...혼자 막 웃었어요
내가 시어머니도 아닌데...참내...ㅎㅎㅎ

형수인 나도 이렇게 잠깐이나마 별로 좋지않은쪽으로 느끼는데
시월드라면 얼마나 심하게 느꼈을까요?
그리고 느끼고 난후에 얼마나 안좋은 말들을 했을까요?
보통의 시월드라면...

그래서요
저 더 한번 다짐했어요
내 요담에 제아들이 결혼해서 며느리하고 살아가고 있을때
오랫만에 봤을때 내아들은 좀 야위었고 며느리는 좀 보기좋아도
입에 쟈크 꽉 채우기로요

지금은 이렇게 다짐을 해도
요담에 이런일들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저도 장담 못하겠죠?
옛말에 시어머니 용심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잖아요

혹시라도
요담에 제가 며느리 보고나서 요기에 와서
이런 말로 며느리 흉을 볼땐 여러분들이 지금 요글을 잘 기억하셨다가
저좀 아프게 꼬집어 주세요

예전 했던 생각하고 시어머니 되었을때 생각하고 다르다고요
부탁 드려요 ㅎㅎㅎ




IP : 211.218.xxx.179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09.4.11 8:50 AM (222.101.xxx.239)

    데리고 계셨던 시동생이면 미우나고우나 자식같은 맘도 많았을텐데 암말씀 안하시고
    딱 물만 마시고 온거보면.. 나중에 시어머님 되서도 별말씀 안하실거에요..
    근데 그게 그렇게 눈에 딱 들어오나요?
    저희 시댁도 애들하고 우르르 들어가면 애아빠 얼굴 젤먼저 들여다보시고 그리고 손주들이더라구요 애들이 아팠는데 애아빠만 까칠하다고 그러시구요
    울친정도 마찬가지죠 항상 제가 해키우느라 피곤한것같다고 들어누우라고 그러고 ㅋㅋ

  • 2. ^^
    '09.4.11 8:55 AM (121.88.xxx.201)

    저는 살이 빠져서 얼굴이 안돼보여도 시댁에 가면 그 어느 누구도
    저한테는 관심이 없더군요..
    반대로 친정가면 얼굴이 많이 야위었다고 걱정해 주시고..ㅜㅜ
    다 상대적인 맘인가요??^^;
    동서도 많이 이뻐해주세요!!! 그러실 분 같지만..^^

  • 3. 그런거군요...
    '09.4.11 9:16 AM (124.54.xxx.229)

    저도 결혼해서 몇년지나 우리시어머님 둘다 왜 얼굴이 그렇냐고하시더라구요....
    그말 듣고 얼마나 부부싸음을 했는지.... 시어머니 입장이되면 말을 좀 가려서 하셔야할듯하네요... 전 말로 정말 상처받거든요.. 그런데 정말 생각에 있는말씀을 그냥 다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정이 안가요,,, 좋게 생각하자하다가 그냥 무너지죠..... 그래서 10년이 넘은 지금도 이웃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랍니다,,,가까이 하기에 먼당신이죠...

  • 4. 까만봄
    '09.4.11 9:42 AM (114.203.xxx.240)

    결혼 10년차 단 한번도 - 를 기록한적 없는 몸매인데도...
    저희 시어른들은 볼때 마다 걱정걱정...

    애들땜에 에미가 고생해서 그런다구...그러시네요.^^

  • 5. ...
    '09.4.11 9:46 AM (58.102.xxx.186)

    그러게...
    그렇게 느끼는건 어쩔수 없지만 안그러려고 노력하고
    또 절대 내색을 안하는게 필요할거 같아요.

    저도 우리 올케보면 그래요..
    그렇지만 그거 아니잖아요.^^;
    살이 왜빠졌는지 그원인 확인하지 않고 모르니까.

    제가 골골 대니까
    아들 수발 못할까봐 걱정하시던데요.
    물론 내놓고 그렇게 말은 안하셨지만 며느리 좁은 마음엔 그렇게 느껴졌어요.

  • 6. ^^
    '09.4.11 10:21 AM (123.204.xxx.40)

    제남편이 결혼후 10킬로가 늘었는데
    건강이 걱정되다가
    시댁을 생각하면 안심도 된다는...

  • 7. ^*^
    '09.4.11 10:31 AM (121.156.xxx.165)

    맞아요, 우리 이기적인 주관적 사고 보다
    객관적인 사고와 남을 배려할줄 아는 너그러움도
    함께해요

  • 8. 그게 참..
    '09.4.11 10:44 AM (211.186.xxx.69)

    결혼하고 살이 찐 남편 보고..
    다들 한마디씩.. 살이 붙었다고요..
    울 신랑 대놓고 "얻어먹는것도 없는데 자꾸 찌네~"

    정말 뒤통수를 떄려주고 싶었어요..

  • 9. 얼굴
    '09.4.11 10:49 AM (121.165.xxx.86)

    저는 얼굴살이 없어서 몇달만에 만나면 누구나 왜이리 살빠졌냐고 하거든요.
    나름 스트레스 받을만큼 그 말을 많이 듣는데,
    시어머님은 늘 "너는 얼굴 좋은데 쟈는 왜 얼굴이 저러냐" 그러십니다.^^
    옆에서 형님이 "도련님 얼굴 좋구만, 동서얼굴이 쏙 빠졌네, " 라고 거들어 주셔서 살아요.
    형님~ 사랑해요^^
    그리고, 시어머니 용심은 날이면 날마다 하늘에서 한바가지씩 내려오는거라
    결심한다고 없어지는게 아니래요. ㅎㅎㅎ

  • 10. ..
    '09.4.11 11:51 AM (124.111.xxx.69)

    시아버지는 정말 친정아버님 같은 분이고 시어머님은 제가 젤 싫어하는 이간질에
    거짓말을 달고 사시는분이지만 전 이상하게 시어머님 그 맘이 좀 이해가 가더라구요.
    더군다나 아버지께서
    "하나있는 아들을 자식이 아닌 하늘같이 떠받들던 사람이라 그 부분은 니가 어렵겠지만 이해해라"
    하시던 어느해 아버님의 전화음성을 들은 이후로는 더더욱 온전히 이해가 가더라구요.

  • 11. ..
    '09.4.11 12:10 PM (221.138.xxx.218)

    동서 얼굴 ..
    참 세심하시나 보네요
    저는 이따금 봐서인지 살이 쪘는지 어쩌는지 모르겠던데요

  • 12. 경험
    '09.4.11 1:11 PM (211.255.xxx.243)

    저두 님과 같은 경험 있어요...
    결혼한 시동생 부부 오랫민에 만났는데...
    시동생의 까칠한 얼굴이 내눈으로 튀어 들어와서 깜짝놀랐어요...
    아무래도 오래 같이 산 익숙한 얼굴이 먼저 눈에 띠는것 같아요...
    맘이 사실 안좋구요... 동서가 어째서가 아니라... 그냥 측은지심

  • 13. ㅎㅎ
    '09.4.11 5:34 PM (124.49.xxx.167)

    저희 시댁가면 늘 시어머님이 남편보고 살빠졌다고 해요.그런데 사실 살 엄청 쪗거든요 --;
    (시누도 오빠 살뺴라고 하는데.)
    그런데 또 저희집(친청)가면 엄마가 저 얼굴안좋다고 난리난리
    다 그런가봐요.

  • 14. ..
    '09.4.12 2:58 AM (219.251.xxx.18)

    저두 그맘 압니다.
    저는 시동생이 아니라 친정동생.
    너무 말라서 얼굴이 까맬정도로..
    누구 탓을 하기보다 참 맘이 아려오더군요.

  • 15. 저도사실
    '09.4.12 7:44 AM (203.142.xxx.230)

    그맘을 조금은 알아요.. 윗분 점두개님처럼..
    저도 친정동생.

    울 올케 살이 쪄서 남동생보다도 몸무게가 한참을 더 나가네요.
    친정동생 공휴일도 없는 직장에서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쉬지도 않고 일하는동안 살이 엄청 찐(물론 살이 찐게 더 몸이 안좋을수도 있죠) 올케보면 그냥 기분이 그래요.

    그래도 그런 얘긴 따로 안하죠.. 어차피 지 식구들 지가 벌어먹이느라 그러는거니까,

    다만 마음은 이해가 되요.

  • 16. 울남편도
    '09.4.12 7:46 AM (203.142.xxx.230)

    결혼하고 15kg를 쪘기에 다행이긴하네요. 물론 다 술살인것 같은데.
    아니면 꿈쩍도 안하고 맞벌이임에도 제가 다 청소며 집안일 다한 결과같기도 하고.
    저는..결혼전과 몸무게가 비슷합니다. 다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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