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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짓 하고는...

에효 ㅠㅠ 조회수 : 612
작성일 : 2009-04-09 09:52:00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세상 물정에 눈이 떠서 그런가?
세상 일이 날 자꾸 정치적 인간으로 만드네요.
조기 쌀개방을 논의 하다니....

작년에 곡물값 폭등시 필리핀에 있는 지인 말에 의하면 그당시 <필리핀 사람들의 일상은 하루종일 쌀가게 앞에서 살사기위해 줄서는 것>이었대요.
50년전만해도 필리핀은 쌀 수출국이었는데......
농업을 포기하면 우리나라도 그리될 수 있겠죠.

왜 이리 암울한 소식만 들리는지 답답합니다.
아고라에서 제가 존경하는 <세일러>님이 저의 답답한 마음을 아시는지 글을 올리셨길래 퍼왔습니다.

에쿠, 표는 안퍼지는 군요.
아래 링크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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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시장 개방과 엥겔계수


세일러  번호 613335 | 2009.04.09 IP 125.129.***.102 조회 1239  


엥겔계수는 계의 소비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07년 기준으로 26.11%를 차지합니다.

이 엥겔계수를 소득수준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소득이 높을수록 엥겔계수는 낮아집니다. 왜냐 하면, 인간은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므로, 아무리 가난해도 최우선적으로 먹는 데에는 돈을 써야 합니다.

반대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에 비례하는 정도로 식료품비가 늘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많이 먹는 데(+먹는 질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이런 결과는 실제 통계조사를 해보면 그대로 나타납니다.

엥겔계수는 국가 간에도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엥겔계수의 국가간 비교표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소득수준에 비해 높게 나온다는 점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 이 표는 알파헌터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

http://blog.naver.com/oneidjack.do?Redirect=Log&logNo=30036338077


우리나라의 엥겔계수는 국내자료로는 26.11%로 나오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15.4%로 나옵니다. 아마 서로 집계기준이 달라서 생기는 차이인 듯 한데, 상대비교를 하고 싶은 것이므로, 그대로 사용합니다.

이 집계표와 엥겔계수의 성질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와 일본이 말레이시아보다 가난한 나라라는 얘기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체코나 헝가리와 비슷한 소득수준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원화 가치가 폭락하기 전 집계자료입니다) 선진국인 프랑스도 상대적으로 엥겔계수가 높게 나오고 있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요?

이 표가 얘기해주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 프랑스가 자국 농업 보호를 위해 농축산물의 가격을 높게 유지해왔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 수입을 억제하고 정부에서 높은 가격으로 농가의 쌀을 수매함으로써 쌀의 시장가격을 높게 유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한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와 소득수준이 비슷한 대만의 엥겔계수가 무지 높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아마 중국본토와 대립이 심했던 시절에 해상봉쇄를 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무지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잘 모르고 지나갔는데,

작년 3월에 전세계적으로 식량폭동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지금은 경제위기의 여파로 국제 곡물시세가 많이 떨어졌지만 당시에는 급작스레 국제 곡물가가 폭등하여 세계 각국에 심각한 충격을 가했습니다. 전세계 30여개 국에서 식량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홍콩에서도 시민들이 공황상태에 빠져 쌀 사재기에 나서는 바람에 슈퍼마켓의 쌀 재고가 바닥나고 중국정부에서 급히 나서서 시민들의 공황심리를 진정시켜야 했습니다. 중동 산유국에서도 폭력시위가 벌어졌고 세계 각국 정부에서는 식량문제를 국가안보 문제로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전혀 모르고 지나갔는데 당시 세계적으로는 곡물가격 폭등으로 인한 위기감이 극심했던 것입니다.

그럼 그 당시 왜 우리는 이런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우선 우리가 쌀을 자급자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그 당시 국제 곡물가가 폭등했다고 해도 당시 우리가 사먹고 있는 국내의 쌀 가격보다는 쌌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비싼 쌀(과 한우 쇠고기)를 먹고 있다는 얘기인데, 거꾸로 이 부분이 지난 3월의 세계적인 식량 위기 때 일종의 완충재 역할을 해준 셈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환율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작게 나오는 것(동의하지 않는 분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만)도 이 부분이 마찬가지로 완충재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런 추론은, 농산물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의 경우, OECD 평균과의 격차가 더욱 커진다는 사실이 밑받침을 해준다고 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래 관련기사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

혹시 저의 이 글을 읽고,

그 동안 그만큼 비싼 쌀을 먹어온 것인가, 하고 불평하실 분은 안 계시겠죠? 덕분에 우리의 쌀 농업이 지켜진 것이고 최소한 우리의 주식인 쌀의 자급자족만은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위기 시에 일종의 완충재 역할을 해주고 있구요,

혹시 앞으로 어떤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인해 환율이 지금보다도 훨씬 더 급등하는 비상사태가 벌어진다면,

그때는 환율로 인한 악성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비상사태 하에서는 이 완충재 기능이 큰 의미를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우리에게 각종 환상을 버리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화폐환상일 수도 있고 경제성장률을 내세우는 숫자환상일 수도 있고, 비교우위에 기반한 국제분업 환상일 수도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러시아가 EU와 분쟁이 생기자 EU로 가는 천연가스 파이프의 밸브를 잠궈버림으로써 EU를 굴복시킨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전개되는 일련의 사태 속에서 우리는 오직 진실만이 말하는 순간(Moment of truth)들을 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다음 표는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입니다

(. 이 그림은 Cimio님 블로그 http://cimio.net/506 에서 재인용합니다.)

주식인 쌀은 자급자족할 수 있지만 다른 곡물들의 자급률은 형편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고작 25.3% 입니다. 스위스 같은 산악국가에 고소득 국가도 자급률이 50%를 넘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선진국들이 모두 자급률이 높습니다. 소득수준이 높기 때문에 농업을 포기했을 듯도 한데, 결코 그렇지가 않고 모두 곡물자급률이 높습니다. 이게 우연일까요?

그만큼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고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입니다.

일본도 자급률이 낮지만(그들도 쌀은 자급합니다), 국가적으로 엄청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입니다. 밀과 같은 다른 곡물의 자급률도 더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우리는 쌀의 자급에만 만족할 뿐 식량문제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고려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쌀 시장을 조기에 개방한다는 얘기가 들리는군요.

국제적으로 진실의 순간이 닥쳐도 타국에서 식량만은 우리에게 계속 수출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근거가 있을까요?

현 정부가 초창기에 내세웠던 국토이용 관리 계획에 농지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농지로 묶어둘 것이 아니라 택지, 산업용지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것)는 계획이 들어 있었습니다. 절대농지를 그렇게 묶어놓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정부가 섣부른 시도를 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국내 한우가 부디 살아남기를 바랄 뿐입니다.

IP : 121.130.xxx.14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효 ㅠㅠ
    '09.4.9 9:52 AM (121.130.xxx.144)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613...

  • 2. 원글
    '09.4.9 10:50 AM (121.130.xxx.144)

    쌀개방은 단지 농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위에 글에 있듯이 작년에 농산물 폭등이 있었을때 만약 우리나라도 쌀을 자급하지 않았다면 어마어마한 쌀값 상승으로 큰 고통을 겪었겠지요.
    필리핀은 정말 심각했다고 합니다(그당시 신문에도 기사가 났었어요).
    만약 개방되면 어쩌면 소고기문제 보다도 더 심각할 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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