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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99%가 일인 남편.

고민 조회수 : 853
작성일 : 2009-04-08 23:44:17
아직 신혼이라면 신혼이에요.
남편이 결혼과 동시에 이직을 했는데, 경력 전무한 새로운 분야로 이직했어요.
그래서 앞으로 한 몇 년 고생해야할 거라고 말은 하더군요.
근데 정말 이럴줄은 몰랐어요.
새벽 6시에 차려주는 밥 먹고 비몽사몽간에 나가서
밤 11시~12시에 돌아와요. 그리고는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두시간 하다 자려고" 라고 해요.
그러고는 평균 새벽 2~3시에 잠들어요.
근무 시간에도 긴장이 심해서 뭐 전화 통화 한 번 제대로 못해요.
점심 시간에 전화와서 이야기 좀 나누려고 사무실 밖으로 전화 들고 나가면
나가는 동안에 끊겨요. 점심 먹었어? 나도 먹었어 끊어.

주말도 없어요. 주말에 회사 안나가면 노트북 끼고 앉아있어요.
저 너무 화가 나요.

이번주도 하루에 평균 2~3시간 잤나봐요.
하루는 새벽 5시, 하루는 새벽 2시...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6시.

저는 9 to 6 를 꼬박 지키는 직장이라
항상 혼자 집에 와서 저녁을 먹어요.
그리고는 남편 돌아올때까지 빨래 설거지 청소 등등 집안일을 해요.
오늘도 몸도 안좋은데 퇴근해서
빨래 해서 널고, 옷장 다 뒤집어서 정리하고,
설거지 잔뜩 하고, 청소하고 그러면서 남편을 기다렸는데,
11시쯤 오더니 "한 두시간만 일 더 하고 자야겠다" 그러는거에요.

그말에 짜증이 확 솟구치더라구요.
적당히 좀 하라고 소리질렀어요.

남편이 살이 많이 찐 상태라 두 번의 정기검진에서 체중 감량 후 재검 받으라는 판정을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옆에서 아무리 잔소리해도,
일해야되기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거에요.

도대체 자신의 건강관리도 제대로 못할만큼,
신혼을 즐길 여유도 없을만큼, 미친듯이 일하는게 질높은 삶인가요?

피곤해하는줄 알면서도 말이 곱게 안나갔어요.
적당히 좀 하지, 미련하게 그렇게 일하다 건강 망치고 그러면 누가 책임져줄거냐. 난 도대체 뭐냐.
그랬더니 자기는 근무시간만 대충 채우고 왔소갔소 하다가
머리 텅 빈채로 40대를 맞고 싶지 않대요. 동네 바보같은 아저씨가 되기 싫다나요.

너무 미련하고 이기적이지 않나요.
그럼 자기 욕심 채우기 위해 평생을 일에 바치면,
나는 내 시간 할애해서 남편이 쾌적한 환경에서 쉴 수 있게 수발 들어줘야하고,
나중에 아이 생기면 아이도 혼자 키워야하고. 그래야하나요?

월급이나 따박따박받는 무식한 중년 동네 아저씨가 되기 싫다고 어쩌고 하길래,
자기가 동네 아저씨보다 나은게 뭐냐고 따져물었습니다.
저렇게 미련하게 일해서 머리 속에 든 것 많으면 다인가요?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사회와 이웃에 혜안과 관심을 갖고,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취미를 가꾸고, 짬을 내서 여행을 다닐 줄 알고,
저는 이런 사람의 삶이 훨씬 질높아보입니다.
남편 솔직히 그렇게 사회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는 타입도 아니라고 여겨지고,
저렇게 미련곰팅이처럼 책상머리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는 것이
먼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약속해줄거라고 여겨지지도 않습니다.

저런 식으로 생활하니 결혼한지 1년이 되도록 아이도 안생기죠.
나이도 적지 않아서 저는 조급할대로 조급하고.. 맨날 배란테스트해보고 난리인데,
자기는 그런 인위적인거 싫대요. 자연스럽게 생겼으면 좋겠대요.
맨날 일하다 나 곯아 떨어진지 한참 후인 새벽 2~3시에 잠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긴 뭐가 어떻게 생긴다는건지 원.
성령으로 잉태하라는거냐.

오늘 더 짜증났던건 아마 오늘 배란일인 것 같아서 이번달엔 꼭 아이 가져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물거품이 되어버린 까닭도 클거에요.
이렇게 매달 미뤄지는 것...
아... 피곤한 남편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나요...
IP : 125.177.xxx.15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노란
    '09.4.9 12:51 AM (211.172.xxx.17)

    우리 남편이랑 싸이클이 비슷하내요. 저도 님과 같은 이유로 아이가 안생겨 걱정 많이 했는데, 고민고민하다 결국 배란일 겹치게 1주일정도 같이 여행다녀왔어요. 그리고 임신했는데.. 님도 그 방법을 사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남편분에게 휴가 좀 잡자고. 그러다 당신 쓰러지겠다고 좋게 한번 이야기 해보세요.

  • 2. eee
    '09.4.9 2:48 AM (58.143.xxx.193)

    성령으로 잉태하라는 거냐... 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스마일~ ^-^ 윗글님 말씀대로 여행 괜찮은 방법 같아요~ 저도 남편이 무지 바쁜데, 저 같은 경우는 연애할때부터 그랬거든요. 남들은 연애 할 시간이 있냐고 할정도로.. 주말에도 이번주는 못본다. 혹은 이번주는 몇시부터 몇시까지~ 이런식으로 시간단위로 데이트 했구요. 근데 능력 있는것 같아서 더 좋던데요~ 저도 아예 그부분은 포기했구요. 신혼이지만 지금도 남편 항상 저 잘때 나가서 저 자기 직전에 들어와요~ 별 불만은 없어요. 남편이 틈날때마다 집안일을 해주기도 하고, 정 힘들면 도우미 아줌마 부르고요~ 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세요 . 임신은 조언드리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남편이 나가서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것보다 훨씬 생산적이고 성실하시고 똑똑하신 능력있는 분 같은데요~

  • 3. 지추뎐
    '09.4.9 3:27 AM (125.176.xxx.13)

    속상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아이와 놀아주고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길 바랐다면,
    그런 직업을 가진 남자와 결혼했었어야죠.
    공무원이나 학교 선생이나 의사나...
    딱딱 칼퇴근 할 수 있는 사람들이요.

    대부분 대한민국 남자들 봉급쟁이,
    그 중에서 빽없고 밑천 없이 잘 나가고 싶어하는 봉급쟁이들은
    다 저러고 살아요, 가엾지 않나요?

    좀 너그러워지셨으면 하는데요..

  • 4. ...
    '09.4.9 8:23 AM (222.109.xxx.96)

    이해하삼... 모든 남자들 불쌍합니다...

  • 5. 저는
    '09.4.9 9:43 AM (219.250.xxx.71)

    집에와서 남편 노릇 할 에너지는 남겨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여자들도 집에와서 주부노릇 엄마 노릇할 에너지는 남겨 놓지 않나요?
    남녀 모두 그렇게 해야 삶의 질이 ...
    에휴~ 예전에 울 남편도 그랬는데 ..저희는 결국 남편 정서적 문제로
    판명 났답니다.

  • 6. 우리 남편도
    '09.4.9 10:14 AM (220.88.xxx.44)

    젊었을 때는 저렇게 지냈습니다.
    저는 전업이었고 아이 둘 키우느라 별 갈등 없이 지나갔지만
    그러면서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서 남들보다 좀 다른 중년을 맞이할 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결론은 아니더이다.
    어짜피 나이들면 조직에서 밀려나게 되있어요.

    일 중독은 개인의 취향이고 습관같아요.
    독립운동하던 열사들이 가정과 자식을 아내 손에 맡기고 만주벌판을 떠돌듯이
    우리 남편도 혼자 그런 비장함을 즐기며 청춘을 보냈습니다만
    지금은 언제 잘릴지 조마조마하며 매년 연말을 맞는 쉰살짜리 월급쟁이입니다.

    건강은 건강대로 상하고, 자식들 어떻게 컸는지 기억도 안나는
    그런 남자 되지 말고 알아서 챙기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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