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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대신 빚 독촉 받던 아들의 비극 (펌)

조회수 : 996
작성일 : 2009-04-08 22:20:46

엄마 대신 빚 독촉 받던 아들의 비극




요즘도 그렇지만, 몇 년 전에도 소위 ‘신용불량자’나 과중채무자의 자살 사건이 매스컴에서 심심치 않게 오르내렸지요. 그때 만난 50대 아주머니와 20대 초반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아주머니는 2003년까지 서울에서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2002년 9월 아주머니가 허리디스크와 여러 질환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간병비와 치료비로 4000만원을 들인 뒤부터 비극이 시작됐지요.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가족끼리 보증




장애인 판정을 받은 아주머니가 식당 일을 나갈 수 없게 되자 남편은 할 수 없이 종업원을 고용했지만, 장사가 안 되면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받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답니다. 결국 식당을 폐업하고 다른 가게 자리를 알아봤지만, 사기를 당해 권리금 3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고 해요.




그 뒤 추심원들의 빚 독촉이 시작됐지요. 요즘도 그렇지만 빚 갚으라는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무차별하게 걸려오면 채무자는 공포에 질리기 마련이죠. 채무자가 자살하는 이유도 차분히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겁부터 집어먹기 때문이랍니다.




겁에 질린 남편과 아주머니는 서로 빚보증을 서고, 그것도 모자라 아무 재산과 소득이 없는 20대 초반의 아들까지 보증인으로 세워야 했습니다. 2005년 12월에 저와 만난 아주머니는 채무가 6000만원이고, 남편과 아들의 보증 빚도 수천만원인데 정확한 규모를 모른다고 하더군요.




맞보증 때문에 가족 전체가 이른바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지만 괴로움과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시도 때도 없는 추심원의 방문과 빚 독촉 전화 때문에 아주머니는 살고 있던 임대아파트에서 두 번이나 자살을 하려 했답니다.




그때 아들이 어머니가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려는 모습을 봤고, 그 뒤로 아들은 어머니의 자살을 막기 위해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지켰다고 합니다. ‘추심원’ 소리만 들어도 벌벌 떠는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전화도 직접 받았답니다.




당시 23세에 불과했던 아들은 일가족에게 걸려오는 추심원의 빚 독촉에 혼자 맞서 싸우고 저항했던 것이지요.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어떤 종류인지, 추심원의 전화인지 친구의 전화인지 상관하지 않았고, 밤이나 낮을 가리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어머니 자살 막으려 아들이 빚 독촉 전화 받다가…




그러다 보니 아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려 얼굴과 전신에 부스러기가 돋는 피부염에 걸렸답니다. 사람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끼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경우가 있지요. 전신에 심각한 피부 알레르기가 났으니, 그 모습이 오죽 흉측했겠습니까.




사람들이 그 모습을 너무 무서워해서 아들은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채 집에서 몇 개월이나 틀어박혀 있었답니다. 외출을 할 때는 밤에 얼굴을 마스크 같은 것으로 가리고 나갔다고 아주머니는 말하더군요.




당시 거주하던 임대아파트 역시 월세를 9개월이나 연체하고 있었습니다. 관리소장은 아주머니가 자살하려 했던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고맙게도 전기나 수도를 끊지 않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양심상 언제까지 임대료 연체를 할 수 없었던 아주머니는 밀린 월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원 하는 노원구 상계동의 작은 방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들은 증세가 조금 나아졌고, 집 근처의 한 마트에 아르바이트로 취직해 월 100만원을 벌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추심원의 손길이 어김없이 뻗쳐 왔습니다. “월급을 가압류하겠다”는 위협에 아들은 피부염이 재발했고, 설상가상으로 세 식구가 월세를 다시 연체해 자식으로서 온갖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때 아주머니 부부는 민간 채무조정기관인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청해 8년 동안 매달 아주머니는 58만원, 남편은 35만원씩 갚기로 했다더군요. 하지만 마땅한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한 번도 내지 못하고 채무조정이 무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아주머니는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희망인프라 담당자도 마음을 진정시키기 쉽지 않았습니다. 개인파산 같은 법원 중심의 채무조정제도를 세 식구가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어 보이더군요. 불법 빚 독촉에는 금융감독원의 민원제기 요령을 알려드렸습니다.




3년이 넘게 흘렀지만, 아들 걱정에 울던 아주머니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실지, 아들은 병이 나아서 취직하고 결혼을 했는지, 아주머니는 빚 걱정을 덜었는지 궁금하군요. 지금도 한계상황에 몰린 수십만의 가정이 사회 밑바닥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말이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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