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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아가씨의 죽음

자살 조회수 : 11,325
작성일 : 2009-04-07 20:53:58
오늘 아침 7시 좀 넘어서 저희집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느낌이 이상했어요. 저희 집에 이른 시간에 전화 오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제 불길한 예감이 딱 맞았어요.
둘째 시누가 전화 넘어로 전하는 말, 언니 시누가 약 먹고 세상 떴다고... 자기네는 내일 장례식장에 갈 건데 신랑한테(제 신랑) 전하고 오라고...

저의 큰 시누의 시누가 제초제를 먹고 세상을 떴다는 얘기...
즉 사돈 아가씨(나이가 50을 넘었고 남매를 둔 주부라 아가씨라는 호칭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네요)가 자살했다는 얘기예요. 이 분이 평소 간질병이 있어 본인친정에서 기거 하던중 우울증이 왔는지...
본인친정에서 부모님과 딱 세 분이 살고 있었는데 그것도 지역이 약간 산골이라 사람이 별로 없으니 제 생각에 아마 좀 답답했었을듯...
부모님이 시골분에 연로 하셔서 생각도 고루 하니 아마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던듯 합니다.
큰 시누가 그 지역에 살고 있어 시부모님(시누의) 병원 갈 일 있으면 모시고 가느라 들르고 농사일 있으면 한번씩 들러 일도 같이 하곤 했던것 같아요.

근데 갑자기 드는 생각은 여름 휴가에 시댁식구랑 그 사돈댁에 몇 번 갔었는데 그 때 저희 시어머님이 그 자살한 사돈아가씨를 저한테 대 놓고 흉보던 생각이 나고(계속 먹어서 살이 엄청 졌다고) 저희 큰 시누 그 분이 요양원에서 적응 못하고 그 병원서 시누집까지 택시 타고 밤에 왔다고 흉보고(택시비 27만원 나왔었다고)...
배추 2포기 갖고 김치 담궈 주겠다 했다고 모자란거 흉 보던 생각이 왜 내 머리속에서 떠 오르는지?

그래서 신랑한테 죽은이에 대한 예의는 아니지만 자기 누나한텐 짐 하나 덜었네 했어요.
누나 시부모님 돌아 가시면 집안의 맏며느리인데 그 시누 데리고 살아야 하잖아...
울 신랑, 그건 그렇지...
울 시숙도   시어머님 옆에서 놀고 먹는데(10년째) 울 신랑은 왜 자기 형은 생각이 안 날까?

저도 못된 며느리, 아내이죠?
IP : 115.86.xxx.42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헉...
    '09.4.7 9:02 PM (116.123.xxx.162)

    그래도 사람이 자살로 죽었다는데...
    짐하나 덜었다니....

  • 2. ..
    '09.4.7 9:04 PM (121.181.xxx.106)

    원글님
    말실수하신듯하네요

  • 3. 참내
    '09.4.7 9:05 PM (221.139.xxx.243)

    참내 사람이 죽었는데
    그래도 사람이 죽었는데

  • 4. 원글
    '09.4.7 9:06 PM (115.86.xxx.42)

    이예요. 저희 시누랑 시어머님 그 사돈 아가씨 흉보는거 보면서 지금 안됐다 하지만 나중에 그런 생각 드는거 아닐까 생각 해 봤어요.
    그 사돈 아가씨랑 똑 같은 처지에 있는 당신들 자식이면서 동생인 저희 시숙.
    당신들 허물은 암것도 아니고 상대방 허물은 크게 보는 시댁식구들 저 정말 싫어요.

  • 5. 그건.
    '09.4.7 9:08 PM (120.142.xxx.127)

    맘속에서만 생각하시지..ㅠ
    고인의 명복이 우선이구요..ㅠ

  • 6. 자유
    '09.4.7 9:08 PM (211.203.xxx.207)

    ... ...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7.
    '09.4.7 9:16 PM (122.36.xxx.144)

    저희 엄마는 남편될사람 외할머니 결혼전에 얼마전에 돌아가셨는데 하필 이때 돌아가시냐고 했답니다. ㅡㅡ; 전 엄마한테 정떨어지던데요.

  • 8. ..
    '09.4.7 9:18 PM (121.88.xxx.223)

    그런 말씀은 장례라도 치루고 해야할 말이에요
    이왕이면 속으로만 생각하는게 님의 위신을 위해서도 좋은거구요

  • 9. 짜증만땅
    '09.4.7 9:20 PM (218.50.xxx.21)

    .....입밖에 나올소리가 아닙니다...
    저도 말실수 안하고 사는건 아니지만...
    .사람이 죽었는데.....
    삼가 고인의명복을 빕니다...

  • 10. 프리댄서
    '09.4.7 9:23 PM (218.235.xxx.134)

    부부끼리니까 그런 말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말을 하게 되는 '어떤 정황'들이 있는 거죠. 각자의 집안에는.
    (그렇다고 원글님께서 그 사돈 아가씨의 죽음을 진짜 후련하게 생각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만의 느낌인지 몰라도 글 속에서도 애잔해하는 느낌이 느껴지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1. 명복을빕니다
    '09.4.7 9:28 PM (58.140.xxx.88)

    저도 원글님글에서 충분히 애잔해하는 맘이 느껴져요
    저도 명복을 빌어요
    더불어 원글님 마음의 죄의식도 조금 덜어지시길 바랍니다

  • 12. 원글
    '09.4.7 9:32 PM (115.86.xxx.42)

    이예요. 제가 말 실수한것 같네요. 그런데 정말로 제 마음이 그렇단 얘긴 아니고 시댁식구들이 그런 생각하는거 아니냔 뜻이예요.

  • 13. m..m
    '09.4.7 9:46 PM (121.147.xxx.164)

    저도 원글님이 남편분을 떠보신걸로 느꼈는데요.
    원글님이 그렇게 생각하는것이 아니라요.

  • 14. 바다
    '09.4.7 9:53 PM (122.35.xxx.14)

    그렇게 죽음을 택할수밖에 없는 본인은..얼마나 사는게 벅차고 힘들었을까요

  • 15. ..
    '09.4.7 11:15 PM (117.20.xxx.13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저 생판 모르는 사람인데도..
    그 분 이야기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날려고 하네요.......

  • 16. 흠..
    '09.4.8 12:23 AM (120.142.xxx.9)

    님말이 다 맞아요.
    저라도 그렇게 생각했을거에요.
    스스로흠은 돌아보지 않고 남흉보던 시댁한텐 짐 덜은것,, 이라고.
    더불어 같은처지의 시숙생각도.

    그렇지만 스스로의 위신을 위해 입밖에 내지는 말았어야 하는 말이죠.
    이런게 쌓이면 원글님 남편은 원글님을 솔직한 사람이라기보다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할거에요.

  • 17. 마음이
    '09.4.8 6:49 AM (125.188.xxx.45)

    아픈 일이네요
    세상이 삭막해졌다고 하고,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이 있긴 해도
    세상을 등진 그 분이 참 불쌍하다고 생각되네요
    ...

  • 18. 솔직히
    '09.4.8 8:59 AM (123.248.xxx.203)

    그런 상황에서 누구나 원글님같은 생각을 할 듯 한데요...
    너무 혼자서 도덕책인양 하는 분들이 많네요...
    자기가 당해보지 않은 일이라고 공자왈맹자왈 말은 하기 쉽지요.

  • 19. ..
    '09.4.8 10:10 AM (221.141.xxx.196)

    무능하다고 인격까지 없는 건 아닌데 요즘 사회가 참 슬프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부부끼리 그런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조심하야 해요.
    자신의 조그만 허물이 남에게는 큰 약점이 될수도 있는 법이지요.
    책속의 도덕 경구가 아니라 살아보니 그렇더라는 거죠.

  • 20. 이런저런 생각
    '09.4.8 10:52 AM (122.42.xxx.85)

    이런저런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생각이야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마는..)
    고인을 두고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 스스로도 죄스러워
    말로 꺼내기에는 너무 모질지 않나 싶네요.
    모든생각을 말로 드러낼 필요는 없겠지요.
    차라리 말 없는게 모든 말을 대신 해주지 않을까싶은데요.

    우울한 이 글을 읽고나니
    남의 흉은 잘 보이는데 자신의 흉은 가려도 보이니 것을 모르니
    입단속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1. ....
    '09.4.8 11:43 AM (220.117.xxx.104)

    부부끼리 정황을 놓고 속 터놓고 할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되는데요?
    잘 죽었어! 라는 얘기는 아니지 않습니까.
    전 글에서 애잔함이 느껴집니다. 명복을 빌어요.

  • 22. 뭔얘긴가
    '09.4.8 11:58 AM (122.35.xxx.131)

    했네요. 그냥 일반적으로 어른들(어디부터 어른일라나) 그렇게들 많이 얘기하세요.이팔청춘
    친구끼리 너 잘 죽었다.. 이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나이가 많아지고 가족중에 누군가 아프고 장애가 있고 뭐 이러면 죽음은 저 먼 일이 아니라
    내 옆에 늘 가까이 있는 그런 존재가 되죠. 원글님의 말이 상쾌하고 예쁘단 소리는 아니지만
    그리...... 뭐라고들 할 얘기 아니에요.

  • 23. 참..
    '09.4.8 2:16 PM (123.99.xxx.254)

    이건 부부끼리만 하시고 말.. 그런 말을.. 전 참..안타깝네요.. 남매가 있었으면 아이들이 참 안되었구요.. 아무리 그래도 병이 아니고 자살을 했는데.. 그 맘이 오죽했을까요.. 제가 자살까지 생각한 경우가 있어서 그 맘을 알아요.. 마음이 얼마나 괴로우셨을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 나라에선 행복하시길..

  • 24.
    '09.4.8 3:08 PM (125.186.xxx.183)

    전 이해갑니다. -짐 덜었다는 말-
    겪어보지않고 그말 절대 이해못합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데 하물며 형제간에 정말 힘들겠죠.
    몸아픈병이 오히려 낳지
    정신병은 본인가족 모두에게 너무나 힘든 짐입니다.
    다큐프로그램에서 한시간 보고 동정하는것과는 전혀 다른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본인도 괴로우셨을까 ...
    다음생은 편안했으면 좋겠내요.

  • 25. ..
    '09.4.8 5:21 PM (163.152.xxx.46)

    저 역시 원글님 말씀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죽은 사람에 대한 애도가 원글님에게 없었을까요?
    겪어보지 못하고 예의 운운... 글쎄요.
    저는 동정과 현실을 좀 구분하자는 생각에서 댓글 달아봅니다.

  • 26. ..
    '09.4.8 5:46 PM (125.177.xxx.49)

    이해는 가는데 남편이라도 말은 조심해야해요
    돌고돌아 나에게 화가 될수도 있으니..
    혹시라도 그 말이 사돈에게 들어가면 어쩌나요

  • 27. 아니 뭐
    '09.4.8 5:53 PM (219.241.xxx.41)

    이런 글을 올리시나요...

  • 28. 맘 속으로
    '09.4.8 6:53 PM (203.235.xxx.44)

    생각해야 할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 29. 새옹지마
    '09.4.8 7:52 PM (124.199.xxx.14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 30. 글이란 게
    '09.4.8 8:00 PM (211.59.xxx.139)

    글이란 게 모두에게 똑같이 전달되진 않나봐요.

    문맥과 정황상 '짐 덜었네'라는 말이 어떤 것인지 너무 알겠는데 죽은 사람 갖고 할 말이 아니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 보니.

    참 그런 것 같아요. 세상에 큰 엄마들은 하나 같이 개념없고, 작은 엄마들은 하나 같이 얌체들인데 우리 엄마는 착하고 좋잖아요. 다들 자기 입장에서 말하기는 쉬운 법인 것 같아요.
    원글님 못된 며느리,올케,아내 아니예요. 어쨌거나 후에 시누이 만나면 "그래도 형님이 고생하셨어요."라고 진심으로 위로해 드릴 수 있잖아요.

    아마, 원글님 시댁식구들도 마음이 짠할거예요. 누가 죽으면 일단 못했던 게 먼저 생각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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