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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리 주인집 아주머니가 너무 좋아요...ㅎㅎㅎ

^^ 조회수 : 1,639
작성일 : 2009-04-07 18:06:57
세들어 사는 새댁입니다.

여기는 주택이고 저희는 2층 독채에 살지요.

집 없는 설움 참 많다 하지만 저희는 아직 모르고 살았어요.

1층에는 주인 아주머니 내외가 사시는데 두분 다 얼마나 좋으신지 몰라요.
연세는 저희 친정부모님과 비슷하시구요.
제가 특정 종교인을 싫어하는데...그 편견도 깨트려주셨네요.

제가 아기 낳고 우울증이 많이 심해졌어요. 그래서 몇번 엉엉 울었지요.
근데 그게 1층까지 들렸나봐요. 한번은 저희집에 올라 오셔서는 저번에 우는 소리가 들리던데
혹시 어디 아픈건 아닌지, 아님 남편이랑 싸웠는지...물어 보시더라구요.
지금이 한창 힘들때라고 아기 조금만 더 크면 괜찮아진다고 다독거려 주시더라구요.
아주머니의 따님도 아기를 낳고 많이 힘든가봐요...그 얘기도 듣고...

그럴때마다 우리 친정엄마 같아요. 친정엄마는 일때문에 많이 바쁘시고 또 좀 멀리 사시거든요.
아주머니는 가끔 올라와서 말동무도 되어 주시구요..
옥상에 작은 텃밭이 있는데 각종 상추, 고추, 싱싱한 채소들도 가끔 따다 주시구요...

아기를 신생아때부터 키워서 많이 시끄러웠을텐데 그런 것도 전혀 말씀 안 하시고
오히려 아기 우는 소리 너무 좋다고..가끔 아기 맡기고 목욕 다녀 오라고...아기 너무 좋아하니까
본인이 맡아 주신다 그러고..그런 말씀만으로도 너무 고마워요.

한번은 아주머니랑 첨 보는 어떤 총각이 실갱이를 하면서 2층으로 올라오시는거에요.
무슨 일인가 싶어서 문을 열어보니 아주머니는 첨 보는 총각이(사실 케이블 TV 직원이었음)
2층에 TV 때문에 왔다 하니 혹시 나쁜 사람일까봐 같이 올라오셨데요.
젊은 새댁이랑 아기 있는데 혹시나 나쁜 짓 할까봐...그 총각이 우리 방에 들어올때는 또 걱정되서
같이 들어오셨구요..ㅎㅎ

아무튼 이 집이 낡아서 다음달에 이사는 나가지만...주인 아주머니 내외가 너무 좋으셔서
(아저씨도 정말 정말 친절하고 좋으심..ㅠ_ㅠb) 더 있고 싶었는데 큰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아주머니도 난 새댁이 좋다고...여기서 계속 같이 살자~그러셨는데..안타깝게 되었네요.

처음 이 집에 들어올때 여기서 부지런히 돈 모아서 큰 집으로 이사가라 그러셨는데
진짜 그렇게 됐네요..다신 이렇게 좋은 분들 못 만날거 같아요...ㅠㅠ
IP : 117.20.xxx.13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4.7 6:09 PM (125.186.xxx.143)

    그분은 평생을 그렇게 착하게 살아오신거겠죠?!

  • 2. 정말
    '09.4.7 6:13 PM (211.219.xxx.222)

    좋으신 분들도 많아요 사람에인연은 다양하지만 정말흐믓하고 마음에잔잔한
    감동이오네요

  • 3. 저도
    '09.4.7 6:19 PM (121.150.xxx.147)

    예전 옆집 아줌마들이 너무 좋으셨어요.
    임신때 밥도 고기국 끓여주셨는데..
    다시 자주 찾아가고 싶어요.

  • 4. 어머
    '09.4.7 6:54 PM (220.117.xxx.104)

    좋은 분 만나셨네요. 그런 것도 전생에 쌓은 인연 같은 거 아닐까요??? 전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 5. 준림맘
    '09.4.7 7:10 PM (219.248.xxx.14)

    복 받으셨네요 고약스러운 분 만나면 집 없는 설움
    많이 겪어요 행복하세요

  • 6. ..
    '09.4.7 7:36 PM (124.54.xxx.143)

    이런글 읽으니 가슴훈훈하네요.

    근데요,

    나쁜집주인 만나서 이악물고 돈모아 일찍 집사는것도

    어찌보면 고마와해야할 일이지요. ㅎㅎ

  • 7. ....
    '09.4.8 8:26 AM (165.141.xxx.30)

    ^^ 너무 주인집아주머니가 좋다고 집안사시면 안돼요..그래도 집은 어디 마련해놓으시고 계속 그집에 전세로 사세요....제친구도... 주인집이 10년이 넘도록 전세금안올리고 넘 잘해주셔서 세월가는줄모르고 안심푹놓고 살다가 지금와보니 집값이 넘올라 살수가 업다고.

  • 8. 좋은집주인
    '09.4.8 11:27 AM (122.42.xxx.85)

    좋은집주인 만나셔서 오래 편히 계시느라 집마련 늦을까 은근 걱정하며 읽었는데
    부자되어 큰집으로 이사 가신다니
    야무지고 알뜰한 새댁이시네요.

    님도 그 분들에게 좋은 이웃이었듯이
    모두 누군가에게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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